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자. 제발 1번부터 찍지 말자. 좀 더 알아보고 투표하자. 이건 아니다.
얘기를 몇 번 해봤는데 부모님께서 하시는 소리는 이거군요.
그만해라. 나 먹기 살기도 가족 먹여살리기도 힘들다. 그런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내가 한다고 뭐가 바뀌냐. 너부터 잘해라.
사람들 뭐만하면 대통령 까는데 다들 얼마나 잘났길래 그러냐.
.......................................설마설마 했는데 우리 부모님이 콘크리트층이였을 줄은 몰랐네요.
여기서부터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습니다.
ㅇㅁㅂ ㅂㄱㅎ 얘기 꺼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버리는 줄 알았네요.
ㅂㅈㅎ가 경제 살려놨으니까 된거 아니녜요. ㅇㅁㅂ ㅂㄱㅎ가 잘못한게 있겠지만 그거 신경 쓸 힘도 없데요.
이거 듣는 순간부터 뭔가 쎄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ㄱㄷㅈ 전대통령과 ㄴㅁㅎ 전대통령을 엄청 까시던군요.
그래서 내가 왜요? 왜 싫어요? 라고 물으니까. ㄱㄷㅈ 전대통령은 자기 실속만 챙기는 사람이고 ㄴㅁㅎ 전대통령은 사람이 야비하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 부모님한테서 그런 소리가 나오다니요.
제가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를 근거를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왜 ㄱㄷㅈ 전대통령은 자기 실속만 챙기는 사람에 ㄴㅁㅎ 전대통령은 야비한 사람인지
끝까지 이유를 못 대십니다. 그러다가 결국 끝에서 하시는 얘기는 주위에서 그렇게 들어왔다고 합니다.
..................결국 여기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뭐 요즘 젊은이들 관해서도 얘기했지만 그것도 뭐 안 좋게 끝났어요.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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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차마 부모님께 드릴 수 없었던 말을 그냥 쏟아 놓겠습니다.
부모님 살기 힘드신거 알겠습니다. 그런데요 투표는 권리에요. 우리가 정치인들한테 내새울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걸 포기 또는 아무생각 없이 하시다는건 난 윗사람들이 어떻게해도 입 다물고 있겠다는 겁니다.
아니 실제로 입을 다물고 계시긴하네요. 윗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표본으로요. 나 먹기 살기 힘드시다고 하셨죠?
그 말이 맞아요. 지금 당장 저도 갑갑합니다. 젊은이들 3포 5포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에요.
솔직히 나중에 저한테 기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 말씀마따나 요즘은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든 세상입니다.
도대체 왜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렇게 정확하지도 않은 이야기는 좋아라 듣고 믿고 또 우리에게 막 보내시면서
제가 하려는 다른 정치 이야기는 당장 듣기 힘들다는 핑계로 안 들으시려하나요?
부모님 지금 신경 쓸 거라고는 당장 어떻게 먹고 살지와 신앙 뿐이라고 하셨죠?
성경에서 윗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다고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하셨죠? 그거 좋습니다. 그걸 말릴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부모님 성경에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용이다. 이런 말씀도 있어요. 백날 기도만하다고 들어주신다고 하신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모르는게 있으면 배워야되는거 아닌가요? 모르는건 삼척동자한테도 가서 배우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무식이 자랑은 아니지 않나요? 저는 다음 총선 대선 이후로 희망이 안 보이면 그냥 독립이 아니라 다른 데로 갈까 합니다.
똑같이 굶어도 여기는 아니라고 해요. 왜냐고요? 뭔가 문제가 있으면 바꾸려고 해야되는데 부모님은 당장 눈앞의 문제를 처리하신다면서
바꾸시려는 노력도 안하시는걸요. 그 때 되서 저한테 못됬다고 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몇 번이나 투표하자, 무작정 1번 찍는건 그만하자라고 말씀 드렸지만 그 때마다 번번히 똑같이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셨으니까요.
저는 부모님께 더이상 정치에 관해서 얘기를 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