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Warm Bodies - Hungry Heart - Bruce Spingsteen - Soundtrack
Zombie
Indiana Jones and the Undead Stormtroopers of Death by Stéfan
죽은 것이긴 하지만, 죽지 않고 움직이는, Undead, Walker 등으로 불리는 이 생명체(?)에 대해서 여러 상상의 나래와 의과학적 지식 을 접목시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 이 글은 좀비물에 대한 공통 코드와 여러가지 Fact를 다루는 Introduction같은 성격을 띠는 글입니다. 좀비를 싫어할 수 있을 독자를 생각하여, 본 프로젝트 글들에는 가급적 잔인한 형태의 사진을 제외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의대 실습 1년만 돌아 보면, 왠만큼 피가 나도 잔인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필진에 따라서 "좀비가 무섭다, 잔인하다" 혹은 "이 사진이 무서울까?" 등등 하는 감이 무뎌져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 잔인하거나 불편했다면, 미리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Walking Dead의 열렬한 팬입니다.1 ^^ 하지만, 이번에 저도 글을 쓰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좀비가 영화화된 것은 1932년도 "White Zombie"부터이고, 전형적인 틀을 가진 좀비 영화의 시작은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라고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좀비의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셈입니다. ^^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 죽었다고 생각하면 섬뜩한 사진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이 것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사진은 없습니다. ^^
위에 언급한 고전적인 영화를 봐도, 좀비의 개괄적인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점에서부터 좀비의 틀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로메로 감독의 영화는 지금 보아도 섬뜩합니다. 특히 흑백 영화 특유의 강한 컨트라스트 때문에, 더 그렇게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좀비 프로젝트를 For Fun Project로 채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천하를 호령했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꿈꾸며 산해진미를 먹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었지만,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죽음에서 다시금 "부활한다" 는 가정 은 의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비는 "부활"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상하게 회복되었고, 무언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죠. 형태 뿐만 아니라, 행동, 생각, 대화 등등 모든 것이 의학적으로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양에서도, 죽은 사람이 다시금 Un-dead의 형태로 나타나는 형태가 있습니다.바로, 강시(殭屍 또는 僵屍)가 그러합니다. 강시는 부적에 의해 행동이 정지되긴 하지만, 죽은 사람의 형태로 특이한 행동을 하면서 산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강시의 근원에도 역시 "죽었지만, 다시 이상하게 살아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이들이 공격적으로 변해서 사람을 "죽인다"는 것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좀비(?)인 강시 (조금 약한 사진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미라(mummy) 역시 그런 형태로 발전한 생명체(?)입니다. 실제로 미라는 부패하지 않고, 건조화된 형태로 보존된 사체를 의미하는데, 영화 미라가 개봉하면서 그리고 다양한 이집트,서양 공포물에서 실존(?)하는 사체처럼 영화화되면서, 다시금 태어(?)났습니다. 미라 역시, 죽었지만, 살아있는 형태의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죽이고자 합니다. 따지고 보면 뱀파이어(Vampire)도 좀비같은 존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 혹은 드라큘라를 죽은 존재냐" 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죽었다"고 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죽었지만, 영생을 하기 위해서 사람 혹은 포유류의 피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개념인 셈이죠. 이 역시, "죽었다 살아나서 영생을 얻기는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의 영생을 지속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죽음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뱀파이어도 가족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죠. twilight
좀비, 강시, 미라 그리고 뱀파이어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공포물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나지만, 기존에 있던 사람의 특징이 사라지고,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것"에만 관심가지는 맹목성 때문에, 더 공포스러운 것이죠.
