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과 중국 제조사의 모방 제품.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까지 거의 같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농심 (226,000원 2000 -0.9%)이 중국에서 '짝퉁' 신라면을 만들어 파는 업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가짜 신라면 제조·유통 업자들이 지난달 중국 심양에서 가짜 신라면 3000박스를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수출하려다 공안(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농심은 지난해 8월 말 심양 서탑코리아타운에 신라면과 유사한 제품이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고 공안에 신고, 가짜 제품의 유통 경로를 공안과 함께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은 추가 증거를 더 확보하기 위해 원료생산 공장 및 가짜 신라면 가공공장 등을 세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에 적발된 가짜 신라면은 포장이 정품과 육안으로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유사하다. 왼쪽 하단의 제품성분표기(MSG무첨가 등)가 없고, 포장재질의 품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색이 약간 진하고 어두울 뿐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름도 없는 업자들이 유령회사를 차려 유사 제품을 만들어 유통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생기면 폐업을 하고 다른 이름의 회사를 차려 또 제품을 유통하는 등 '떴다방'식 영업"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포장은 비슷하나 맛과 성분은 다른 짝퉁 신라면이 유포돼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등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적발된 점으로 볼 때, 이미 상당량의 제품이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

신라면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45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둔 농심의 자존심이다. 농심은 올해 중국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4.4% 높여 95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신라면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현지 소비자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홍소우육' 맛 신제품을 상반기에 선보이고 상해, 광동지역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개발 조직을 정비했고 영업망도 기존 북경, 상해, 광동, 동북 3성 등에서 주변 2, 3급 도시로 확대해 국내의 베테랑 영업사원들을 현지에 파견해놓은 상태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함께 상해에서 엑스포가 열려 매출목표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라면의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면 신라면을 기반으로 제품라인업을 넓히겠다는 이원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유성근 농심 상무는 "신라면은 중국 현지 라면보다 2~3배 정도 비싼 고가제품이라 모방제품으로 반사이익을 보려는 업체들이 많다. 앞으로 가짜 제품 단속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2015년까지 중국에서 3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투데이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