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꾼 꿈이예요. 이게 뭐지 하다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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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시장에 갔다가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졸업 후 처음 보는 것이라 무척 반가웠다.
얘기를 하며 길을 걷고 있는데 이상한 녀석이 나타났다. 나는 한 사람과 함께 걸을 때는 보조를 맞춰 걷지만
두 사람 이상과 동행하게 될 때에는 일행으로부터 3m 정도 뒤에서 따라가는 버릇이 있다. 그렇게 뒤에서
따라가는데 나타난 이상한 녀석은 친구와 동생과 마치 일행인 척 속도를 맞춰서 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친구와
동생은 인식하지 못하는 듯 하다. 저 녀석은 뭐지 생각하는데 이상한 녀석이 동생을 차도로 미는 것이다. 순간
세상이 정지하는 듯 했다. 뭐야, 저 자식이라고 욕지기가 나오고 뛰어 가서 쫓아버리려 했다. 그런데 동생은 그다지
밀리지도 않고 여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상했다. 착각인가 싶어 조금 더 보기로 했다. 그 이상한 녀석은
조금 있다 친구를 밀었다. 뒤쪽에선 차가 달려오고 아찔한 상황이었다. 더는 참을 수 없어 달려가서 그 녀석을 잡았다.
뭐하는거냐고, 미친 자식 아니냐고 흔들었다. 티격태격하게 되었는데 그 이상한 녀석의 동료인 듯한 녀석이 나타났다.
짐승처럼 내게 덤벼들었다. 일대일이라면 그래도 해볼만 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녀석 때문에 난 밀리기 시작했다. 어째선지
내가 달려간 순간부터 동생과 친구는 사라져 있었다. 시장이라 차도 많이 다니고 사람도 많고 점포는 열려있었고 낮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수세에 몰린 나는 그저 달아나기 바빴다. 뛰어가면서 마구 소리를 질렀다. 경찰을
불러주세요. 맞은 편에서 오던 사람들을 붙잡고 도와달라고 말했지만 모른 척 지나간다. 그 사이에도 나는 맞고 있다. 다시 뛰면서
영업 중인 점포로 들어가 주인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말한다. 무시당했다. 나는 끌려나와 집중적으로 구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저항하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한 녀석이 커다란 벽돌을 드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났을 때 머리가 아팠다. 온몸이 쑤시고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어두웠다. 어두운 정도가 아니라 캄캄했다. 밀실에 불이 꺼져있었다.
어떻게든 일어서려 했다. 그 때 문을 열고 사람이 들어왔다. 뒤쪽에서 불빛을 받은 사람은 실루엣만 보일 뿐 얼굴을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은
네가 잘못한 것이니 괜히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라.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돌아가라. 그는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나갔다.
나는 왜 내가 이 작은 방에 구겨진 채 쳐박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가까스로 일어섰다. 방을 나서니 형광등에 눈이 부셨다. 몇 사람이 보였다.
파출소였던 모양이다. 누구도 날 아는체 하지 않았다. 내가 마치 거기 있다는 것마저 모르는 모양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나갔다. 얼마간 갔을까.
더는 가지 못하고 버스정류장에 들어가 누웠다. 이미 밤이었고 그대로 잠들었다.
악몽을 꿨다. 일어나 앉으니 머리가 조금은 맑아진 듯 했다. 왜 내가 맞아야 했는지 왜 파출소에서 일어난 것이고 내가 나갈 때 아무도 날 모른 척
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골방에서 내게 말한 녀석의 말이 무엇보다 화가 났다.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왜 모든게 내 탓인가.
파출소로 가기로 했다. 마침 한 사람밖에 없었다. 무언가를 옮기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다. 내 시선을 피하며 과장님
에게 물어보라 한다. 그가 눈짓으로 가리킨 곳에는 지하로 향하는 문이 열려 있었고 마침 과장이란 사람이 커다란 종이상자를 안은 채로 올라오고 있었
다. 방금 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하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었다. 나는 골방의 문을 열고 내게 말했던 사람이 서장이냐고 물었다. 서장은 아니라고
했다. 서장은 아니고 서장과 잘아는 어떤 위원회의 위원장이라고 했다. 그 때 파출소의 문이 열리고 수 명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난 꿈에서 깨어납니다. 이게 뭐죠. 파출소에 서장이 있고 과장이 있고 이런 부분은 무시해주세요. 그냥 꿈이었으니까요. 앞으로 몸사려야 하나
요. 정말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지금도 몸이 아프네요. 꿈에서도 악몽을 꾸다니 그저 악몽일 뿐이겠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