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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95343
    작성자 : 꿈을삼킨달
    추천 : 109
    조회수 : 6752
    IP : 112.153.***.233
    댓글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2/27 09:54:06
    원글작성시간 : 2012/12/25 23:28:15
    http://todayhumor.com/?humorbest_595343 모바일
    사랑하는 내 동생 형이 하루만 딱 울자

    남들은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형이 평생 이 크리스마스가 행복 하지만은 않을거 같다

    니 생일이잖아..

    12월이 오지 않길 바랬다 나도 나지만 엄마 맘은 어떨까 싶어서..

    며칠전부터 크리스마스에 간다고 다른 약속 잡지 말라고 엄마한테 애기하고

    아침 일찍 부산 가서 엄마랑 밥 먹고

    엄마는 문섭이랑은 많이 다녔는데 갔던데 또 가도 되니까 둘이 갈만한테 있음 찿아보라고 하시더라

    지인들 인터넷 뒤져서 몇군데 찿다가 통영 경주 두군데로 압축하고

    아침밥 먹으면서 어디 가고 싶으세요 하니까

    자주 오지 않는 아들이랑 어디 간다 싶어 다 가고 싶은데 한군데 어디가지 하면서

    즐거워 하시는 모습 보면서 죄송하다 느낀다

     

    차타고 경주 가면서 엄마가 애기 하시더라

    문섭이는 시간만 되면 와서 나랑 어디 다니고 무슨 애기하고

    너와의 추억을 꺼내서 즐거워 하시더라

    같은 아들이지만 넌 막내고 난 장남이라 틀렸겠지

    난 무심하고 내 앞가림도 못하지만

    넌 십원하나 쓰는거 아까워 하면서 니가 밥을 굶으면서도

    엄마가 필요한 건 다 해 주는 아들이였으니까 엄마는

    니가 더 많이 보고 싶으셨겠지

     

     

    이제 삼년째 너도 없는 너의 생일을 맞았다

    어릴적 왜 내 생일은 크리스마스라서  남들은 일년에 선물 두번 받는데 난 한번이냐고

    그러니까 더 크고 좋은거 해달라고 떼 쓰던 니모습이 그립다

    내 앞가림 못하고 방황할 때 나보다 더 없는 넘이 엄마 옆에서 엄마 지켜 줘서 고맙다

     

    어느날 전화 한통

    따르릉~

    "왜?"

    (난 그달에 일한거 돈도 못받고 갈데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그런거 애기도 안하지만)

    "형 이제 좀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 암이란다 근데 아직은 너무 아픈데가 없어서 모르지만 언젠가 내가 없을테니까

    형이 지금처럼이 아니라 좀 더 열심히 살아야 될 거 같아"

     

    느끼질 못했다 이렇게 니가 그리울 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래도 수술을 위해서 암센터에 왔고 왕복 두시간 넘는 거리를 니가 있는곳에

    일마치고 매일 왔다갔다 했고(니 고통보다 덜했지만 하루종일 햇볕에서 지내고 다시 운전해서

    가기는 형도 힘들었다)

    수술 하고 나오면서 눈으로 나를 찿는 너를 보고 나도 모르고 울고 있었다

    그건 니가 의경 가 있을때 첫 휴가 나와서 너를 보러 갔다가

    둘이 만났을때 말도 못하고 둘이 안고 울었던 그 기억과 비슷하다고 할까

     

    수술하고 배 주위에 주머니 하나가 달리고

    그렇게 울면서 니가 벌어서 샀던 차 옆에서 왜 이래야 되냐고

    울면서 엄마한테 울면서 울면서 울면서....

    그 때 난 안울었다

    나까지 울면 너도 엄마도 다 무너질까봐

     

    그렇게 더운 여름에 엄마는 너랑 둘이 씨름하다가 쓰러지셨다고 나한테 연락했지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 목표다 라고 할 즈음이엿다

    근데 난 너랑 같이 할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걸 알았다

    본능일까???

    모든걸 버리고 너랑 24시간의 즐거움과 전투(?)가 시작 됐고

    그나마 제 정신이 있을때는 둘이 어렸을때 애기도 하고 서로 비판도 하고

    욕도 하고 즐거웠었다

     

    니가 하늘나라 가기 얼마전부터 정신줄 살짝씩 놓으면서

    형도 지치더라 솔직히...

     

    남들은 어떻게 안쉬고 간호 하냐고 형이 대단하다고 칭찬(?)같은거 ㅋㅋㅋ

    제 정신 아녔다 나도

     

    니가 그랬지 니 배에 치렁치렁한 주머니만 안달고 있어도 살 거 같은데

    죽을때 죽더라도 이 주머니만 없음 그냥 좋겠는데...

     

    나 니 그 부끄럽다고 느낀 그 모습

    나 아닌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 싫어서

    니가 아프다고 찡찡 거려도 자원봉사자분들 목욕 봉사 무슨 봉사

    한번도 남에게 안보이게 했다

    내가 하면 되니까...

    너 목욕시키는거 쉽진 않지만 별 거 아녔다

     

    니가 하늘나라 가기 일주일전 세례를 받고

    니가 잠들었을때 수녀님을 찿아갔엇지

    수녀님은 다 아신다는 듯 암말 안하시고 나를 안아주시더라

    처음으로 니가 아프고 나서 처음으로 아이처럼 울었다

     

    우리가 있던 병원은 산이라 바람도 많았는데

    왜 그렇게 먹지도 못하는 넘이 담배 피고 바람 쐬고 싶다고 하는지

    며칠째 한시간도 제대로 못자니 나도 좀 지치긴 하더라

     

    사랑하는 내 동생 그거 아니?

