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축제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신 학내 노동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경희대학교 총학생회가 학내 청소·경비·주차관리 노동자 50여명을 초대해 따뜻한 감사의 잔치를 열었다.
29일 오후 3시께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 내 임간교실에는 ‘늘 고맙습니다! 경희 가족 한마당’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 20일부터 3일 동안 열린 경희대 축제 ‘봄 대동 한마당’ 기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생들을 뒷바라지한 노동자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개최한 행사다. 학생들은 떡과 수박 등의 음식을 준비하고 노래방 반주기도 빌려 설치했다. 학교 졸업생과 교직원들은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보탰다.
이정이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29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축제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학내 노동자분들을 위한 축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동자들 모두 경희대 구성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행사장에서 직접 쓴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축제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힘써주신다는 것을 몰랐다”며 “그동안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두면 축제 다음날 그 자리가 깨끗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늦게까지 전기를 봐주시는 선생님과 새벽에 나와 쓰레기를 치워주시는 분들이 계셨다”며 “학생들 안전을 위해 축제기간 차량 통제를 해주신 주차팀, 관리팀 선생님들께 모두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만큼은 노동자분들의 축제라고 생각하시고 편히 즐기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교 구성원인 학생과 노동자 모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경희대 청소 노동자 김아무개씨는 “우리들을 위해 좋은 축제를 열어주신 학생들한테 너무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나 행복합니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최윤호(물리학과3) 학생은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우연히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축제 때 고생해주신 노동자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쑥스러워서 인사를 자주 못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노동자분들의 얼굴을 확실히 알게 돼 앞으로 반갑게 인사하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