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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9번째 페이지의 담임의 충고를 6월항쟁과 연결해서 해석해 볼까요?
"짐작은 간다. 모든 게 맘에 차진 않겠지. 선진국과는 많이 다를 거야. 특히 전두환이 대통령으로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못돼먹고-거칠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게 바로 여기의 방식이다. 대통령은 다만 심부름꾼일 그런 나라도 있다는 건 나도 안다. 아니, 선진국 국민들같이 모두가 똑똑하면 오히려 국가는 그렇게 운영되는 게 마땅하겠지. 그러나 거기서 좋았다고 그게 어디든 그대로 되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방식이 있고 너는 먼저 거기 적응할 필요가 있어. 선진국에서의 방식이 무조건 옳고 이곳은 무조건 틀리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해. 봤지? 오늘 국민들 중 네 편은 단 하나도 없었어. 네가 꼭 전두환을 대통령 자리에서 쫓아내고, 우리나라를 선진국처럼 만들고 싶었다면 먼저 국민들을 네 편으로 만들었어야지. 설령 네가 옳더라도 나는 국민들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두환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어쨌든 국민들을 그렇게 만든 전두환의 힘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 지금껏 흐트러짐 없이 잘돼 나가던 우리나라를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흩어버릴 수 없기 때문이지. 거기다가 어쨌거나 전두환은 가장 공부 잘 하고 통솔력 있는 모범적인 대통령이다. 무턱대고 비뚤어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그의 장점도-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시작해 보아라. 전두환과 경쟁하고 싶다면 정당하게 경쟁해라. 알겠니..."
저는 여기에 6월항쟁에 대한 작가의 인식과 이 작품의 주제가 모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6월항쟁의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방식이 있다' 이걸 다른 말로 바꾼다면 '한국식 민주주의'가 될 겁니다. 그리고 담임은 반에 독재가 필요한 이유가 반 아이들이 무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더불어 담임은 그 동안 한병태의 비겁함도 지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병태는 마지막까지 찌질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는'어리석고 비겁한 다수에 의해 짓밟힌 내 진실'이라며 실패의 책임을 반 아이들에게 돌립니다. 여기서부터 반 아이들에 대한 한병태의 지독한 혐오가 시작되고, 후반부에 가서는 비판의 대상 역시 엄석대에서 반 아이들로 바뀝니다. 그래서 후반부에서는6학년 담임과 엄석대가 갈등을 일으키는 동안 한병태는 반 아이들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기존의 해석에서 가장 저평가된 것이 아마 5학년 담임일 겁니다. 하지만 한병태에게 충고하는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는 의외로 반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엄석대가 반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고 있는지, 한병태가 어떻게 개혁을 진행해 왔는지, 아이들이 왜 엄석대의 편에 섰는지. 그리고 5학년 담임은 묵인을 통해 엄석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서 결국 반을 전교 최고로 이끕니다. 6학년 담임과 비교해 본다면 손 안 대고 코 풀 줄 아는, 노련한 인물입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megado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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