    내가 니 담배 필 때 형 여기는 바람이 안불어 했지

    시불넘아 내가 니 뒤에 서 있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겨우 바람 막아주는거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니가 가기 몇일전 그렇게 성모마리아 상이 보고 싶다고 (성모님이 보고 싶다는거였겠지)

    우기고 우겨서 무슨 정신으로 너를 휠체어 태워서 간지 모르지만

    니가 형도 힘든데 우리 바람 안부는데 가자고

    그리고 울면서 그랬지 나 형을 위해서 기도 했다고...

     

    ㅅㅂ늠아 내가 그 때 얼마나 눈물이랑 콧물 먹은줄 아냐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건 그냥 안아주는거 뿐이였다

     

    사람은 죽을때 본 모습이 나온다던데

    넌 나랑 같이 한 8개월 조금 넘는 시간동안 욕 한번 안하더라

    형이 힘든데 형도 자야지 미안 미안 미안....

     

    그래도 엄마보다 형이 편하고 좋아

    형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차라리 끝까지 밉다고 하지 ㅅㅂ늠

     

    너를 보내고 엄마랑 한달 동안 쳐다 보면서 말도 안했다

    그렇게 다른일을 하게 되고 생각보다 안풀리고 어느새 나도 마흔을 넘겨 버렸다

     

    결혼?

    글쎄 못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너만큼 아무 생각없이 본능적으로 아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그 사람이 가졌던 가지지 않았던 이쁘던 못났던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너만큼 아낄수 있으면 결혼 하겠다라고 했는데

    아직은 없더라

     

    아버지 배 타시니까 애비 없는 자식 소리 들을까봐 너무 강하게 키우신 우리 엄마

    나도 너도 엄마랑 참 많은 거리가 있으면서도

    내 기억나는 한도 내에서는 엄마한테 어리광 부려본적 없는데

     

    너 가고 떨어져 있으면서 하루에 한번 이틀에 한번 정도는 꼭 전화 드리는데

    작년 어느때쯔음부터 전화를 끊을때

    "아들 사랑해~"

    이러고 전화를 끊으시는데 가슴이 터질거 같아서 참 혼자 이불을 많이 먹었다

     

    너 아프고 너 니 일터 정리한다고 돌아가고 집에서 둘이 있는데

    니가 대문 닫고 돌아설때까지 엄마가 웃어주시고 니가 문다고 나니 주저 앉아 우시던 모습

    나랑 있으면서 니가 죽고 저 넘이 살아야 되는데

    넌 엄마의 앤이기도 남편이기도 한데 너같은 넘이 먼저 가야 되는데 했을때

    나도 속상하고 나도 자식인데 저런말을 할 까 하면서 많이 엄마 미워 했었다

     

    근데 알겠더라

    사실 엄마한테는 엄마를 이해 하고 옆에서 친구같이 그런 분이

    아니 서로 애기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 했던거...

    나도 가끔 생각한다 차라리 내가 가고 니가 남았더라면....

     

    형이 이번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차도 다 부서지고 거의 죽을뻔한 사고였는데

    내 몸에 생채기 하나 안남고 살았다

    기적이라더라 의사분들도...

    솔직히 그 사고때 그냥 나도 너 따라 갔음 했는데....

     

    엄마랑 너 대신에 여기 놀러 가고 길 잘못 들어서 다시 간데 가고

    이런 저런 애기 하고 여기가 좋데요 하면서 밥 먹고....

     

    그렇게 엄마 집에 모셔다 드리고 그래도 하나밖에 안남은 아들이라고

    김치에 가서 데워 먹으라면서 밥에 반찬에....

     

    울산 도착하자 말자 전화 드리고 잘왔다고 끊는데

    다시금 들리더라

    "아들 오늘 고맙고 사랑해~"

     

    냉장고 뒤지니 소주 두어병 있더라

    마시면서 걸어 놓은 니 사진 보니까 이제까지 엄마 앞에서

    강한척 하면서 지금 힘든거 아무말도 못했던거 그리고 난 강한척 해야 하는거

    내 모습 속이는거 같아 싫다

    형 생각보다 여리다

     

    근데 한잔 먹고 나니까 니가 너무 보고 싶다

    형이 너 가고 나서 이곳을 알고 만날 눈팅만 하다가

    지금은 댓글도 달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도움도 되려고 노력도 한다

     

    그런데 문섭아

    내가 힘든데 그런데

    오늘 딱 하루만  울께

    니 생일인데 니가 없어서 너무 슬프다

    이 세상에서 니가 잊혀져 가는게 너무 슬프다

     

    사랑하는 내 동생아

    넌 내 가슴에 있으니까 외로워 하지마라

     

    그렇지만 형이 오늘 하루만  울께

    그리고 내일부터는 내가 다짐한것처럼

    너한테 부끄럽지 않은 형으로 열심히 살아갈께

     

    문섭아

    다시 한번만 너를 안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사랑한다

    그리고 생일 축하한다

     

    얼마뒤면 니 기일이겠다

    내 가슴이 이럴진데 엄마 가슴은 어떨까

    엄마 가슴 그만 아프게 하고 니가 있는 곳에서는 행복 하길 바란다

     

    2012년 12월 25일 니 생일이 끝나기전 못난 형이

     

    부산 용호동에 있는 호스피스센터에 근무하시는 마르코 수녀님,정현주 과장님

    그리고 거기서 지금도 고생하고 계시는 간호사님 외 직원 여러분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때문에 동생과 좋은 추억 많이 가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세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꼭 세레 받을께요

    (마르코 수녀님이 그러셨죠 동생이 사도 요한이니까 형제니까 저는 야고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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