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김학선: 힙합 음악도 많이 듣는 편인가?
장기하: 힙합 음악은 내 취향이랑 가깝지 않아서 거의 듣지 않는 편인데, 일부 오다가다 좋아하게 되는 노래들이 있다. 힙합 음악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을 갖춰서가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좋은 가요의 덕목을 갖췄기 때문에 좋아하는 경우다. 그럼 면에서 리쌍 1, 2집 되게 좋아했었고, UMC 음악도 많이 좋아했다.
김학선: <싸구려 커피> 영상이 리드머라는 흑인음악 사이트에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장기하 씨 랩에 대한 반응이 되게 뜨거웠다. 그루브 타는 게 장난이 아니라며.(웃음) 일단 그걸 랩이란 생각을 갖고 시도한 건가?
장기하: 그렇다. 랩이라고 생각을 하고 한 거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리쌍의 개리가 1, 2집에서 했던 랩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창 산울림의 음악을 들으면서 한국어로 가사를 쓴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리쌍의 음악을 들었다. 당시에 개리의 랩은 라임이란 측면에서 그렇게 뛰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걸 들으면서 '이게 한국어 방식이다'란 생각을 했다. 라임이란 게 영어권에선 영시에도 다 라임이 있고, 그냥 랩 말고 일반 노래에도 다 라임이 있는데 그게 그 언어문화에 그대로 녹아있는 거다. 근데 우리나라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리쌍이 그걸 이론적으로 의도한 것 같진 않지만 되게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알맞은 방식으로 랩을 한 것 같다. 가사도 전달이 잘 되고. 오히려 라임 칼같이 맞추는 노래들은 가사도 귀에 잘 안 들어온다. 리쌍의 노래들은 가사도 잘 들어오고 나와 다른 삶이지만 가사에서 느껴지는 울림이 있었다. UMC도 마찬가지 경우다.
김학선: 이 인터뷰 내용이 만약 흑인음악 커뮤니티에 올라간다면 또 한 번 라임론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것 같다.(웃음)
장기하: (웃음) 아무튼 나는 라임을 많이 따지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비중을 두진 않는 편이다. 내 노래할 때 각운을 이용하긴 하지만.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평소에 말을 할 때 어떤 억양을 쓰는가를 포착해서 그걸 음악으로 만드는 거다. 흑인들이 그걸 잘 했기 때문에 힙합이란 음악이 생겨났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식으로 해서 한국말로도 랩과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지금 내가 '평소에'란 말을 했을 때 '평' 발음이 더 길고 음도 더 높다는 걸 포착해서 잘 가져간다면 듣기에도 무리가 없으면서 운율감이 살아있고 재미있는 가사를 쓸 수 있는 거다.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거에는 관심이 없고 원래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잘 조합해서 만들어내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걸 언어로 얘기를 하면 한국어의 원래 있는 것들 중에서 억양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소재가 정말 무궁무진한 거다. 원래 다 있는 거니까 새로운 걸 만들 필요도 없다.
http://bo-da.net/361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