여하튼, 좀비물은 죽음과 가까이 있는 존재인 것만큼은 사실이고, 의학의 최종지점 역시 죽음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의학적 관점에서 좀비를 살펴봅시다. ^^
좀비(Zombie)에 대한 고전적인 기술을 찾아가보자면, 좀비의 어원은 콩고(kongo)어에서 '영혼'을 뜻하는 'nzambi'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미 대륙으로 이주되면서 아이티(Haiti)의 흑인 사회에서 부두교 (Vodou)가 생겼고, 'zonbi'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부두교의 강력한 사제인 boko가 시체에 주술과 마법을 걸어서 영혼이 없는 노예인 'zonbi'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1-1). 반면, 우리가 영화 등에서 접하고 있는 좀비의 prototype을 만든 것은 조지 로메로 (George A. Romero) 감독의 1968년 영화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입니다. 이 영화에서 로메로 감독은 좀비에게 흡혈귀의 특성을 가미하여 공포의 존재로 만들었고, 이후의 영화 등에서도 그러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로메로 좀비’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림1-2). 즉, 우리가 접하는 좀비는 로메로 좀비이며, 나의 과학적 고찰도 로메로 좀비의 특성에 대한 것이죠. 고전적 좀비와 달리 로메로 좀비는 ‘주술과 마법’이 아닌 ‘방사능,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좀비로 만들어지고, ‘노예’가 아니라 사람을 공격하는 ‘파괴자’입니다. 그림 1-1 Haitian zonbi 그림 1-2 로메로 좀비
영화 속에서 좀비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먹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섭취가 그들이 ‘living dead’로서 ‘living’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일 것입니다. 우리 같은 생명체가 음식을 먹으면 (ingestion) 소화기에서 효소(enzyme)를 이용해 소화(digestion)가 되고 glucose 등의 기본단위 영양소들이 세포로 전달되어 미토콘드리아에서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만들어서 생명현상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그림2). 하지만 좀비는 기본적으로 ‘대사(metabolism)’ 가 없습니다. 혈액순환이 없어서 총을 맞아도 피가 나지 않고, 상처가 생겨도 그 모양 그대로 남을 뿐이죠. 즉, ‘음식’ 을 통해서 에너지 ‘생산’ 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림2. 음식물의 소화와 미토콘드리아의 ATP생산
'Warm bodies(2013)'에서 좀비 'R'이 사람 '줄리'를 좀비들 사이에서 숨겨주기 위해 "좀비인 척 해"라고 해서, 줄리가 과도하게 팔다리를 뻣뻣하게 하고 걷자, 귓속말로 "오바 하지마"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영화 속 좀비의 뻣뻣한 팔다리는 아마 ‘사후경직(postmortem rigidity)’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림 2-1) 그림
2-1. Warm bodies에 나오는 사후경직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생명체의 모든 현상은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되는 ATP라는 에너지 화폐를 사용하여 일어나게 되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도 물론 ATP를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생명체가 죽으면 ATP 생성이 되지 않으므로 근육 섬유인 myosin이 actin에 수축상태로 붙어있는 형태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사후경직입니다. 근육을 다시 이완 상태로 돌리기 위해서는 ATP의 결합에 이은 ADP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어서 칼슘이온(Ca2+)이 전달되면 ADP가 떨어지면서 myosin이 수축하며 actin에 붙게 됩니다 (그림3). 이렇게 근육은 ATP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muscle fiber 주변에 ATP공장인 미토콘드리아들이 무수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 좀비들은 좀 뻣뻣하긴 해도 잘 움직이고, 때로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움직이기도 한다. ATP를 생산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그들의 에너지 "화폐"는 ATP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림3. 근육의 수축과 이완 과정 및 ATP의 사용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죽어있는 좀비의 ‘living’은 이렇듯 생명체의 ‘living’ 기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걔네들이 어떻게 ‘living’하고 있는지 설명하기 위한 비과학적인 상상을 조금 해보도록 합시다. 아마도 생명체의 원리와는 다른 ‘제3의 에너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추측의 단서로서, 영화 속 좀비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먹는다’. 심지어 ‘사냥’을 할 때 일단 대상의 숨통을 끊고 먹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의 생살을 뜯어 먹습니다. 좀비는 이런 신선한 생명체의 ‘생살’에서 에너지원을 얻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이 ATP일 수도 있겠고 다른 무언가 일 수도 있겠네요 (그림4).
다만 ATP는 음식물의 영양소처럼 섭취되어 온 몸으로 전달되는 개념이 아니라, 각 세포 단위에서의 자체수급을 하는 구조이므로 말이 안되긴 하지만 말이죠. 그리고 단백질 등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해도, 좀비는 ‘소화’를 시킬 수가 없고, 소화된 영양분을 온 몸의 세포로 전달시킬 ‘혈류 (blood circulation)’ 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그러한 생살 섭취가 좀비의 ‘living’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고, 그로인해 섭취되는 것은 어쩌면 '활력(vitality)' 같은 무형의 에너지라고 상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혈류'가 없는 좀비가 그렇게 섭취한 에너지를 온 몸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혈류 이외의 ‘제3의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림4. 좀비의 에너지 섭취
다음으로는 좀비의 'living'을 통제하는 중심부에 대한 추측을 해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좀비의 ‘living’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head shot’ 등으로 머리를 공격해야 합니다. 그리고, 좀비가 깨문 사람은 기본적으로 또 하나의 좀비가 되지만, 좀비가 희생자의 ‘뇌’를 먹는 경우, 뇌가 없는 희생자는 좀비가 되지 않는다고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봤을 때, 좀비도 생명체와 비슷하게 ‘뇌’가 ‘living’의 ‘control tower’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상상의 존재인 좀비에 대해서 과학적인 고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긴 하지만, 죽어서 생명이 없음에도 ‘living’을 하고 있는 좀비에 대한 고찰이 오히려 생명체와 생명현상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고찰을 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도 같습니다.
출처 : 티스토리 - 의과학자(MD-Phd) 팀블로그 by 집착맨,오지의마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