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이야기입니다
1채널에서 지인과 상점을 보고 있었어요. 노닥거리면서 대전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영어로 말을 하는 겁니다
I want to play with you였나 뭐 여튼 놀아달라고 그럽디다.
그분은 제가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아이디도 중국인 같았고 1채널에 매일 상점 펴놓고 사냥해서 먹은 아이템들을 올리더군요.
여튼 그래서 그분은 제 지인분과 대전을 했습니다 ㅋㅋ 제 지인이 졌어요 엄청 얻어맞고. 그분 저널을 보니까 누렙이 4천이네요.
저는 중국인이라 신기해서 막 영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물어봤더니 역시 중국인이래요.
그런데 막 템을 보여줘요. 이 템들 시세 아냐고 물어보길래 대충 알려줬습니다. 덩굴 손재주 빈고글 이런거였죠
저는 그때 막 생각이 든게 아 나도 중국인이랑 친구먹으면 막 해킹한 템 싸게 주고 이런거 아냐? 마구마구 기대를 했습니다
그분이 자기가 템을 팔고 싶은데 시세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 내가 하우징도 하고 그래서 시세도 잘 안다. 내가 알려주겠다
했더니 베리베리굿 땡큐 굿~ 이러면서 그분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지인은 둘이 영어로 대화하는거 보니까 어지럽고 토나올거 같다고 진즉에 도망가버렸습니다.
그분은 자기가 영어를 못해서 번역기를 쓴다고 너는 번역기 안쓰냐 그래서 안쓴다고 했더니 영어 잘한다고 칭찬도 들었구요 데헷
자기가 여자 캐릭인데 자꾸 섹시해서 남들이 앵긴다고 농담도 하더군요
그분과 이야기를 조금 더 했는데 자기는 24살인데 너는 몇살이냐 그래서 스물이다 그랬더니(그당시나이)
산동성에는 그정도 나이면 애기라고 귀엽다고 그러데요. 그래서 물어보니 중국에 산동성에 사신답니다.
너 캐릭터가 참 귀엽다고 큐트 보이라고 그래서 실제로는 보이가 아니다 라고 하니까 oh~~하면서 그러면 큐트 걸이라고 정정해주더군요
그러면서 자기를 jie jie라고 부르랍니다. 뜻을 몰라서 물어보니 elder sister래요. 언니.
그리고 자기는 너를 mei mei라고 부르겠다. 그것도 물어봤더니 여동생이래요.
그래서 여동생 언니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들어올 때마다 제가 ni hao jie jie이러면 니하오 메이메이 해주고 참 좋았어요.
중국어 배워서 너랑 대화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더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나를 위해서 중국어를 배우는 거냐고 정말 고맙다고.
가끔 중국어 번역기로 안녕하냐 잘있냐 좋은 하루 되어라 이렇게 중국어 찾아서 메신저 걸어주면 되게 좋아했습니다.
중국어 실력이 느는거 같다고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도 해줬습니다.
한번은 던전에 가지 않겠냐고 합니다. 그래서 어디로 갈거냐고 물어보니 아무데나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통행증박스를 까니까 라비상급 나와서 라상을 갔습니다. 엄청 쎄더군요 그분
경직펫도 엄청 많더라구요 전 생각도 못했습니다 중국유저면 다 해킹하고 템팔고 이러는 줄 알았는데 사냥해서 돈 버는 중국인도 있구나 해서.
물어봤더니 그게 일이래요. 사냥해서 얻은 템 팔아서 돈 버는거
컬쳐쇼크~
여튼 보방에서 서큐들을 때려잡으니까 아습 2피가 나왔습니다. 저보고 가지래요 니꺼라고.
저는 그분이 템 먹은걸로 돈 벌어먹고 산다고 하는걸 들었으니까 아니라고 가지라고 했습니다.
그분은 팅기지도 않고 그러면 고맙다고 가진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쪼~끔 아쉽긴 했지만..나랑 노닥거릴 시간에 사냥 갔으면 더 많이 벌었으니까
그리고 제가 길마인걸 보고 길드에 가입시켜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f 눌러서 길드 검색을 해서 신청을 누르라고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영어에 한계를 느끼고 좌절을 좀 했는데..
길드 가입 신청이 안눌린다네요 그래서 길드석까지 데려가서 여기 이거 누르고 확인 누르라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안된대요.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말도 제대로 안통하고 하니까 답답해 죽을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문의를 했습니다. 내가 친구를 길드에 가입시켜야 하는데 해외아이피에서 길드 가입 신청이 안되는 거 같다고. 근데 문제가 없대요
생각을 해보니까 그분이 길드가 있다가 없어졌던 것 같아서 물어봤습니다. 길드 가입한 적이 있었냐고 언제 탈퇴했냐고.
탈퇴 하면 일정 기간동안 가입이 안된다고 말해 줬더니 아 그러면 내가 페널티를 먹은거냐 슬프다 이러더군요
그 후로 몇번 더 길드 가입을 시켜달라고 하길래 시도를 계속 해봤지만 가입이 안되더군요
꼭 가입시키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언제는 좋은 모자가 있으면 나에게 팔아달라고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 하우징으로 데려갔습니다
도저히 광고지 검색을 해서 어쩌고 저쩌고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센마이 평원을 같이 말타고 가서 집앞까지 같이 갔습니다.
구경하고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골라 달라고 했더니 한참 보더니만 없대요
그래서 저는 아 이쁜 의장템 몇개를 좀 보여줄까 해서 보여줬더니 계속 이게 아니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그러면 뭘 원하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한~참을 있다가 '덩굴 손재주' 라고 한글로 타자를 치더군요. 한타 변환하느라 늦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덩굴 손재주 발린 조금 비싼 의장템을 보여주면서 이게 발린 템 때문에 조금 비싼데 괜찮겠냐고 (덩손이300이고 그 모자가 500했는데)
500만원에 주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근데 그거 300만원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설명하다가 못알아듣는 것 같아서 그냥 말았습니다.
다른 덩손모를 구해주겠다고 했는데 결국엔 못 구해다 줬어요 파는사람이 없어서.
이제 그분이 안 들어온지 몇달이 지났어요
일터에서 짤린 걸까요
저의 첫 중국인 친구인데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이렇게 연락이 끊겼네요
같이 있던 시간은 얼마 안 되지만 정말 좋았어요.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