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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591817
    작성자 : 익명cGplZ
    추천 : 1
    조회수 : 253
    IP : cGplZ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2/15 01:39:56
    http://todayhumor.com/?gomin_591817 모바일
    알고보니까 나는 회장 딸이더라

    그냥 속풀이용으로...반말 양해부탁드립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평범한 집에서 자랐다. 공부는 꽤 잘했고, 열심히 했다.

    중학교까지는 평범한 동네에서 지내서 대부분 학생들의 가정환경은 다 비슷비슷했다. 평범한 가정.

    그런데 고등학교를 좀 좋은 학군으로 가고 나니 그게 아니더라

    고등학생의 지갑이 일주일단위로 바뀌고, 핸드폰을 몇개월에 한 번 바꾸고, 명품기타를 색색별로 모으고, dslr을 몇 대씩 모으고...수능 끝나고 면허따자마자 차 뽑은 친구들도 있고.

    뭐 그런거야 나는 일단 공부가 급하니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었는데 차이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나는 공부에 욕심이 많았는데, 괜찮다하는 학원이나 소위 1타강사 인강은 가격이 너무 부담되더라

    엄청 어렵게 살아온 건 아닌데, 엄마가 정말 사소한데서도 절약하시니까 나도모르게 아 이거 너무 비싼데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거다.

    부모님은 공부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뭐든지 말하라고 하셨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학원비가 너무 비쌌으니까. 시장에서 시금치 몇백 원 오른 거로 한걱정을 하셨으니까.

    그래서 일부러 저렴한 인강 찾아듣고, 독학해서 실력쌓고싶다고 학원도 관뒀다. 그 후로 정말 피터지게 공부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알아줄 정도로, 하루에 세 시간씩 겨우겨우 자면서 눈뜨면 계속 공부했다. 친구들이 너는 수능 만점받겠다 할 정도로.

    그렇게 3년을 보내고 수능을 봤다.

     

    망했다.

     

    정말 수능보고 와서 당일밤을 울면서 지새웠다. 운다는것보다 그냥 속에서 꿍 한게 자꾸 응어리가 지는 느낌이 나고 눈물이 나고

    가족들 깰까봐 소리도 못내겠고...

     

    이제 기댈 데는 논술고사밖에 없었다. 최저등급은 맞췄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논술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했다.(전에는 학교에서 특별반은 논술수업을 해줬다) 소위 말하는 서울 족집게학원을 알아보는데 그건 진짜 장난아니게 비싸서 동네에 그저그런학원에 다니겠다고 하고 시험을 준비했다.

    결과는 올킬

    지난 3년간 그렇게 힘들었는데 왜 이렇게 수능을 망했을까...싶고. 논술도 왜 결과가 이렇게 나쁠까 싶고. 재수를 해야 하나? 그 힘든 걸 다시 할 용기는 없는데, 그리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래도 3년이 아까워서 까짓 1년만 더 죽어보자 하고 재수를 결심하고 학원을 알아보는데

    여기서 또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거

    1년에 근 3천만원 이상이 들고, 독학재수는 정말 자신없고. 정말 혼자 고민하다가 부모님한테 말씀드려봤는데 별로 좋은 반응이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일단 정시를 써 보자는 부모님의 의견에 따랐고...다행히 괜찮은 학교에 합격했다. 인서울 경영학과.

     

    그런데 오늘 아빠가 잠깐 얘기좀 하자고 하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시는 말씀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아빠는 회사를 경영하는 쪽이고, 내가 어릴 때 대기업에서 나와서 사업 일으킨거고, IMF풍파없이 쭉 성장해서 해외에도 수출도 하고,  국내에도 분공장이 몇 개가 있고, 본사는 서울에 있고, 하청도 있고, 대기업이랑도 계약을 하고,,,아빠 회사에서 학교 후배라고 몇 번 인사하고 꽤 친했던 아저씨는 아빠 비서고

     

     

    아빠가 그냥 다니고 있는 줄 알았던 회사가 아빠 회사

     

    솔직히 전에  아빠가 회장이고 그랬음 진짜 좋겠다......싶은 생각을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그냥 나는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허탈한거야

    우와 정말 좋다!!싶은 건 없이.

    그럼 내가 그렇게 하나하나 비싸네 괜찮네 하면서 공부할 이유가 전혀 없던건데......

    1타강사 인강도 듣고, 논술 유명한 수업도 들을 수 있었는데, 학원도 계속 다닐 수 있었는데

    아니 애초에 조기유학 갈 수도 있었는데

    그랬으면 나도 친구들처럼 다섯손가락에 꼽는 대학교에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고

    계속 생각을 해보니까 그냥 괜히 부모님에 대한 원망스러운마음이 점점 커진다

    내가 수능을 망친 걸 부모님탓으로 돌리고...나 왜이러지

    내 친구들, 진짜 다 스카이네 의대네 갔는데 걔네랑 놀 때 자격지심때문에 미치겠다

    연고대애들이 장난으로 으르렁거리는것도, 성대애들이 오버더스카이 라고 농담하는 것도, 그럴때마다 스카이애들이 무시하는 척 장난하는 것도, 지방 의대 간 친구를 지방대라고 무시하는 척 하는 것도......나는 아무데도 낄 수가 없어서 그냥 웃고 넘기고

    지금부터 재수시작할까 생각은 했는데 이미 너무 나는ㅋㅋㅋㅋㅋㅋㅋㅋ용기도 많이 없어졌고 그르네

     

    나는 중학교때부터 사범대나 교대 가고싶었는데 고등학교 진학하고부터 계속 경영학과는 어떻냐는 권유에 결국 꿈을 접은 케이슨데

    경영 자꾸 권유한 게 이유가 있었네

    정시..그냥 대충 맞춰가는것도 이유가 있었네

    답답해서 친구들한테 얘기하니까 배부른소리한다고 낙하산준비됐냐고 장난하는데 나는 너무.....이걸 뭐라고해야되나

    남얘기니까 그렇게 말이 쉽지 싶기도 하고 친구들이 밉고...나중에 진심으로 위로나 재수권유해도 계속 날카로운 반응만 하게 되고

    낙하산은 개뿔 나는 내 꿈이 있었는데 자기들은 자기가 원하던 과 가서 꿈찾아가고있는데

    나는 여기 덩그러니 놓여있는 건데...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2/15 03:05:59  119.64.***.210  팥맛붕어빵  34574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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