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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 새정치연합 0대3 전패 가능성 크다 |
보궐선거 핸디캡에 조직 투표 한계, 관악·성남·광주 어디도 쉽지 않아… 정권심판론 힘 받을까 |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의원직 상실로 인해 치러지는 오는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일고 있지만 재보궐 특성상 조직 투표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선거가 치뤄지는 서울 관악을과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의 구도가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승리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서울 관악을을 꼽고 있다. 새누리당은 오신환 관악을 당협위원장으로 일찌감치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역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오신환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5%포인트 차이로 패한 적이 있지만 지역 기반이 탄탄해 무시할 수 없는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18대 국회의원이었던 김희철 후보와 청와대 대변인 정태호 후보, 대호건설 대표인 송광호 후보가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선 김희철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는 전직 구청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재보궐 특성상 조직표 동원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관악을은 이해찬 의원이 4선을 지내는 등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실정에 대한 정권심판론도 강하게 불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전제로 한 질문이긴 하지만 "현재 전반적인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내년 총선에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 중 어떤 이슈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여론전문기관 리서치뷰의 조사 결과 정권심판론(46.1%)이 국정안정론(40.7%)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지역이 3곳이다 보니 여론의 주목을 집중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서울 관악을의 경우 여야 지도부들의 총공세가 예상돼 정권 심판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권심판론이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야권의 승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당직자는 "다른 지역보다는 관악을이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을 한다면 승산 가능성이 커 여건이 낫다고 본다"면서도 "역대 보궐선거를 보면 30% 안팎의 투표율을 보인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남성보다는 가정주부가 주요 투표 계층으로 새누리당에 유리한 계층이다. 보궐선거의 핸디캡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정부 인사 난맥, 불통 이미지 등 이슈로 보면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고개를 들 수 있지만 바람를 탈지 보궐선거의 낮은 투표율에 묻힐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 김미희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4. 29 재보궐선거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 ||
또한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3파전으로 치르게 된다. 정권 심판 여론이 우세하면 역대 제3당 후보는 3% 정도의 득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인물론 대결로 가면 이상규 전 진보당 의원의 득표도 상당할 수 있다.
이상규 전 의원이 파란을 일으켜 승리하거나 파괴력있는 득표 결과가 나온다면 진보당 해산의 부당성이 부각되면서 정부 여당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전 진보당 입장에서도 진보당 존재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재보궐에서는 당선자와 낙선자의 차이가 1000~2000표 사이이기 때문에 이상규 전 의원은 위험한 요소로 볼 수 있다.
성남 중원은 서울 관악을 보다 야권에 불리한 여건이 많다. 성남의 한 인사는 노골적으로 “게임이 안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은 18대 의원이었던 신상진 후보를 공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대변인을 역임한 김창호 후보, 은수미 비례대표 의원, 정환석 지역위원장, 홍훈희 변호사가 경선을 벌이고 있다. 김미희 전 진보당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경선 후보들, 그리고 무소속 김미희 후보로 삼자 대결을 가상해 지지 의사를 물은 결과 신상진 후보는 12.4%부터 20.4% 포인트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리서치뷰 여론조사)
지난 18대 성남중원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당시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는 42.96%를 득표했고 이어 통합민주당 조성준 후보는 36.61%, 민주노동당 정형주 후보가 13.60%를 득표했다.
하지만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야권연대 후보로 나서면서 46.77%를 얻어 신상진 후보(46.11%)를 눌렀다. 야권연대의 파괴력을 보여준 결과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연대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삼파전 혹은 국민모임 신당까지 가세해 새누리당 대 야권 세력들의 각개전투가 되면 야권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새정치민주연합 성남시 한 의원은 "본선으로 가면 새누리당이 이긴다고 봐야 한다. 신상진 후보가 보궐선거로 들어와 18대에서 당선되고 난 뒤 우리가 양보해 김미희 전 의원이 당선됐다"면서 "야권연대를 통해 당선됐는데 진보당이 해산됐다고 부당성을 알린다고 출마한다는 것은 지역민 눈으로 볼 때 명분이 적다. 일대일로 맞붙어도 당선이 불투명한데 진보당이 이번엔 양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이 이기려고 한다면 바람을 탈 수 있는 지역 이슈를 만들어 전국의 주목을 받고 역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성남 중원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 | ||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에서도 성남 중원은 버리는 패로 보는 분위기다. 핵심 당직자는 "성남 중원은 조직력이 많이 이완돼 있다. 진보당 쪽도 관악보다는 전 통진당 지지율이 10% 정도를 받는 막강한 동네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골치가 아픈 지역으로 꼽는 곳은 광주 서구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를 텃밭으로 생각했지만 강력한 변수가 생겼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광구 서구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해지면 손쉽게 당선될 수 있었는데 천정배 전 장관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나타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조영택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천 전 장관의 파괴력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광주 서구을은 진보세력 자존심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 맞서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당선되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토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더욱이 국민모임과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범시민대책위 등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맞서 범야권 후보로 천 전 장관을 지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괴력이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광주 시민은 또한 지난해 7. 30 재보궐선거에서 천 전 장관이 권은희 의원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 권은희 의원 공천에 천정배 전 장관 죽이기라는 여론이 일었다.
광주 시민 선아무개씨는 "7. 30 재보궐선거에서 권은희 의원보다 천정배 전 장관이 낫다는 여론이 많았고 이후 천 전 장관이 가족까지 광주로 데려와 평판이 나쁘지 않다"며 "노무현 정부 법무부장관으로서 이미지가 좋은데 참여정부 비서실장인 문재인 대표와 같이 일했던 천 전 장관이 왜 탈당해 갈등 구조에 놓였는지 논쟁을 벌이면서 광주 시민이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주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이 천 전 장관의 탈당에 대해 "탈당으로 인해서 분열된 모습이 절대 광주정신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지역 분위기는 사뭇 다른 셈이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천 전 장관의 탈당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핍박을 박고 쫓겨나간 모양새가 아니기 때문에 탈당 명분이 약하다고 보고 광주 시민의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 ||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탈당 명분이 부족하다고 공세를 펼치더라도 일당독식구조에 광주 시민의 반감에 더해 천 전 장관의 인물론이 더해지면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광주 지역언론들도 천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선거다운 선거를 해볼 수 있다’는 광주 시민들의 민심을 전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당직자는 "최악의 경우 3패라는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가 합리적 판단을 하고, 관악을에서 이기고 성남 중원에서 지면 2대1로 성적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광주만 이기고 1승 2패가 되면 부정적 여론이 있겠지만 보궐선거 특성만 발동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 체제가 이번 공천을 전략공천이 아닌 자율경선에 맡겨 ‘친노 대 비노’의 갈등 요소를 최소화시켰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당직자는 "과거 친노 대 비노 갈등으로 도배질 당하면서 선거에 졌는데 이번 선거처럼 공천 잡음이 없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기본 체력은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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