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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5813
    작성자 : 비엠티
    추천 : 10
    조회수 : 1032
    IP : 223.62.***.37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6/07/04 14:38:53
    http://todayhumor.com/?love_5813 모바일
    첫 사랑이 결혼을 한다고 한다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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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에 만나 5년이란 시간동안 서로를 지켜줬던 사람이 있었다

    연인보다 친구같은, 오빠 동생같은 관계가 되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거 하나하나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

    그 사람 덕분에 친구들보다 난 일찍 철이 들어 열심히 준비했고 덕분에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그러나 조금은 아프게 이별한 우리는 쉽게 서로를 정리하지 못했다

    헤어진 후에도 계절이 바뀜에 따라 장마를 보며, 낙엽을 보며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며 안부를 묻고

    가족 이야기, 친인척 이야기까지 나누는 우리를 주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연인이 아닌 동료이자 가족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그러한 이유로 자연스레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이고


    시간이 지나 난 결혼을 하게 되었다

    너에게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말을 하였고 이제는 서로 연락을 하지 못하겠지만

    혹시라도 결혼을 하게되면 편하게 연락을 달라고 마지막으로 부탁하였다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싶었고, 무언의 끝맺음을 하고 싶었던 나의 이기심이었달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을 때, 서로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 즈음

    오늘 아침 연락이 왔다

    좋은 사람을 만나 자신도 결혼하게 되었다고

    솔직히 고마웠다, 안 그랬으면 난 계속 너의 결혼소식을 기다렸을거고

    내가 너와 친구관계를 계속 유지하여 너의 혼기를 놓치게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사는 곳이 달라 만날 수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마주친다면 서로의 배우자에게 당황하지 말고 잘 둘러대자며

    우스개소리를 하던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비엠티의 꼬릿말입니다
    친구로 지내는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수천가지의 이야기 꾸러미를 공유했던 우리다

    우리가 24살에만 처음 만났어도 결혼을 했을거다 라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어쩌면 그건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에 대한 미련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헤어진 이후 단 한번도 너의 손끝조차 잡아본적 없는 나의 마음가짐이
    사실은 너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과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알아줬으면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와 다시 시작하지 않은 이유는 절대 20살의 우리가 나눴던 감정의 순간을
    이제는 느껴볼 수 없고 그에게서 오는 실망감이 우리의 추억을 못나보이게 할까봐였다

    이제는 내 첫사랑이 누군가의 끝사랑으로 잘 살아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그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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