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오컬트 매니아인 저는 공게 페이지를 넘나들며 귀신썰을 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어릴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소름이 끼친달까,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진달까.. 그런 멘붕 상태네요.
글재주 없으니 그냥 대충 봐주셨으면 합니다.
여친과 헤어진 후 2년째 여친이 음슴으로 음슴체.
때는 본인이 초딩 일 때. 대구시 달성군에 있는 외갓집을 부모님과 함께 들렀음.
물론, 촌구석이라 아이들이 놀만한 장난감 같은건 없었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찰나에
(알사람은 알겠지만, 그곳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고 대도시의 한 지역 치고는 구석에 쳐박혀있어 치안이 좋지않았음)
큰 도로가에 오락실이 있는 걸 발견함.
부모님께 응석부려 용돈을 받고, (지금 생각하니 성인오락실이었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안나는) 오락실이 있는 커다란 상가건물로 콧노래 부르며 달려갔음.
오락실은 지하였고, 본인은 아무 주저없이 계단을 타박타박 내려가기 시작함.
그 때 눈치챘어야 했었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범상치 않았다는 것을.
큰 상가치고는 계단 관리 상태도 엉망이었고, 무엇보다 불도 꺼져있었는데 무슨 패기로 거길 내려갔는지 모르겠음.
계단을 다 내려가, 유일하게 있는 철제 문을 활짝 열고 패기롭게 들어감.
철제문 안(오락실)은 게임기도 불도 모두 꺼져있고 내부는 엉망이었음. 딱 봐도 '장사를 접은지 오래된 집이다..'라고 생각할 만한.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적어도 몇년 간은 닿지않았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한.)
하지만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본인, 아무것도 모르고 내부를 구경하기 시작함.
그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30~40대 아저씨가 불쑥 나타나서는,
"오락실 찾아왔니? " 라고 물어봄.
인상은 기억이 안남. 옷차림은 평범한 산업역군(?)이었는데, 얼굴만 잘라버린 듯 뻥 비어있음.. 지금 기억으로는.
여튼 게임을 좋아했던 본인, 누군지도 모르고 순진하게 웃으며 "네!" 라고 대답함.
그러니 아저씨는 "동전은 필요없으니까 게임하게 해줄게" 라고 말하더니
배전반을 건드려 오락기계 몇개를 켜줌. (불은 안켜주고 오락기만 켜줌 젠장)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본인.. 마치 오락실을 전세낸 듯한 (원하는 오락기가 있으면 아저씨가 다 켜줬뜸)
기분으로 (을씨년 스러운) 검은 실내에서 반짝이고 있는 오락기 화면을 본 순간부터
기억이 없음.
'기억이 안난다' 정도가 아니라, 통째로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듯한.. 글을 쓰다보니 단편적으로(사진처럼) 기억이 하나 났는데,
아무 것도 없는 어두컴컴한 공간에 있었음. (물론 그 공간을 인지했다기 보단, 내 눈에 보이는 장면이 그냥 시꺼맸음)
어쨋든 그걸 제외하고서는 약 한 시간 정도 분량의 기억이 없음. (본인은 손목시계를 어릴때부터 좋아해, 시간보는게 버릇이자 취미였음)
(즉, 전후 상황은 다 기억나는데 중간부분이 기억이 없음)
그리고 아저씨와 헤어져 건물 밖으로 나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음.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어쩌고 했었음.
문제는,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 생각을 해보니.. 오만 복잡한 기분이 다 드는거임.
그 한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인은 귀신보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지라... 나에게 무슨 짓을 했을지 갑자기 불쾌한 기분.
물론, 오락실 주인 아저씨가 "허허, 마지막 손님이구나.." 오락실이 잘나가던때를 추억하며 날 놀게 해줬을 수도 있는데..
걸리는건 불은 안켜주고 오락실 기계만 켜준 점. 그리고 그 화면을 본 후의 일정시간 기억이 송두리째 날아간 점.(그 기억의 전과 후는 또렷히 기억하는데)
(물론 여러분은 글로만 접하니 '에이..오락실 주인아저씨네..' 할 수 도 있겠지만, 오감으로 다 체험한 나는 그렇게 생각 할 수가 없음..
내 저주스런 필력...ㅠㅠㅠ 지금 생각하면 섬뜩한 부분이 많았음.)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이미 그 날 죽었고,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닌가.
혹은, 너무 심한 일을 당해 그 기억이 날아갔다던가.
타인이면 그냥 풋, 하고 넘길 생각을
'내가 그런 경험을 했다는 걸 다시 기억 해내고 생각'하니까 섬짓하고 불쾌함..
그거말고는 내 인생 평탄했음.. 아, 대학 1학년때 여자애한테 고백받은게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