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건 물론 아니고. (ㅈㅅ)
어제 밤에 간만에 맥주 한 잔 할 약속이 생겨서 신주쿠에 갔어.
ㅇㅇ 나 도쿄사는 외노자임.
저녁 8시 언저리였고, 원래 금요일 저녁 시간이면 삼삼오오 술먹으러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인 곳인데
길거리가 평소보다 더 혼잡해보였어. 경찰들이 막 있고 말이야.
대충 보니까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를 이전하려고 하는데
그걸 반대하는 시위였어.
옮기지 말고 계속 우리 동네에 있어주세요! 뭐 그런 시위는 당연히 아니고, 미군기지가 거기 있는 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긴 해.
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이 양반들이 찻길 까지 막고 행진을 하고 앉았네?
불편하게 진짜.. 당장 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연행!! 하는게 우리나라 잖아.
당연히 뭐 그런거 없어.
똑같은 건 경찰들이 많이 와있더라는 거야.
아 물론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입구, 길목 다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개때같이 와있지는 않지만.
시위대 선두에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볼 수 있는 탑차가 위치해서 시위대를 리드하고 있어.
채증용 카메라를 든 경찰이 시위대를 촬영!! ... 물론 그런거 없고.
시위대 앞에 혹시 위험한 상황이 없는지 전후방을 살피는 것 같더라고.
시위대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시위대를 보호하고, 교통 정리하는 경찰.
입헌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에서 국민이 의견을 표출하는 수단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경찰.
.. 그냥 이거 보고 있자니까, 얼마전에 우리 세월호 추모제 했을 때 사진들이 그냥 오버랩이 되어서 말이야.
내가 여기서 일하면서 살고 있지만,
절대 일본애들한테는 안질 자신 있다고 자부심 가지고 살고 있는데.
이런 거 보면 졸라 분해. 졸라 분해 진짜.
상식적인 것이 더 이상 상식적이지 않은.
세월호에 대해 책임질 사람들이 그냥 자리 보전하고 있어도 그게 상식이 되는 나라.
국민들은 그저 입다물고 하라는대로 착한 노예가 되어야 하는 나라.
그게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면 분해 참. 정말 분해.
.. 그냥 문득 그랬어. 뻘글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