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으로 연수 교육을 떠나는 아침입니다.
"아빠 어디가?"
천진한 눈 빛으로 묻는 아들 어차피군을 보니
장난기가 생기더라구요.
"응 아빠 집 나간다. 엄마랑 잘살어.."
"에이 고진말.... 진짜야?
"자식 진짜지 너 아빠가 거짓말 하는거 한두번 봤냐?
(이게 아니구;;) 이번엔 진짜야...-_-"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긴채 서있던 어차피군.
굳은 표정으로 한마디 던집디다.
"아빠..."
"어 왜?"
"그럼 마지막으로 천원만~~~^.~ "
" (_-_;;)~ "
제길 내가 졌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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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었어요.
같은 중학을 나온 저와 제 친구는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를 가게 되었죠.
반도 같은 반이라 저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알프레도!! 제발 내 인생에서 로그아웃좀 해줄래?"
그러지 제 친구는
"신파야 너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로딩중이야 아흥~"
하면서 저를 끌어안는게 아니겠~ 어요?
느끼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저는 친구를 받아들이기로 하였죠. (무슨 소린지;;)
때는 학기초였고 그맘 때의 남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거에~요.
'학기초에 잡아놔야 돼!!'
동네 똥개도 첫 만남에서 승패가 결정되듯이
고딩시절을 편히 보낼려면 학기초는 매우 중요한 시기죠.
다행히 친구녀석은
중학교 때부터 이미 탈영병 소리를 듣던 한 인상하는 친구였답니다.
친구랑 싸워본 녀석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마치 삼촌을 보는거 같아서 손이 안나가;;;"
정말 그럴거 같았어요.
저에게 가소롭단 시선을 보내던 반 녀석들도
제 친구를 보곤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했으니까요.
크리스탈 처럼 맑고 순진한 학생이었던 저는^^;
친구덕에 편한 학창시절을 보낼거라고 생각했겠죠?
근데 말이죠....
학기초에 잡아둬야 할건 학생 VS 학생만의 일이 아니더라구요.
선생님과 학생간에도 숫컷들만이 감지할 수 있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거니까요. -_-;
첫 국민윤리 시간이었어요.
국민윤리라는 단어가주는 온화한 이미지 때문에
우리는 긴장을 늦추고 있었죠.
강아지라는 별명에 맞게 키가 작달막한 선생님이었어요.
인자한 표정의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저는
선생님의 눈 빛에서 뭔가모를 강렬한 포스를 느꼈어요.
'웃, 머지? 저 광기처럼 보이는 느낌은..-_-?'
그 때 제 친구는 아무생각없이 아주 거만한 자세로
맨 뒤에서 껌을 쩍쩍 씹으며 건들대고 있었죠.
양아스럽게 무릎을 달달 떨어가면서요.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어주기까지 하더라구요.
전 제가 감지한 불길한 느낌을 친구에게도 알려주려했지만~~~~~~~
그런데...그만!!!!!!!!!!!!!!!!!!!!!
늦어버리고 만거에요..-_ㅠ
선생님은 제 친구를 잠시 쳐다보더니..
허숙희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어요.
"저 뒤에 건들대는 새낀 머꼬? 일 나와바라."
마치 지하세계에서 울려퍼지는 음성 같았죠.-_-;;
엉겹결에 지명당한 제 친구는
ㅡ.ㅡ! <==이런 표정을한채 교단으로 나갔죠.
친구가 나오자 윤리 선생님은..
"뒤로 돌아바라" 하시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반 애들 모두는 뒤로 돌아선
친구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있었죠.
'머야? 겨우 노래 한자락 시키려는건가?
역시 윤리 선생님 답군....평화적이야..'
하는 낙관론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어요.....
"이 색갸!!!!!"하는 괴성과 함께 선생님은
제 친구의 더부룩한 머리를 양손으로 덥썩 움켜잡더니...
미친듯이 전후좌우로 흔드는게 아니겠어요?
마치 광빠순이 헤디벵잉하듯이 말이에요.._-_;;
무시무시한 광경이었어요.
키는 작지만 다부진 체격을지닌 선생님..힘이 장사더라구요.
저러다...머리통이 어깨에서 뽑히는게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_-;;;;
"아아아악!!!!!!!!!~~~~~~~"
우리는 친구녀석의 단발마적 비명과
흐르는 눈물과... 뿌리는 콧 물과
한 인상하던 얼굴이 우스꽝스런 형태로 변해가는 동영상을
리얼타임으로 볼수가 있었죠.
"이누마야 내 학교 다닐땐 선생님 그림자도 안밟았다 아이가?
문디같은 새끼가 어서 건들거리노 건들거리긴..!!응?응?"
"아아아악!!!!!!!!!~~~~~~~"
"또 그럴기가 안그럴기가?"
