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본지 10년도 더 지났으니 걍 말 깐다

일단 겁나게 수고했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에 책보고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다

실컷 놀아라 마음껏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진 말고

죽자고 놀아라

그냥 놀아

ㅆㅂ 신나게 놀란 말이야

허튼생각좀 제발 하지말고 그냥 놀아

아까부터 자꾸 수험생들이 쓴듯한 안좋은 글이 보이는데

일면식도 없는데 불안해 죽겠다

수능? 대학?? 재수???

니들이 수능 끝나고 기뻐했든 슬퍼했든

5년만 지나고 보면 

아무리 기뻐봤자 로또 4등이고

아무리 슬퍼봤자 3일 변비다

지금의 니들에게는 오늘 일이 너무나 큰 사건이겠지만

아직 니들 삶은 준비중이다

민증받고 스타트 끊어야 진짜 인생 시작이야

시작이 반이라잖아

시작도 못해보고 포기할거야?

아까 오후에 뉴스 보니까

어떤 수험생이 하늘로 갔더라

제발 그러지 마라

선택은 니들이 하지만

그 결과는 니들이 아니라 니들 부모님 가족들 친구들만 안다

형 친구의 친구가 그랬거든?

슬픈건 둘째치고 정말 기분 더럽더라

수능 400점 만점에 290점 찍힌 성적표도

군입대하는 날 아침도

여친이랑 헤어진 다음날도

30번째 이력서 찢은 것도

ㅆㅂ 비교할 게 못돼

호랑이 앞에 쥐새끼고

만렙 앞에 쪼렙이고

드림시어터 앞에 ft아일랜드야

제발 그러지 마라

그러지 마라

추천도 필요없고 베스트, 베오베 다 필요없다

댓글도 필요없다

그냥 놀아라

실컷 놀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라

차라리 울어라

포기하면 니 눈이 아니라 다른 눈에 홍수난다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고 매미 울때도 철이 있다

참고 기다리면 반드시 온다

포기는 배추 셀때나 써라

포기하지 마라

니들은 아직 어리다

제대로 시작도 안한 인생 마침표 찍으려 하지 마라

쉼표를 찍어라

부탁이다

진지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