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노 대통령 MBC 출연에 반론권 요구  
제작진 "박대표에게 먼저 인터뷰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선호 기자 [email protected]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일 MBC <시사매거진 2580> 500회 특집에 출연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성헌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은 3일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적 위기 때마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TV출연하여 일방적인 자기선전만 늘어놓음으로서 오히려 상황을 왜곡시키는 것은 정치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과거사문제, 수도이전문제, 국보법폐지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서 할말이 있다면 국회에 나와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 부총장은 "MBC는 동일한 형태로 제1야당 당대표에게도 반론권을 줘야한다"며 "이번마저도 MBC측에서 우리 당의 반론기회를 무시한다면 정치적 요구차원으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성완 부대변인도 노 대통령과 방송사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의의 내용을 담은 논평을 냈다. 김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해당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는 동떨어진 국정 현안을 중심으로 본래의 진행자도 아닌 방송사의 대표적 방송인과 대담을 갖는 것은 값비싼 공공재인 공중파를 이용해 정권과 특정방송이 손잡고 벌이는 정권홍보로 오인받을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방송사 또한 기획단계에서 야당에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대통령과의 프로를 추진한 것은 속보이는 행위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반론권을 요청했다. 김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특정 신문이 편파적이라고 항시 비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방송면허 심의의 이례적 강화를 꾀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협조를 구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방송과 정권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은 '이미 박근혜 대표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한나라당측에서 거절했었다'며 '한나라당의 항의는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 제작을 맡고 있는 최문순 보도제작국 2책임프로듀서(CP)는 "지난 7월 박 대표가 당대표로 재추대되던 시점에 우리 쪽에서 먼저 박 대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며 "한나라당의 항의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CP는 "노대통령의 이번 출연은 <시사매거진 2580> 500회 기획으로 기획된 것으로 MBC측에서 먼저 제의한 것"이라며 "정치적 상황 때문에 출연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사매거진 2580> 500회 특집편은 오는 4일 녹화를 마친 후, 5일 오후 9시45분부터 50분간 방송될 예정이다.

이선민·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