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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 http://kysslave.tistory.com/493
저번 시간 이야기 : 이퀘스트리아에 뚝 떨어진 주인공 '유동성 닉네임'은 인간으로 1년간 지내다가 결국 포니로 변하게 되고 급격한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자기 이름까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이것도 좀 대놓고 남사스러운 묘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는 전연령 사이트이므로 잘라내고 다른 곳에다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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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침대에 그냥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바뀐 앉은 자세가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포니로 변한 게 좋은 점이 딱 한가지가 있다면 바로 지금같은 서늘한 밤 날씨에도 별로 추위를 탈 일이 없다는 거였다. 항당 털가죽 담요 한 장을 두르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오키드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아있다. 그 이후로 오키드는 당신 곁을 계속 지켰다. 당신이 또다시 히스테리를 일으키거나, 다른 탈이 없는지 돌봐주려는 것이다.
재미있는 상황이다. 일년 전 바로 이 날만 해도 오키드는 지금과 똑같이 당신을 간호하고 있었으니까.. 일년 후 똑같이 그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그래도 오키드가 곁에 있으니 당신은 꽤 안정이 되는 기분이 들었고, 앞으로의 삶이(그러니까 포니로써 사는 삶이)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조금이나마 들었다.
"그래... 흠... 그러니까.. 그게... 어떤 기분이냐?"
오키드가 눈을 다른데로 이리 저리 돌리면서 질문한다.
"어떤 기분이냐니... 뭐가?"
당신의 목소리는 그세 꽤 안정을 되찾았다. 오키드는 아까전에도 여러가지 잡다한 소재로 대화를 걸었다. 덕분에 당신은 당신의 바뀐 목소리에 꽤 적응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거시기... 저..."
오키드가 말꼬리를 흐린다. 겨우 알아먹을 만한 목소리였다."
"그러니까 뭐?"
"평소에 안 달고 다니는 걸... 달고 다니니.. 어떤 기분일까 싶어서... 헤.."
몇 초간 무슨 의밀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당신은 오키드를 째려보았다. 뭐 저 놈 답다면 저 놈 다운 질문이랄까..
사실 당신이 암말로 성 전환을 당하고 나서도 여전히 당신은 당신의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그 변화중에선 무심코 넘어갔다간 변했는지도 모르는 체 넘길만한 것들도 몇가지 있었다.
그래... 아랫도리.. 이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중 하나라고 체크를 해 놔야겠구만..(아차! 그리고 당신의 머리에는 뿔이 돋아나 있었다. 이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겠지.)거시기가 뚝 떨어졌다는 사실이랑 목에서 여자 목소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을때는 그야말로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이제 약간 채념 비스무리한 단계로 넘어간 것일까..
이제 오키드는 당신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다. 당신이 인간 남성이였을 무렵엔 당신 키를 넘는 포니들은 없었다. 이제 당신의 키는 영원이 줄어버렸고, 그래서 당신은 오키드를 올려봐야만 했었다. 해리어가 당신보다 더 큰걸로 보아, 아무래도 당신은 암말 중에서도 좀 작은 암말로 변한 성 싶었다.
"그냥... 웬만하면 신경 끄려고.. 크게 신경 쓸 때마다 괜히 불안해지기만 하고.."
"왜 숫말 아닌 암말로 변한 것 같냐?"
"내가 아냐.."
"어.."
어색한 정적만이 흐른다. 당신은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당신의 사지를 움직여 몸을 둥글게 말고 침대에 누웠다.
"근데... 앞으로 네 삶이 많이 달라질 것 같냐? 그저-"
오키드가 물었다. 당신은 다시 오키드를 째려보았다. 저 병신새끼가...
"당연히 씨발, 존나게 달라지겠지. 존나 내 모든게 완벽하게 다른 걸로다가 변해버렸는데!! 그리고 몇 년간 내 이름이 진짜인 줄 알고 지내왔는데 그게 가짜였단 걸 이제야 깨달았을 때, 그 기분이 씨발, 얼마나 괴상한 줄 알기나 하냐?!"
하지만 되돌아 온 것은 오키드가 숨죽여 낄낄대는 소리뿐이었다. 당신은 고개를 훽 돌려 오키드를 정면으로 처다보았다. 열불이 터졌다. 저새낀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나?
"씨발 뭐가 웃기다고 쳐웃고 난리야!"
"아니.. 아니.. 미안하다.. 지금 네 상황이 웃기다는 건 아니고.. 네 목소리가.. 있잖아. 존나 청순한 목소리로 변했잖냐.. 근데 그런 목소리로 하는 욕질을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러고보니 니 목소리 있잖아. 나 망아지였을 적에 페가수스 망아지 비행 연습 캠프에 간 적이 있었단 말이지? 거기서 웬 노란 망아지 하나가 있었는데, 자기 그림자만 봐도 겁에 질리는 여리여리한 망아지였거든, 근데 걔 목소리랑 네 목소리랑 무지하게 닮았다. 신기하지? 하하하하!"
당신은 앞발짱을 딱 끼고 푸념을 내뱉었다.
