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적으로는 면죄부는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심경이 복잡합니다. 그들이 죄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게 합당할까요? 물론 어디까지 실행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명령자들에 대해선 끌어내려야 겠지요. 정치인들이 시위현장에 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정치인들은 명령자들과 만날수 있는 사회적 위치에 있습니다. 그들과 교섭하고 그들에게 명령해야 할 정치인이 시위대에 선봉에 서 있는게 좋게 보이지 않아요. 여튼 넘어가서, 명령을 실행하는 의경에 대해선 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란 매우매우 힘듭니다. 정말 매우매우 힘듭니다. 직업 경관이라면 커리어를 내려 놓아야 하는 일이고 의경이라면 다른 온갖 폭력에 시달려야 할 일이죠. 우리가 그걸 강요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강요한다면 우리가 그걸 보상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명령에 불복종한 의인들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내부의 반항자들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보상을 해 주었나요? 잠깐 칭찬하고 그걸로 끝이겠죠. 만약에 경관같은 직업 경찰이라면 아주 잠깐 명령에 불복종한 대가로 승진 기회는 박탈당하고 직장내에서 따돌림에 시달리다가 불명예 스러운 퇴직을 강요받겠죠. 의경이라면 기수열외, 폭력 등 온갖 부조리에 시달릴 거고요. 우리가 그걸 보상해 줄 수 있을까요?
의경은 군대를 피해서 선택한 사람들이다! 라고 하는데, 애초에 군대에 왜 가야 합니까. 우리 사회가 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인가요? 오답뿐인 보기를 들이밀면서 너는 오답을 골랐으니 이제 너의 오답에 책임을 져라 라고 하는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정조준하고, 탄압하면서 낄낄대고 그런 의경들이 있는것도 사실이겠고, 그런 사람들은 처벌해야겠지요. 하지만 모든 시위 진압대들이 이 시대의 악인들이며 사라 없어져야 한다는 그런 의견은 틀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