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을 보고, 나는 스텐포드 대학의 감옥실험이 떠올랐습니다. N번방의 가해자들. 그들은 감옥실험의 참가자들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도록 길들여진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들은 N번방이라는 폐쇄된 감옥에서 간수처럼 행동했을 뿐입니다.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이 특별히 우리 사회에서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으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그들의 모습은 평소의 바로 약자를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N번방의 가해자들. 그들은 사악했습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 처벌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보다 사악한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법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법이 정해놓은 만큼만 처벌받으면 됩니다. 법은 정해진 만큼만 처벌할 능력이 있을 뿐, 악을 심판할 힘도 없고 권한도 없습니다.
그런데, N번방 가해자들을 보고 특별히 분노하고, 특별히 법으로 엄벌하길 원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나는 불편합니다. 그런 우리들은 법치주의의 적들이고, 또다른 의미의 간수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