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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8882
    작성자 : 이얍베베
    추천 : 10
    조회수 : 1882
    IP : 175.203.***.242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10/15 02:20:12
    http://todayhumor.com/?panic_58882 모바일
    밑에 '도를 아십니까'를 보고 생각난 과거경험.
    본인은 지금 30대 중반임.
     
    별로 신기한 것도 없고 무서운 얘기도 아니지만 기괴하므로 공게에 올립니다.
     
    고향이 경북 구미인 관계로 대학생때 주말마다 구미를 왔다 갔다 했었습니다.
     
    한창 1학년이라 부모님 품이 그리워서 자주 갔었죠.
     
    주말에 집에 있다 대전(대전으로 대학교 진학)으로 가기 위해 구미역을 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낯선 여인네 둘이 다가오더군요. 차림새가 그때 유행을 따르진 않았지만 한분이 제 또래에 꽤 이뻤고 다른 한분은 아줌마삘이 났습니다.
     
    절 멈춰세우더니 '얼굴에 정말 덕이 많으시네요.' '조상님중에 제대로 못 뫼신분이 있으니 그분 제사를 지내면 그 덕이 본인에게 갈껍니다.'
     
    이러더라구요. 그때 한창 대학교 생활도 힘들고 장래가 걱정되고 심란한 시기였는데 그 말을 들으니 혹하더군요.
     
    더구나 큰아버님이 그해 돌아가셔서 왠지 모르게 끌렸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관심없어요' 했을텐데 그날은 '그러면 어떡하면 되나요'라고 떡밥을 물었죠.(흑흑)
     
    그러니 저희가 제사를 지낼 자리와 물품을 마련할테니 저한테 바로 같이 가자더군요.
     
    그러고 나서 구미 송정동으로 갔습니다.
     
    그날 바로 무슨 제사같은걸 지냈죠. 저는 마(?)로 된 의상까지 입고 절을 열심히 했습니다.(정말 땀이 비오듯 쏟아지게 했음.)
     
    미친듯이 제사를 지내고(사실 무슨 내용의 제사인지도 모르고) 끝나고 나니 그 제사 음식들을 먹으라더군요.
     
    음복 해야한다면서. 그때 저는 정말 가난한 학생이여서 제사 음식들 보고 돈 걱정이 젤 컸었는데 그때는 그런말은 안하더라구요.
     
    음복이 끝나고 넌지시 얘기하시더군요. '제사지낸 비용이 어느정도 들었다.' 그래서 '난 학생이라 기껏해야 만원 2만원 정도밖에 없다.'
     
    이러니 '그 돈만 내도 괜찮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 전재산(대전갈돈 ㅠㅠ)을 내고 다시 집에 왔습니다.
     
    그렇게 하고선 아무일도 없었죠. 정말. 근데 그 다음이 좀 신기합니다.
     
    제가 대전에 학교를 다니니깐 친구랑 같이 반지하에 자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 제사 지낸때가 가을이였는데 그 다음해 여름에 혼자 집에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그래서 '누구세요?' 하니 '안에 계신 분의 화기(火氣)가 강해서 이끌려 왔습니다.' 그러더군요. ㅋㅋ
     
    그래서 궁금해서 문을 여니 이게 왠일 진짜~ 구미역에서 만난 그 여자 두명이 있는겁니다!!
     
    정말 깜짝놀랐는데 그 두 여자분도 깜짝놀랐는지 말을 못 하더군요~
     
    그래서 '헐. 여긴 어떠케 오셨나요?' 하니 절대 몰랐다고 하더군요 자신들도 놀랐다고.
     
    너무 놀라고 찜찜해서 그냥 바로 돌려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됩니다. 구미에서 사이비종교(?)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대전에 그것도 광역시 그 많고 많은 반지하 자취방에
     
    찾아오다니...그때 송정동에 가서 이름밖에 안적었거든요. 핸드폰도 그때 없었고. 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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