"씨발놈이..."
오키드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 되는듯, 푸르륵 하고 콧김을 한 번 냈다. 겨우 겨우 웃음을 찾아 낸 다음 오키드가 다시 말을 이었다.
"아까 그건 그냥 웃으라고 한 이야기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말야.. 얌마! 내가 보기엔 넌 여전히 너거든? 그 성질머리하며 기억까지 아주 그대로더구만... 뭐... 좀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래서 문제될 게 뭔데? 친구들도 그대로고, 너도 멀쩡하게 살아 있잖냐.. 이 형 말은, 그래도 좀 더 긍정적인 면을 보라 이 말이지. 네 큐티 마크도 한번 봐봐라. 세렌 거랑 비슷하게 생겼지? 다시 네 옛날 직장에 재취직할 수 있다는 이야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만 하지 마라 '준' 모든게 다 잘 될거야."
오키드가 당신을 애칭 삼아 '준'이라고 줄여 부른다.... 뭐 괜찮다. 이딴 일이 벌어지기 전에도 오키드는 장신을 주니퍼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화가 조금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굳이 오키드에게 성질을 낼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 그래도 당신을 백방으로 돌봐주던 포니었는데.. 그리고 오키드는 당신이 괜찮아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을것이다. 이게 당신이 오키드를 절친으로 여기는 이유이다.
그 '큐티 마크'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 당신은 당신의 볼기 쪽을 쳐다보았다. 하얀색 샴푸 병과 진한 푸른 빛깔의 꽃이 한 송이 그려져 있는 모양새였다. 세렌의 큐티마크가 생각난다. 세렌 것은 발굽 그림 두 개가 당신의 볼기에 그려진 꽃과 비슷한 꽃 위에 올라가가있는 모양새였다. 다만 꽃 색깔이 약간 연청색이라는 점은 달랐지만..
당신은 평생 스파에서 포니들을 안마해 줄 '운명'이라는 게 웬지 기분이 묘했지만, 똑같은 운명인 세렌은 그 운명에 꽤 만족한듯 보였고, 당신도 인간이였을 적엔 그 일을 은근히 즐겼었다. 이제 이게 당신의 '특별한 재능'이 되었으므로 더더욱 일이 즐거워질지도 모를 터였다.
"좋았어. 알았다고 임마. 내가 이 삶에 적응해보겠다고 말을 꺼낸 이상은, 실천을 해야지.. 일단 걷기부터 한번 연습해보자고."
당신은 앞발굽으로 오키드를 가볍게 밀어내고, 당신을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냈다. 희한하게도 뭉특한 앞발굽을 가지고도 이런 일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친대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같은 노력을 다 한 뒤에 내려온 겨로가, 당신은 당신의 네 발로 바닥을 짚을 수 있었다. 무진장 희한한 기분이었다.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손바닥을 대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하지만 별로 불편하지는 않았다. 마치 기어다니는거랑 그냥 평범하게 서 있는 걸 동시에 하는 기분이었다.
"도와주랴?"
"아니 혼자서 해 보려고."
당신은 포니들이 어떻게 걷는지 연상해보았다. 한쪽 발과 대각선 쪽의 발을 동시에 움직였었더랬다. 그래서 당신은 왼쪽 뒷발과 오른쪽 앞말을 동시에 움직여보기로 했다. 무진장 집중하면서 당신은 두 발을 앞으로 내딛어 보았다. 좋아.. 한 걸음 내디뎠군.. 잠시 마음의 준비를 한 뒤에 당신은 곧 오른쪽 뒷발과 왼쪽 앞발도 앞으로 움직였다.
됐다!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구만 뭐.. 라고 생각하던 순간 당신은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정통으로 찧고 말았다. '끄응'하는 소리를 내며 당신은 고개를 들어 오키드를 쳐다보았다. 역시나 오키드는 웃음을 참느라고 연신 끅끅대고 있었다.
"아주 목석이 따로 없더구만. 완전 뻣뻣하던데?"
앞발로 당신을 일으켜 세워주면서 오키드가 말했다.
"힘 빼고, 두 발을 너무 동시에 움직이지 말고, 다시 해 봐. 알았지?"
당신은 대답을 하지 않고 오키드가 몸을 부축해주는대로 계속 네 발로 걷는 연습을 했다. 몇 걸음 때는 것도 몇 시간이 걸리는 기분이었다. 몸 여러군데를 다치고 상처가 아려왔다. 오키드는 이런 당신을 보며 꽤 흥이 난 것 같았지만, 서둘러 당신을 보채지는 않았다. 오로지 당신이 다시 넘어졌을 때 당신의 몸을 부축해주기나 할 뿐이었다. 곧 당신은 방의 막다른 구석에 도달해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다.
방향을 트는 방법도 욕 나오도록 어려웠으나, 오키드가 리메디 박사에게서 맏은 '환자 재활 운동 보조용'팜플렛 덕분에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은 대충 잡을 수 있었다.
