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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jjhumor_59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13
    조회수 : 981
    IP : 211.238.***.25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04/05/03 19:54:52
    http://todayhumor.com/?jjhumor_59 모바일
    마지막 고3,그들만의 추억 (下)
    下. 우리들의 축제










     때는 고3의 지루함보다는 긴장감이 커질 가을의 축제날이었다.


    아마 아는 사람은 알리라.


    고3에게 축제라 함은 


    즐거운 날이라기 보다는


    시끄럽고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날이라는 것을...-_-^


    고3은 축제고 뭐고 공부만을 해야 하는 때가 아니던가.


    우리 역시 작년 축제를 즐겼던 행복한 나날들을 추억하며 


    3학년 교실에서 야자를 해야만 했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고3이란 신분인 것을!


    히유~


    그 날의 저녁시간 후 나는 아이들과 함께 3층의 독서실로 올라갔다.


    그런데 공부가 잘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애써 뒤숭숭한 마음으로 펜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공부하던 아이들이 일제히 창문 쪽으로 붙기 시작했다.


    '어라,이 녀석들.지금 걸려서 맞으면 좀 아플텐데...-_-;;'


    그리고 나의 마음 속에서는 궁금증과 두려움이 맞붙기 시작했고,


    결국은 나도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_-;;


    "뭐길래 이렇게 발광이냐?-_-?"


    친구들에게 한 마디 내뱉은 채,


    그리고 창 밖을 보았다.


    으헛?


    그랬다.


    나도 이윽고 친구들에 동화되어버렸다.


    "와아아아아~"


    이 무슨 광경이었는고 하니...


    창 밖에는 우리 학교의 축제를 지원하러 나온 


    인천여자공고 학생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길에서 그냥 흔히 보던 그런 스케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학교의 꽃이라 불리는 응원부였던 것이다.


    가뜩이나 여자에 굶주려 있던 우리에게 그들의 도발적인(?) 응원복의 모습은


    아마도 몸 속의 수많은 피들을 솟구치게 만들었을 게다.-_-;;


    아무튼 우린 그렇게 밖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그것도 잠시 그들은 정해진 스케쥴에 맞춰 강당으로 향했다.


    인고의 강당은 운동장 너머에 있어서 


    그들을 우리가 보러 간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할 수 없다.작년 이 맘 때를 상상할 수 밖에...-_-;;'



    회상해 보자.


    작년의 축제.


    당시 나는 친구들과 학교 강당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그 때 우리 뒤에는 3학년 선배들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인천여자공고생들의 찬조공연 순간 


    그들의 모습은 더이상 인간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진정한 수컷이었다!-_-b


    공연 내내 엄청난 환호소리가 이어졌고,


    반대로 다른 여학생들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당연하지.


    우리같아도 다른 꽃미남들이 공연을 펼치면 싸늘할 걸?-_-?


    음흠...


    뭐,후담으로는 그들은 나중에 적발되어 무자비한 대가를 치뤘다고 하니


    우리라고 목숨을 걸고 그 짓을 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수능이 별로 남지 않은 때였기에 


    우리의 긴장 상태도 그 끝에 달려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애써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은 채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물론 집중이 얼마나 되었을 지는 다들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밖에서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는 마당에 공부는 무슨 공부!


    얼렁뚱땅 아까운 시간은 흘러가고,


    기다리던 쉬는 시간 벨이 울렸다.


    "띠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휴우~이제 좀 쉬겠군!'


    그리고 나는 평소처럼 눈 좀 붙이려고 하는데


    (나는 지금도 잠이 엄청 많다.-_-;) 


    독서실에 있던 우리 반 아이들이 일제히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야,진성.이 잠탱아,고만 자고 따라와!"


    '우씨...아직 꼬빼기도 안 잤구만...ㅠ.ㅠ'


    나는 영문을 몰라 왜 그런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너도나도 밖으로 튀어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냥 아무 것도 모르고 그들을 따라갔다.-_-;;


    "헥,헥!도대체...뭐야...헥...헥~"


    당시의 나는 그들을 뒤쫓으며 


    아마도 뭔가 좋은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나보다.


