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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 의식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있는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이 문제의 추도사를 ‘노건호가 썼느냐, 친노가 써준 것이냐, 친노의 집단정서가 반영된 것이냐(보수세력의 프레임)’에 주목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들처럼 본질을 왜곡하기보다는 노건호가 추도사에서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이승에서의 선친의 삶이 끝난 지 6년, 노건호가 아직도 선친의 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추도사의 나머지 부분에서 충분히 언급됐습니다. 현 집권세력이 위험에 처할 때나,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되살려내는 ‘노무현 부관참시’는 그로 하여금 지옥이 계속되는 느낌을 주었을 것입니다.
끝도 없이 되풀이되는 집권세력의 집요한 비열함과 잔혹함에 억울한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를 승화할 수 있는 담대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건호는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정파적 이해와 권력욕 때문에 선친을 부관참시하는 추악한 짓거리를 멈춰주기를.
그래서 노건호는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두 가지 타령 때문에 집권세력이 위기를 벗어나고,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니 그로서는 세상을 등진 아버지와 남아서 죽음을 온전히 견뎌내야 할 어머니가 느꼈을 무한대의 압박과 괴로움, 분노에 시달렸을 것입니다.
노건호가 바라는 것은 노무현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탐욕만 챙기는 자들에게 더 이상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추도사에는 미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선친을 악용하는 짓거리를 그만두라고 집권세력과 야당 내 기득권 기회주의자에게 호소한 것이고 경고한 것입니다.
물론 노건호는 물사례를 받을수록 더욱 힘을 받는 김무성의 '통합행보ㅡ편향된 언론이 띄워줄 이미지 정치'가 승자의 아량을 넘어 오만한 점령군의 형태(노무현 6주기 추모식 참석을 유족이나 주체측과 논의하지도 않았다)로 다가왔을 때, 그의 위선적이고 오만한 행태를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김무성과 나란히 앉아서 사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문재인의 행태가 불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보수 반동의 승리가 대한민국을 우측으로, 우측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최소 10여 년이 걸려야 안착될 수 있는 리더십을 고집하는 문재인이 미덥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노건호는 김무성 앞에서 진정한 통합을 외치려면 과거의 언행에 대해 진솔한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노무현의 운명'을 자처한 문재인에게는 그것의 정치적 실천이 무엇인지, 노무현의 운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요구했을지도 모릅니다.
노건호의 추도사가 자기예언적 성격을 띠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추도사는 다가올 총선에서, 혹시 모를 박근혜 정부의 위기에서 노무현을 악용해 비열한 목적을 이루는 행위에 쐐기를 박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현실적 힘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추도사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집권세력이 노무현 타령을 이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진 것은 분명합니다.
노건호의 추도사는 노무현이 환생해서 말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어, 집권세력의 전매특허이자 전가의 보도인 노무현 타령과 종북 타령을 사용함에 있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노건호의 추도사가 자기예언적 실현이 가능하다면, 물세례를 끌어내 대권행보에 탄력을 붙인 김무성도 노무현 타령과 종북 타령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입니다.
노건호의 추도사는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지 않았기에, 자식으로서 선친이 수없이 부관참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간절함과 비통함이 들어있기에, 그만큼 정치사회적 위력을 지니며, 미래의 선거에서 자기예언적 성격을 띱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노무현 정신과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인 것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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