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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4784
[뉴스포스트 = 도기천 기자] 서울 시내 대규모 아파트단지 입구에 일제시대 ‘일본군 장교 관사 단지’가 복원돼 논란을 빚고 있다. 또 이 일본군 관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본인학교가 최근 개교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두고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복원을 추진한 문화재청과 SH공사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형국이다. 해당 지자체는 이곳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뉴스포스트>가 그 경위를 심층 취재했다.
맞은편엔 일본인학교…역사성·위치 둘러싸고 논란
석연찮은 복원과정…문화재청· SH공사 책임 전가
취재 결과, 복원된 관사는 1930년대 대동아 전쟁을 수행하던 일본군의 장교숙소로 확인됐다.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아파트 10단지 입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소위 중위급 장교숙소 1곳과 대위급 숙소 1곳 등 모두 2개동과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장교숙소에는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각종 도구와 살림살이가 그대로 복원돼 있으며 현관과 거실, 3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또 마당에는 우물과 두레박, 정원 등이 당시 모습대로 복원돼 있다. 또 관사 지붕을 따로 전시해, 당시 건축 자재, 설계 구조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뒀다. 동과 동 사이에는 방공호가 복원돼 당시 전쟁 상황의 긴장을 느끼게 한다.
1. 1930년대 만들어진 방공호를 일본군관사 앞에 복원했다. |
관사는 전형적인 일본식 목조건물이다. 한때 22개동에 이르렀다는 일본군 관사 단지 중 대표적인 2개동을 복원 한 것. 해당 자치단체인 마포구가 조성한 근린공원내에 자리잡고 있으며, 규모는 대위급 숙소가 98.8m, 소위중위급이 75.3m이며, 방공호, 전시관, 관리사무소, 체육시설, 쉼터, 생태연못 등 공원전체 면적은 17600m(약5300평)에 이른다.
국내 유일 ‘일본군 관사’
이에 따라 SH측은 상명대 박물관팀에 유물조사를 의뢰하게 되고, 일본군 관사 단지의 상세조사 부분은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안창모 교수팀이 맡게 된다. 또 한강문화재연구원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 착수하는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 본격적인 복원에 착수한다.
현황조사 및 실측-->문화재청 정밀조사-->이축 복원할 부지선정-->복원공사 등 약 3년에 걸쳐 복원작업이 진행됐으며, 지난 10월경 총사업비 30여억원을 들여 복원이 완료됐다.
복원 후에는 ‘택지개발촉진법’ 등 관계법령에 의거, 지방자치단체로 기부채납되며, 모든 관리운영권은 해당 지자체인 마포구가 맡게 된다. SH공사측은 이달 초 인수인계와 관련된 사항을 마포구청에 공문으로 통보했다.
마포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근린공원안에 (일본군 관사가) 조성됐으므로, 공원녹지과가 관리 운영할 계획이며, 정식 문화재로 등재되면 문화체육과가 맡게 된다”고 밝혔다.
SH공사측은 “마포구청에 기부채납 절차를 밟고 있으며, 문화재 등록도 정식으로 (마포구청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마포구청은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이 이미 ‘역사적 보존가치’를 인정한 만큼 문화재 등록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초 쯤에 문화재로 지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복원 사업의 사령탑 역할을 한 안창모 교수는 “일본군 장교 단지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복원된 사례는 국내에서 유일하다”며 “생활문화유산은 발굴 보존된 사례가 많지만, 군대문화유산을 복원한 경우는 매우 드물어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통학로 한가운데 ‘눈살’
문제는 복원된 일본군 관사의 위치다. 관사는 총12개 단지 1만여 세대가 거주하는 메머드급 아파트촌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아파트단지 주변에는 서울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DMC에는 디지털매직스페이스,누림꿈스퀘어, LG씨앤에스, 팬택, CJ엔터테인먼트, KBS미디어센터 등 공기업과 대기업 30여곳이 입주를 완료했으며, MBC를 비롯, YTN, SBS 등 언론사 신사옥 건물들이 한창 공사 중이다.
복원된 관사들은 10단지 아파트 앞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관사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있어 10단지 주민뿐 아니라 인근 11,12단지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이곳(복원 관사)을 통과해야 한다. 또 인근 상지초, 상암중, 상암고 등으로 통학하는 학생들도 이 자리를 거쳐야 한다.
인근 주민 오모씨(50)는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학교로 가려면 일본군관사 자리를 거쳐야 하는데 오갈 때마다 착잡한 심정이다. 문화재로의 복원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통학로에 (일본군관사가) 자리잡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밤에는 불빛마저 없는 빈집(일본군관사)들이라 지나갈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구의원인 오진아씨(40·여)는 “아이들이 뛰노는 아파트 단지내 근린공원에 침략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유물이 복원되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며 “마포구청,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에 따져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년 정초에 개관 예정, 논란일 듯
일본군 관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최근 개교한 일본인 학교도 논란거리다.
원래는 강남구 개포동에 학교가 있었으나, 상암동에 택지가 조성되면서 서울시로부터 상암동 DMC A1-2 부지를 사들여 교사를 신축, 올해 9월27일 이전 개교했다. 서울에서 하나뿐인 일본인학교는 건축면적 5,442.93㎡, 연면적 15,686.09㎡ 규모로 지어졌다. 유치원에서 중학과정까지 가르치며 학생수는 400여명 정도다.
일본인학교 개교 시기는 일본군관사가 복원 완료된 시점(올해 10월초 복원완료)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H공사에서 일본군관사 복원 부지를 정할 때 일본인학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선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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