"아아아악!!!~~안그럴게요~~~"
"새꺄 그 말을 어케 믿노? 니 오늘 함 디지바라~~"
"아아아아악!!~~~~~"
끝없이 지속될 것 같던 강제 헤드뱅잉 어택은
족히 5분은 걸려서 녀석의 머리털을 양손에 한줌씩
생으로 뽑아내고 나서야 멈췄어요.
마치 촉망받는 박수 무당의 신내림 굿 한판을 본 것 같았죠..(-_-;;)
나중에 선배들에게 듣고나서야
강아지라는 선생님 별명은 강아지란 단어 앞에
미친... 뽕 맞은...도살장에서 도망나온...
등의 수식어가 빠져있다는걸 알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후였죠.
양손에 뽑힌 머리카락을 가득 움켜쥔채로
선생님은 가뿐 숨을 몰아쉬며 말씀하셨어요.
"드가라 문디새꺄! ☞"
스탈 완전히 구겨버리고
옆 머리 양쪽에 땜통마저 생긴 친구 녀석은
소매로 흐르는 눈물 콧물을 닦으며 징징 울면서 자리로 돌아갔죠.
인상으로 학기초에 잡아보려던 야망을 접은채 말에요.
폭풍이 가라앉고 해일도 잦아들자...
수업이 시작됐어요.
숨소리조차 없었죠.
대한민국 고교역사상 가장 엄숙한 윤리시간이었을거에요.
친구녀석 역시 우수에찬(?) 젖은 눈으로
얌전히 수업을 받고 있었죠.
선생님이 칠판에 판서하는 분필 소리만 들렸어요.
딱.딱.딱.딱...
청아하기까지한 그 분필소리가
그렇게 인상적일 수가 없었죠.
그런데...그만!!!!!!!!!!!!!!!!!!!!!
딱.딱.딱............뚝!!
갑자기 분필이 부러지면서 딱.딱 딱 하던 소리가 멈췄어요.
선생님은 글을쓰던 자세로 동작을 멈춘채 한 참을 서있더군요.
우리는 숨을 죽인채 주시하고 있었죠~
선생님은 천천히 몸을 돌리면서 말씀하셨어요.
"으씨!!승질나니까 되는 일이 없네....
아까 그색기 다시 나와바라~"
그 녀석: 허걱 ㅡ.ㅡ! (또?;;;;;)"
그리곤.....
공포의 강제 헤드뱅잉 어택이 리바이벌 되었어요~
"아까 와구랬나? 니 와그랬어?"
"아아아아악!!!!!!!!!!~~"
"니땜에 되는 일이 없어!!!"
또다시 비명이 길게 이어 졌어요.
계속...
쭈욱...
마치 영원처럼~~
우리는 두려움에 떨며 마음 속으로 외쳤죠...
"선생님 그만하세요 지금의 행위는
단지 윤리 선생님은 인자할거란 편견을 버리지 못한
불쌍한 녀석을 두번 죽이는 거에요~~~" 라구....
한 방에 자신의 존재를 강력하게 각인시킨
윤리 선생님의 공포스런 모습은 이후엔 보여주지 않으셨죠.
아니.그럴 필요가 없었다는게 맞을 것 같네요.
첫 수업 이후..
윤리시간은 오직 선생님의 분필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으니까요..(__
우린 윤리수업에 들리는 그 분필소리를...
'사운드 오브 사일렌스'라고 불렀어요.
나중엔 윤리선생님의 일반적 이미지인
온화한 모습만을 볼 수 있었는데.
첫 날은 왜 그렇게 와일드하셨던 건지...... -_-a
사건의 해답을 얻게된건 세월이 한참 지난 후
학교 선생으로 있는 동창과의 어느 날 대화에서였어요.
신파: 야 오랫만이다 요즘 바쁜가 보네?
선생친구: 어 그래..요즘 학기초라 신경쓸게 좀 많아서..
신파: 학기초엔 원래 바쁜거냐?
선생친구: 아냐.. 애들하고 실갱이 좀 하느라고. 그저 애들은...........
신파: 애들이 머?
선생친구: 애들은 그저....
무조건 학기초에 잡아놔야 돼!!! -_-+++ 빠직!
신파: 아하~ *_*....그런거였구나 ㅎㅎㅎ
◆글쓴이: 신파
내 손가락들이 흘러간 자리 위에 그대의 키스를 남겨주오
연약한 미풍과 작은 빗방울들이 나뭇가지를 떨게 하듯
이 보잘 것 없는 글귀들이 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 시라노 드 벨쥬락 서간에서 발췌 -
↑ 럭셔리한 리플유도문 아닌가요? 하하하 ^^
신파라고 합니다.
오유 너무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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