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이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얼마전 오랜만에 만날기회가 있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무상급식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전 당연히 무상급식 좋다고 얘기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상당히 부정적 이였습니다.
부정적인 이유가 먼저 무상급식을 하면서 교육예산의 다른부분이 줄었다는 겁니다. 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을 위해 돈을 더 준게 아니라 그냥 기존예산의 배정된 돈을 빼서 무상급식을 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문제는 아이들의 태도였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점점 아까워하질 않는 다고 합니다. 저도 급식먹을 때 맛없는 급식 나오면 잘 안먹고 버리긴 했었지만 요즘 애들은 급식이 맛없으면 그냥 다 버려버린답니다..ㅜ 먹어야지 왜 안먹냐고 하면 공짠데 뭐하러 먹냐고 오히려 반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합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선별적인 무상급식이 더 낫다고 얘기해서 그때부터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물론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두번째 문제는 무상이든 아니든 급식하면 으레 벌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긴했는데(무상급식 전 후로 버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무상급식도 나쁜점이 꽤 있구나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무상급식의 장점만 너무 보고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이제 (제가 알기론) 경남을 제외하곤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중인데 더이상 무상급식을 하자 말자의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행여부가 아닌 얼마나 제대로 무상급식이 이뤄지는 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무상급식하는 게 좋지 않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결국엔 폐지가 되어 버린다면 다시는 시행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급식에 대한 문제점들을 학생, 교사, 학부모 등에게 문의하고 드러나는 문제들을 해결해가면 넉넉한 교육예산으로 질좋은 급식을 제공하게 되면 자연스레 현재의 무상급식의 논란도 종식되지 않을까 합니다.
* 단 한명의 교사와의 대화 후 이 글을 작성했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교사의 의견이 저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순전히 제 추측으로 많은 교사분들이 혹시 저런 생각을 공유고 계시진 않을까 해서 쓴 글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글을 다 쓰고 읽어보니 너무 뜬구름 잡는 얘기에 현실가능한 얘기도 아닌 것 같은 느낌도 조금은 듭니다. 하지만 해야하는 일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