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 픽이 잡히는 소리가 해드폰에 울려퍼졌다.
난 약간의 기대를 가진 채 모니터 상단으로 시선을 옮겼지만 1픽의 닉네임은 내 것이 아니였다.
2픽에도, 3픽에도 내 닉네임은 없었다.
난 무인권이였다.
슬픔을 뒤로한 채 서폿이라고 적힌 특성을 클릭하고 채팅창으로 시선을 돌리자
우리팀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싸우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벤이 원인인 것 같았다.
벤 목록에는 니달리 ,애니비아, 그리고 미스포츈이 반짝이고 있었다.
난 이번 판도 혼돈의 카오스일 것 같다고 생각하며 슬쩍 전적검색을 돌렸다. 3픽의 전적이 어마무시했다.
최근 승률 100%, 이건 대리 아니면 부케다 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버스케리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픽창을 보고 있었을 때 엄청난 사실을 발견했다.
3픽이 정글을 픽박은 시점까지 탑이 나오지 않은 것이였다.
1픽이 이즈리얼, 2픽이 아지르, 3픽이 리신을 하면서 무인권인 나에게도 탑 라인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였다!
난 떨리는 가슴을 손으로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4픽을 불렀다.
"4픽형 나 탑가면 안될까?"
4픽은 아무 말이 없었는데 잠수중인 것 같았다.
다시 우리팀이 픽을 할 차례가 되자마자 난 나서스를 클릭했다.
그래도 4픽은 아무 미동도 없었는데 화장실이라도 간 듯 했다.
10초가 남았을 무렵에도 4픽의 초상화는 물음표였고 난 닷지를 예상하고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다음 픽창에서는 1픽이기를 매라신에게 빌던 내 시야에 무엇인가가 반짝였다.
1초를 남기고 4픽이 티모를 킬픽한 것이다.
난 당황해서 얼른 마우스로 손을 옮겼지만 이미 픽 순서는 저쪽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이즈리얼은 욕설을 내뱉으며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며 부활텔포를 들었고 난 식은땀을 흘리며 이즈를 다독였다.
티모는 아무 말 없이 점멸 점화를 들었다.
그의 바꾸기 전 스펠은 부활텔포였다.
소환사의 협곡은 오눌도 어김없이 트롤들을 품은 체 아침을 맞았다.
티모는 시작하자마자 탑으로 달려갔고 이즈는 뭔 나서스 서폿이나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래도 던지지 않고 도란검을 사는 이즈를 보며 난 이번 판에서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천갑옷 5포를 들고 와드토탬을 산 뒤 천천히 작골로 리쉬를 하러 갔다.
리신과 열심히 함께 작골을 때리는데 탑에서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티모가 다리우스에게 퍼블을 딴 것이였다.
놀라운 마음에 탑으로 시선을 돌리자 타워 앞에 비참하게 죽어있는 다리우스의 모습이 보였다.
티모는 반피도 넘게 남아있었다. 나는 티모도 케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즈의 재촉에 천천히 봇으로 걸음을 옮겼다.
더럽게 느린것이 선신발 할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적 봇라인은 흑형과 노란 깡통이였는데 같은 노란색끼리 마음이 통했는지 자주 이즈가 끌려갔다.
그럴 때 마다 난 루시안에게 야위어라를 걸었지만 역시 운동권 흑형과 하루히덕후의 피지컬은 하늘과 땅 차이였는지
이즈는 콩 대씩 맞고 강제귀환 당할 뿐이였다.
이즈도 열심히 Q짤을 날려 보았지만 로또보다 낮은 적중률을 가진 신비한 화살로는 흑형을 막을 수 없었다.
이즈가 집에 가면 난 혼자 쓸쓸히 남아 Q를 미니언에 찍었다. 하지만 나의 세심한 컨트롤에도 불구하고 탑 미니언과 봇 미니언은 제조공정이 다른지 10 정도의 피를 남기고 증발해버렸다.
그럴때마다 이즈는 날 선인장이라고 비꼬았다.
이즈가 집에 간 사이 아지르와 리신이 갱을 왔다.
리신은 엄청난 손놀림을 보이며 루시안에게 인섹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빠른 반응속도로 점멸을 쓴 흑형은 용 쪽으로 튕겨질 뿐이였고
대신 호응하려던 비둘기가 노란색 콜라보 효과로 적 타워 안으로 끌려갔다.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맞로밍을 온 제드에게 야위어라를 써 주는 것 뿐이였고 더블 킬 소리가 봇에 울려퍼졌다.
리신과 아지르는 블랭을 대리고 사망하였고 집에서 돌아온 이즈는 전체 채팅으로 갱승리신, 트롤리신 이라고 욕을 했다.
이즈리얼의 아이템 창에서 여눈이 반짝였다.
내 Q스텍이 39가 되었을 무렵 이즈리얼이 용에 도움 핑을 찍었다.
리신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티모님 용한타하게 내려오세염"
티모는 말없이 용을 향해 이동중 핑을 찍었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난 용을 먹을 수 있을까 의심이 들어 팀 킬수를 비교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11:14라는 준수한 차이정도가 벌어져 있을 뿐이였다.
티모가 다리우스에세 7킬을 따낸 것이였다.
티모버스가 눈 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난 행복한 발걸음으로 용 앞에 달려갔다. 거기에는 티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전부 모여있었다.
아지르가 나에게 물었다.
"님아 핑와 없음?"
난 내 아이템 창을 힐끔 쳐다보았다. 광희의 검이 파랗게 반짝였다.
"아까 씀"
"ㅇㅇ"
난 사실 와드를 산 적이 없다.
용은 4명이서 때리자 빠른 속도로 피가 줄어들었다.
용 피가 반쯤 남았을 무렵 아지르의 가슴팍에 붉은 X자 모양이 반짝였다.
어디선가 깡통소리도 나기 시작했다. 나는 빠른 컨트롤로 점멸을 클릭해 벽을 넘어 도망쳤고
제드는 전설이 되었다.
아지르와 이즈가 욕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싸우기 시작했다.
티모케리 버스가 트롤들 덕분에 침몰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제드를 키운건 아지르였지만 선 여눈을 간 이즈에게 발언권은 없어 보였다.
난 다시 봇으로가 미니언을 깍기 시작했다.
-중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