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원로 조찬회동서 정대철 “文이 물러나야”… 지도부 “절제·단합할 때”
4·29 재·보궐선거 전패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사진) 대표의 ‘미발표 성명’ 유출로 다시 한 번 출렁이면서 15일 당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하라”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요구와 “구시대적 기득권 지키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문 대표의 입장이 부딪쳐 계파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당 원로인 권노갑·정대철·이용희·김상현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한 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재·보선 이후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당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이를 문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정 고문은 이 자리에서 “문 대표가 책임 정치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당과 자기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표가 지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보선 참패의 원인을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문 대표의 해답을 요청했던 비노 진영은 이날 가장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 비노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쓴소리를 고깝게 생각하고 우리를 ‘구태 정치’로 몰겠다는 것 아니냐”며 “‘내 밑에서 숨죽이고 살아라’는 말로 들린다”고 격분했다. 또 다른 비노 인사는 “문재인식 ‘공포 정치’냐”며 “소통과 화합이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비노 좌장격인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참모진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 성향 의원들은 오는 18일과 19일 잇따라 ‘민집모’ 등 의원
모임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초·재선 의원들 역시 수습국면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당의 상황과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역 의원들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오찬 회동한 뒤 지도부에 ‘호남 민심’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문 대표의 성명 발표를 만류했던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일단 ‘통합과 단결’을 강조하며 내분 진압에 나섰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당분간 절제의 시간, 휴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 극단적으로 당의 분열이나 분당까지 얘기하는 건 가장 사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당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자기 논리로 민심을 폄훼, 비하하는 당이 과연 바뀔 수 있겠느냐.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며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