이제 걸을 때는 머리보다 발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그냥 걸어다니는 건 이제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다음에는 뭘 할까 생각을 해 보았다. 결국 당신에게 마력이 깃든 뿔이 생겼고 하니, 마법을 한번 써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응해 나가는데 나름대로 재미가 붙었다. 마법 주문을 배워보는 게 굉장히 재미있을것도 같고 말이다.
다시 당신은 침대에 몸을 뉘였다. 지친다... 당신은 시계를 보았다. 걷는 연습 하느라 약 한시간 반을 소요했다.
"뭐 먹을것 좀 가져다 주랴?"
오키드가 묻길래 대답을 해주려던 찰나, 리메디 박사가 하얀 쟁반에 음식처럼 보이는 걸 들고 왔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지금은 좀 어떻습니까 주니퍼'양'?"
박사가 묻는다. 그나저나 '양' 이라니.. 암말 취급을 할 때마다 쪽이 팔렸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쨌든 당신은 암말이 맞으니까.. 주위의 모든 포니들이 당신을 암말 취급하는 것도 이제는 빠르게 익숙해져야 할 차였다.
"오키드랑 잠시 걷기 연습을 하느라 좀 피곤하긴 한데.. 어쨌든 지금은 괜찮네요."
"매우 좋습니다."
대답하며, 박사는 당신의 앞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콩죽이랑 푹 삶은 브로콜리랑 으깬 감자랑 빵 두쪽이 다였다. 병원 밥은 어떤 차원을 가도 좆같구만..
오키드가 자기 몫은 없는 걸 보고 의사에게 물었다.
"저기요 선생님. 잠시 나가서 건초 후라이좀 먹고 와도 될까요? 나갔다 와도 여기 다시 들를 수 있죠?"
"맘대로 하세요 오키드 씨. 프론트에 주니퍼 양을 보러 왔다고 이야기만 하면 맘대로 들르실 수 있을 겁니다."
"좋네요. 아.. 그럼 빨리 갔다 올게 준."
"아오..."
당신은 한숨을 푹 내쉬고 하던 일을 즉각 멈췄다.
그렇다면 설마 남자... 아니다. 아냐 아냐 아냐 절대 아니지 이건.. 생각아 멈춰라. 거기까지 가지좀 마. 그런 생각을 하기엔 당신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고, 나쁜짓 하다 들킨 사람이 화들짝 놀라는 것처럼 당신의 정신은 대략 멍해졌다. 오키드가 방긋 웃으며 당신을 쳐다본다.
갑자기 아까는 못 느꼈던 것이 이제야 당신을 찾아온다! 세상에 저 날개좀 봐! 저 근육질 몸매 하며, 목소리는 또...... 썅!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쭌!! 형 왔다!! 잘 있었냐?"
쥐 죽은 듯한 침묵 속에서 당신은 오키드를 쳐다본다. 당신의 정신이 순간 아늑해진다. 숫말의 매력넘치는 형상이 당신의 머리속으로 파고든다. 인정하기 싫었다. 당신은 인간이였을 적 이성애자였으니까 암말이 되서도 이성애자일거고, 이게 사실 말이 되는 이론이었으나 당신은 이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오키드가 당신을 유심히 쳐다보고 마침내 당신의 앞에 다가와 물었따.
"어.. 괜찮아? 뭐 불편한 데 있어?"
오키드가 말을 거니 갑자기 정신이 버쩍 났다. 당신이 방금전까지 하고 있었던 생각을 오키드가 못 알아채도록 필사적으로 감추며 마침내 당신은 대답했다.
"어-어-어-어- 어엉! 괜찮아! 근데 나 지금 자고 싶거든? 돌아오자마자 쫒아내는 것 같아서 미안한데, 의사선생님이 밤 늦게까지 면회를 허가 해주시려는지 모르겠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새로 느끼는 이 감정을 주채할 수가 없었으므로, 당신은 오키드가 빨리 이 자리를 뜨길 바랬다. 오키드가 낄낄대며 대답한다.
"아. 걱정 마라 그건, 의사양반이랑 말해봤는데 여기 있어도 상관없덴다. 간병마용 침대도 있고 말야.."
당신의 옆에 있는 작은 침대를 가르키면서 오키드는 말했다.
"퇴원할때까지 내가 잘 돌봐줄테니 걱정말고 푹 쉬어,,. 알았지?"
사실 오키드에게서 정말로 듣고 싶은 말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당신은 감사를 표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무 이상 없어보이도록 갖은 애를 다 쓰면서 말이다. 당신은 오키드에게 어정쩡한 미소로 감사 인사를 대신한 후 빠르게 몸을 반대 방향으로 틀었다. 머릿속에 흐르는 온갖 야한 생각들을 억누르며 당신은 잠을 자기로 했다.
"너 이거 아냐?
오키드가 머리너머에서 말을 건다.
"뭘?"
"네 억양 말인데, 네가 암말로 변하고 나서 들으니까 존나 섹시하게 들린다."
정말 바보같은 농담이지만, 그래도 이번엔 꽤 웃겼다.
"좆까 씨뻴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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