    '혹시 응원부 애들이 있는 곳을 가려는 걸까?-_-*'


    그리고 우리들이 마구 뛰어서 도착한 곳은


    中편에서 얘기했던 연못의 옆 스탠드였다.


    (모르시면 중편을 참고하시라!-_-b)


    '아니군...-_-;;'


    여기서 잠깐!


    지금 말하는 스탠드는 물론


    공부할 때 쓰는 스탠드가 아니고,


    운동장 한 켠에 있는 스탠드를 말함이다~^^;


    내가 그것도 모를 것 같냐고?


    훗,훗,훗!


    당신은 물론 알고 있었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불쌍한 누군가는 아마 모르고 있을 지도 모른다.-_-v 


    아무튼 내가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우리 반 아이들이 스탠드에 쫙 서있었는데


    나는 순간 무슨 기합이라도 받는 줄 알았다.-_-


    그랬는데 반장이 무언가를 하나씩 나눠준다.


    내 차례가 되어서 보니 그것은 불꽃놀이용 철사심이었다.


    왜 다들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화약을 철사에 씌워서 불을 붙이면 타들어가는 것 말이다.


    그것을 한 손에 두 개씩 받아든 우리는 차례차례 불을 붙여 나갔다.


    여기서부터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어주기 바란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그 때의 그 열기를 느낄 수 있다.-_-;;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렬로 운동장을 떠돌면서 양 손을 흔들어댔다.


    "우워어어어어어~"


    그러면서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모이면 강해진다.


    밤이면 강해진다.


    터질 듯한 스트레스.


    그것들이 모여 우리의 이 상황이 탄생한 것이다.-_-b


    그리고 반장은 그런 우리를 지켜보면서 자신은 불꽃에 불을 붙였다.


    우리는 그런 분수불꽃이 타오르는 걸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고,


    우리의 열기는 극에 달했다.


    그 때 당시 우리 반에는 괴짜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 중에 한 명이 '짱석'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였다.


    단순하지만 이름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갑자기 분수불꽃을 입에 무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순간 멈칫하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고,


    이윽고 그 녀석은 입에 문 분수불꽃에 불을 붙였다.-_-;;


    나와 상당수 아이들은 경악했다.


    저러다 머리 구워지는 것 아냐?!


    "짱석아,짱석아 


    머리를 내어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음...


    이건 아닌가?-_-;;;;;;;


    순간 그 녀석은 불꽃에 혼을 실듯이 몸을 마구 떨어댔다.


    흡사 번개라도 맞은 녀석처럼 말이다.


    "으아아아아아~!!"


    녀석은 그 순간만큼은 우리의 대장이었다.-_-b


    주변에서 오고 가는 타학교 학생들(대부분 여학생)은 


    그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우리는 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우헤헤헤헤~-_-;;"


    그 때였다.


    "딩동댕동~딩동댕~"


    쉬는 시간이 끝남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후웁!"


    우리는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일제히 각자 공부하던 교실로,


    독서실로 뛰었다.


    그것은 단지 10분이었다.


    그런 10분이란 시간이 누군가의 아이디어 덕분에 


    우리의 고3도 축제란 것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날의 학교 축제가 얼마나 재밌었냐는 건 별로 궁금하지 않다.


    우리들의 축제가 그보다 훨씬 더 재밌었고,


    열광적이었다는 것은 확인하지 않아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깜짝 이벤트를 마친 채,


    지친 숨소리로 자리에 앉았을 때 


    다른 반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굉장히 궁금해 했다.-_-;;


    "뭐,뭐야?니들 뭐하고 온 거냐?"


    그러면 우리는 우리끼리 바라본 채 한 번 씨익 웃어주었다.


    "흐흐흐흐~-_-b"


    아마 이후에도 이 때의 '우리들의 축제'보다 


    더 재밌는 축제라는 것은 경험할 수 없을 거다. 


    그렇게 우리는 고3시절 추억들의 하나하나를 채워 나가고 있었다.










    p.s 본편 외에 外편을 한 번 더 올릴 예정입니다.^^;







    ↓나를 찾아 BoA요~*(엄청 실실 쪼개고 있는 게 접니다.-_-;;)

    ↓↓따스한 날의 놀이터에요~
    검사Kei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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