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새벽에 우울하고 잠이 잘 안와서 써봐요
저는 소원이 참 많아요
하나는 슬리퍼 신고 뛰어다니는거랑
높은 하이힐까지 바라지도 않고 적당한 굽에 구두 신어보기
내가 걸어다닐때 남들이 내 다리를 의식하지 않기
아무 신발이나 막 신기
뭐 이런것들이에요 저는 한쪽 다리가 많이 아파요
원래부터 아팠던건 아니고 어렸을때 뛰어다니다가 넘어져서 다쳤는데 깁스를 한게 신경을 눌러서 한쪽 종아리 아래부분이 마비가 됐어요
벌써 12년 정도 지났네요 다리에 문제가 생긴직후에는 정말 세상 모든걸 원망한거같아요
“왜 나만? 왜 하필난데? 아 다른사람 다리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참 못났죠? 워낙 어린시절이라 다친게 너무 억울했어요
남들이 절 불쌍하게 보는 시선도 싫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다리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전 그걸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대답하는게 싫었어요
아픈 다리 고쳐보겠다고 부모님이랑 병원도 많이 다녔었고 돈도 많이 깨졌어요 이상한 치료도 많이 다녀보고 치료받다가 너무 아파서 엉엉 울면서 부모님을 미워한적도 많아요 전혀 부모님 잘못도 아니였고 두분 다 속상하셨을텐데..
깁스했다가 신경이 마비된 사람들은 꽤 있대요 근데 신경이 마비 되서 아예 안돌아오는건 정말 특이한 케이스라고 어느 병원을 가도 심지어 대학병원을 가도 똑같은 말을 하더라구요
중학생땐 신경이 조금이라도 돌아오길 바래서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모조리 먹었어요 하루에 21알 정도 먹었던걸로 기억해요
부작용이 심한 약이라 체중은 미친듯이 불어났고 피부는 다 뒤집히고 가끔은 속이 너무 아파서 수업시간에 토하러 화장실로 가고 너무 아파서 조퇴를 수도 없이 하며 지냈었어요
그 나이대에 뚱뚱하고 피부는 더럽고 절뚝이는 장애인 여학생
놀림 당하는건 뻔했고 은따였는데 그걸 또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누군가 시비 걸면 애써 무시하던가 같이 싸우고 그랬던거같네요.
몇년을 병원비로 날리고 진전은 없으니 결국 병원은 안다니게 됐고 성격은 남들한테 불쌍해보이기 싫어서 계속 삐뚤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참 못난건데.. 가끔 지하철 계단을 이용하다보면 다리가 많이 아프셔서 걷는게 힘드신분들이 있어요 저는 그분들이 정말 싫었어요 나조차도 그사람들이 불쌍해보이는데 다른사람들도 날 불쌍하게 보는데 같은 계단을 이용하면 남들이 저랑 그분을 쌍으로 더 불쌍하게 볼거같아서 일부러 피해가고 그랬어요
성인이 되고나선 어렸을때처럼 삐뚤게 굴진않아요
그냥 긍정적인 사람인척,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 나는 적어도 걸어는 다닐수있잖아 라는 자기 위로를 해요
근데 가끔 “너는 구도도 못신어서 안됐다” ,”이쁜옷입어도 신발이 다 운동화라 안됐다” 같은 말을 들으면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턱 막혀요
그사람들 딴에는 정말 안타까워서 한 말일텐데 그 말이 제 가슴을 참 아프게 해요
나도 정말 신어보고싶은데..
음.. 한쪽 손에 힘을 주지읺고 막 흔들면 덜렁덜렁 거리잖아요?
그게 제 발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걸을때마다 이리저리 덜렁덜렁거려요
그래서 보조기에 의지해서 걸어다니고 있어요
신어봤자 제대로 걷지도 못할거 알면서도 이쁜 슬리퍼나 샌들
구두도 사봤어요 결국은 다 버렸지만ㅋㅋ
이쁜옷이 신을 신발이 다 운동화뿐이라 그 꼴이 너무 안어울려서 결국 운동화에 어울리는 옷밖이 안입고다니는것도 속상하고ㅋㅋ
아픈 한쪽 다리는 이젠 너무 약해져서 툭하면 인대가 늘어나고
잘부러져요 그렇게 되면 깁스를 해야하는데 어렸을땐 깁스를 또 하면 더 안좋아질까봐 많이 겁나고 불안했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는 깁스를 하면 너무 좋아요.. 덜렁거리는 발이 고정되어있고 제 발로 걷는게 아니라 깁스로 걷는거라 그나마 좀 편하게 걸어다닐수있거든요
그리고 정상적인 한쪽 발만이라고 제가 원하는 신발을 신을수있어요 슬리퍼나 샌달 구두.. 이런걸 막 신어요 한쪽이라도 신을수있단게 너무 좋아요
세상에 얼마나 이쁜 신발들이 많은데..
결론은 그냥 여러 신발들을 신고 안이상하게 걸어보고싶어요~~
어렸을땐 슬리퍼 신고 잘 뛰었는데..
아니 그냥 남들이.. 가족들이 제 다리를 불쌍한 시선으로 안봤으면 좋겠어요 신발도 그렇지만 참 사람 시선이란게 무서워요
밝은척 하고 지내다가도 가끔 누가 제 다리에 대해 얘기하면 크기 상처받아요
우리 친할머니는요 제가 자리에 없을때 우리엄마한테 ㅇㅇ이는 장애인이닌까 똑같이 장애인 만나야한다 라고 얘기 하셨대요ㅋㅋㅋㅋㅋ
모르던 사실이였는데 부모님이 부부싸움 하시던 날에 저 얘기가 나와서 알게 됐어요 내 기분도 참담한데 할머니한테 그말 들은 우리 엄마 기분은 어땠을까 나만큼 아니면 나보다 더 아팠을까 싶어요
내 스스로가 또는 남들이 봤을때 불쌍해보이기 싫어서 항상
당당한척 밝은척 긍정적인척 살았는데 그런 모습이 좋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우스워요 실상은 우울하고 어두침침하고 부정적인 사람인데
밝은척하는거 다 연기인데..
엄마 다리 이쁘게 잘 낳아줬는데 이렇게 되서 미안해
툭하면 아프다해서 걱정만 늘게해서 미안
내일은 좀 더 밝은 사람을 흉내 낼수있으면 좋겠네요!
다들 좋은 새벽 되시고 월요일 힘내세요!
지금 당장 쓰고싶은 말들 속상했던것들 아무렇게 막 적으닌까
제가 봐도 두서가 없네요@@..
두서없이 써서 보기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혼자 담아둔게 갑자기 폭발해서 어딘가에라도 얘기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