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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8610
    작성자 : 로마첸코
    추천 : 5
    조회수 : 3757
    IP : 175.113.***.24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10/09 13:27:08
    http://todayhumor.com/?panic_58610 모바일
    백령도 1탄
    " xx수병님, 당직 교대 15분전입니다" 
    새벽3시 나를 깨우는 후임의 목소리에 나는 눈을 떳다. 이 새끼 주둥이에선 여전히 썩은내가 난다.
    " xx수병님, 당직 교대 15분전입니다"
    대답을 안하니 계속 깨운다.
    " 알았으니까, 꺼저"
    나는 짜증이 날대로 났다. 병장 끝발에 당직도 열외한 마당에 난대없이 무월광에 짱개 어선이 nll근처에서 조업을 해대는 바람에 폐쇄되었던 3초소가 가동되어서 이시간에 투입이 되니 말이다. 난 후임이 준비한 근무복과 군화를 신고 철모 탄띠를 챙기고 복도로 나왔다. 후임녀석은 당직때 마실 물을 뜨고 있었는데 내가 나오늘걸 보고 시계를 보더니 헐래벌떡 달려와서 "xx수병님, 당직교대 5분전입니다"라고 알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짜증이 확 밀려왔다.
    " 야이 씨발놈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리고 너 내가 양치하고 다니라고 했냐? 안했냐? 일병 오장이면 선임말 좆같이 들어도 된다고 니 선임들이 시키디? 간만에 내가 점오한번 해볼까?"
    나는 녀석의 얼굴이 바짝 굳어서 연신 죄송합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를 외처 대는걸 보고 그나마 기분이 좀 풀렸다. 나는 굳어있는 녀석을 대리고 당직 교대를 위해 당직실로 들어갔다. 오늘 당직사관은 내기장인가보다. 별명이 잠만보인데 이시간까지 졸지 않고 있는걸 보면 짱개새끼들이 어지간히 골치를 썩이는게 한눈에 보였다. 내기장은 나를 보더니 실실 웃으며 " 어? xx야 너 당직 열외하지 안았냐? 니가 왜 들어가 니네 애들 그렇게 없냐?" 라고 약을 올린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 개새끼 약올리는거봐라? 그 심보로 인생을 사니까 니가 그 나이에 대머리 인거다'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기장은 총기와 탄약을 분출하고 짱개어선들 잘 감시하고 특이사항 있으면 바로바로 보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바로 투입시킨다. 
    " 하... 시발 좆같네... 내가 이 끝발에 딴곳도 아니고 3초소를 들어가냐"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3초소는 다른 초소와 동떨어진 산 꼭대기에 있고 초소로 올라가는길은 다듬어지지 않아서 풀은 허리춤 많큼 자라있고 길도 좁고 경사가 거진80도라 자빠지면 골로가기 딱 좋은 곳이였다. 거디가 내가 이곳에 실무배치 받기 한참전엔 3건의 자살소동이 있었던 곳이였다. 하여간 이런 저런걸 생각하게되니 또 짜증이 확밀려왔다. 나는 곧 뒤따라오는 후임놈을 갈구고 싶어졌다.
    " 야 지금 전 초소 근무자랑, no.1 위병소, no.2 위병소 근무자 누구야" 
    요놈 외워 왔는지 척척 잘 말한다.
    " 그럼 후 근무자들은 누구야" 
    이것 또한 대답한다... 그래도 꼴에 오장이라고 밑보일 짓은 안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는 담배를 가저왔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후임놈이 " 예,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걸 꼬투리 잡아서 갈구기 시작했다
    " 이새끼가 나랑 장난치나 초소에 담배 들고가게 되있나..." 부터 시작해서 " ....하여간 이따 초소가서 보자" 로 끝을보며 신나게 털었다.
    사실 내가 담배를 가저오라고 시켰지만 이렇게라도 꼬투리를 잡아서 안풀면 내가 돌아버릴거같았다.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no.2 위병소가 보였다. 그냥 슥 지나가려는데 근무자 녀석이 마중나와서  " 필승!, 말년에 뭔 고생이십니까...3초소 귀신나온다는데 조심히  근무서십쇼 xx수병님" 하고 웃는다. 짜증나는 눈으로 처다보니 " 농담입니다." 하고는 다시 위병소로 기어들어간다. 
     좀 가다보니 드디어 3초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숨이 절로나온다... 경사진 언덕을 아둥바둥 올라가자 전 근무자가 수하를 한다. 
    " 니들 선임이다" 하고 쿨하게 쌩까고 초소로 올라갔다. 철모를 벗고 내팽개치며 짱개가 얼마나 왔길레 그러나 하고 바다쪽을 봤더니. 그 무월광 칠흙같던 바다가 배에서 내뿜는 불빛으로 환해보일 정도로 많은 떠 있었다. 전근무자 녀석이 인계를 한다. 내용은 지금 우리 경비정이랑 북한 경비정이랑  왔다갔다 한다고 잘 보셔야된다 대충 이런 내용이였다. 교대를 마치고 내려가던 전근무자 녀석이 갑자기
    "아! xx수병님, 새가 초소 지붕에 둥지를 튼거  같습니다. 자꾸 지붕에서 딱딱 거리는 소리도나고 새 발자국 소리같기도 한데.... 아무튼 수고하십쇼"
    하고 내려갔다. 
    "하... 100일도 깨졋는데...."
    바다를 보며 저 수많은 배들을 한발한발 사정없이 갈기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10분이 지났다. 졸음이 쏟아저 왔다. 잠을 깨기 위해 어떻게 할까생각하다가. 후임놈을 골려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후임놈을 초소 밑으로 내려보내고 기지에 전해 내려오는 무서운 얘기를 해주었다.3초소에서 자살을 3명이나 한 얘기도 들려주면서 여러가지로 공포분위기를 잡았다. 밑을 내려다보니 무서워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안절부절 하는게 보였다.

    나: 야~~~~~ 많이 무섭냐?
    후임: 아..아... 아닙니다.
    나: 에이.... 목소리 떨리는구만...?
    후임: 죄송합니다!!!
    나: 아냐아냐 죄송할게 뭐있어...무서우면 노래 불러봐 내가 그만할때까지 자 시작.
    후임: 예,알겠습니다!.  현징영 고! 진영 고!..........

    그렇게 후임에게 노래를 시키고 왔다갔다 하는 경비정들을 보다가 살짝 졸았다.... 얼마 지나고 정신이 돌아오는데 어? 조용하다....어?! 이새끼봐라 노래를 안하네?

    나: 야 뭐하냐 노래안하고? 담배나 가지고 올라와바.
    후임:.........
    나: 야 담배가지고 올라오라고!!.
    후임:.......
    나: 이새끼가 내말이 개 좆으로 들리나.
    후임:.......

    나는  벌떡 일어나서 초소 밑을 봤다. 그런데 후임놈이 내쪽을 빤히 처다보며 가만히 서있지 않은가? 울화통이 치밀었다.

    나: 이새끼가 꼰티 부리나... 야!! 야!!!! 대답안해? 야 ooo 안올라와? 내가 내려가면 넌 뒤진다.
    후임:........

    안올라온다... 간만에 타작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초소밑으로 내려가자마자 녀석을 발로 후려깟다. 근데 녀석은 넘어져서도 초소위쪽을 보는게 아닌가? 나는 철모를 벗고 내 철모로 녀석이 쓰고 있는 철모를 후려쳣다.  그 놈은 맞으면서도 눈빛하나 흔들리지 않고 초소를 처다보았다. 나도 고개를 돌려초소위를 올려다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나: 야 씨발놈아... 병장달고 손땟더니 내가 호구로보이냐? 뭔데 뭘보는데? 개새끼야 아무것도 없자나? 대답은 왜 안해? 오늘 한번 뒤저봐.

    사정없이 때렸다. 참고 참았던 짜증이 폭발하는 순간이였다. 때리다가 내가 지첬다... 때리다 지친 내가 헥헥 대고있는데 넘어져있던 녀석이 상체만 살짝 들더니 초소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나: 이새끼가 아직도 장난질을 하네...

    라고 말하며 초소지붕을 본 순간....

      
    1.jpg
    2.png


    왠 여자가 초소지붕에 걸터 앉아 내 후임을 내려다 보며 입에 손가락을 얹어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후임은" 어거걱..!"소리를 내고는 그대로 뻗어버렸다. 온몸에 털이 곤두서며 발바닥 아래서 부터 위로 기분나쁜 느낌이 살갗을 타고 올라온다. 
    '아. 귀신이다'
    몸이 바들바들 떨린다. 그 여자의 산발을한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릴때마다 오줌이 질끔질끔 나왔다. 미동도 없이 쓰러진 후임을 응시한다...
    기절하고싶었다... 먼저 뻗은 후임이 너무나 부러웠다. 다리가 굳었다...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에게서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갑자기 눈알을 돌린다 빙글빙글 돌린다.... 헛구역질이 올라온다. 빙글빙들 돌아가던 눈이 서서히 멈추면서 나와 눈을 마주친다. 여전히 검지손가락 끝은 입에 대고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질끔질끔 나오던 오줌을 그대로 방뇨하고 말았다. "아..사ㄹㄹㅈ.... 어버버..."소리도 안질러진다.
    갑자기 씌익 웃는다. 입고리가 밑도끝도 없이 올라간다...
    갑자기 뒤통수가 화끈해진다. 몸이 굳어진채로 앞으로 쓰러진다...

    누군가 나를 깨운다... 악취가 난다... 눈을 떠보니 후임이 코앞에서 눈물을 울며 나를 깨우고 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시계를 보았다. 4시00분... 교대한지 3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바다에는 아직도 배들이 떠있다... 나와 후임은 초소밑에 서있다. 초소로 올라갈 엄두도 안나고 올려다볼 용기도 없다....
    내려 가고싶지만 어디선가 그여자가 튀어 나올것만 같았다. 우리는 서로 아무말 없이 앞만 보고있다...
    교대시간은 아직 3시간30분이 남았다....
    어떡하지?
    초소 지붕위에서 희미하게 딱딱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로마첸코의 꼬릿말입니다
    저희 기지에서 내려오는 괴담을 살짝 각색해서 써봣습니다. 반응 좋으면 2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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