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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57680
    작성자 : 루이비스
    추천 : 16
    조회수 : 654
    IP : 175.213.***.44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3/12/22 09:23:48
    http://todayhumor.com/?pony_57680 모바일
    [더스크 샤인] 02. 지옥에서 올라온 저주받은 무도회 티켓上

     

     

     
    dusk_shine_nstyle1_by_johnkapid-d4dh9hn.png

     

    더스크 샤인의 예기치 못한 연애 생활

    The Unexpected Love Life of Dusk Shine

     

     

    02. 지옥에서 올라온 저주받은 무도회 티켓 (上)

    The Celestia-Damned Gala Tickets from Tartarus

     

     

    ***

     

     

     

     

     

    더스크 샤인은 스윗 애플 에이커의 많은 흙길 중 하나에 과일 짐을 내려놓고 있었다. 아삭한 사과 향기가 그의 폐를 가득 채웠다. 그동안 스파이크는 더스크의 등에 걸터앉아 사과 하나하나를 검사하며 질이 안 좋은 것들을 옆으로 휙휙 던져버리고 있었다.

     

    "골든 딜리셔스 사과 수확하는 거 도와 줘서 고마워, 더스크." 애플잭이 평소처럼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야 뭐, 애플잭." 더스크는 소극적으로 말했다. "근데 왜 나한테까지 도와 달라고 한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오빠랑 동생도 있잖아. 게다가 애플벅 시즌은 아직 일 주일이나 남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는 생각하던 걸 큰 소리로 말했다.

    애플잭은 으쓱하며 말했다. "내기를 했거든."

     

    아주 잘 하는 짓이다, 더스크. 그는 생각했다. 예쁜 얼굴에 꼬여서 무심코 도박에 얽히게 됐네. "무슨 내기인데?" 그는 물었다.

    "음, 점심 시간까지 내가 이 사과들을 전부 헛간으로 옮기면 빅 매킨토시가 할머니 속옷을 입고 마을을 돌아다니기로 했어!" 애플잭이 웃었다.

    "그럼 네가 졌을 때는 뭘 해야 했는데?" 더스크가 그냥 궁금해서 물었다. 

     

    ---------- 

     

    그날 아침... 

     

    "그럼 오빠가 이겼을 때는 어떻게 하면 되는데?" 애플잭이 도전하듯 말하자 빅 매킨토시가 의기양양하게 씩 웃었다. 

    "내가 이겼을 땐 말이야," 그는 말했다. "넌 하루 동안 스미스 할머니한테 거짓말 해야 돼." 

    "쉽네!" 애플잭이 신나서 소리쳤다. "그게 다야?" 

    "아아니지." 

    "뭔데?" 애플잭은 이미 다 이긴 것 같은 달콤한 기분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재빨리 평정심을 되찾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좋아, 걸린 게 뭐야?"

    "그 새로 온 도서관 사서랑 사고쳤다고 해야 돼." 빅 맥이 속삭였다. 애플잭은 피가 얼어붙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침을 꿀꺽 삼켰다. 할머니가 만약 자기 손주들하고 노닥거리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그 범인을 산제물로 제단에 바칠 것이다. 아니면 무덤 속에 묻어 버리던가. 

    "왜 그래, 애플잭?" 빅 맥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 지금 쫀 거 아니지?"

    그 말을 듣자 애플잭의 뱃속에서 불꽃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절대 쫀 적 없어. 앞으로도 그런 일 없을 거고!" 그녀는 으르렁거렸다. "내기한 거다!" 

     

    ----------- 

     

    다시 현재...

     

    "아무것도 아니야!" 애플잭이 코를 움츠리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

    "음..... 알았어...." 더스크가 살짝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다 끝내서 다행이다. 배고파 죽을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스파이크가 동의했다. "그래도 내가 너희 둘 합친 것보다 더 배고플걸!"

    "스파이크, 네가 한 일이라고는 비만 생긴 민달팽이처럼 내 등에 걸터앉아 있던 것밖에 없잖아." 더스크가 불평했다. "그렇게 사과나 던져버릴 거면 나한테 몇 개 먹여 줄 수도 있었잖아. 한 절반 정도는 꽤 먹을 만 하던데!"

    "나도 배고플 이유 있다 뭐!" 스파이크가 반박했다. "얼마나 바쁘게 일했는지 간식 먹을 시간도 그냥 넘겨 버렸잖아." 그는 마치 자기가 말하는 것이 정말 타당하고 공감되는 이유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듯했다. "너도 알잖아. 자라나는 용은 하루에 열다섯 번씩 꼬박꼬박 간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더스크가 다시 막 뭐라고 하려던 순간 배가 꼬르륵 울렸다.

    "그냥 이 사과들이나 농장으로 마저 옮기자." 더스크가 지친 듯이 말했다. "그냥 밥이나 먹고 싶어."

     

    바로 그 때, 스파이크는 더스크가 살면서 본 사과들 중에 가장 빨갛고 윤기나고 완벽하게 생긴데다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꺼내들었다. 마치 세상 모든 것이 멈춰 이 완벽한 물체를 감상하고 있는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왜냐하면 다른 사과들은 절대로 비교가... *우적*

    스파이크는 구역질나게도 한 입에 사과를 통채로 다 먹어 버렸다. 더스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자기 의붓동생을 경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볼 뿐이었다.

    "... 뭐야?" 스파이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했다. 입가에는 아직도 그 사과 조각들이 묻어 있었다. 둘 사이의 긴장감을 깨뜨리려는 듯이 스파이크는 갑자기 트림을 했고, 마법 불꽃이 확 뿜어져 나오더니 셀레스티아의 왕실 인장이 붙은 편지가 튀어나왔다.

    "방금 뭔가 느껴지지 않았어?" 더스크 샤인이 딱히 누구에게 지칭하지 않고 그냥 말했다.

    "아니." 애플잭이 말했다. "그냥 날씨가 좀 이상한 것 같네."

    스파이크는 그냥 어깨를 으쓱 하며 공주에게서 이제 막 온 편지를 읽어 보았다.

     

    ----------

     

    친애하는 내 제자에게,

     

    너도 알듯이 올해도 그랜드 갤로핑 무도회가 돌아오고 있단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너도 초대되었지. 내가 예상하건대 너나 스파이크는 둘 다 또 '그런 건 블루블러드처럼 게이같은 애들이나 가는 거예요.' 라고 할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아주, 아주 다르단다.

    왜냐하면 바로 그런 태도 때문에 네가 지금까지 친구를 하나도 사귀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란다. 올해 너는 반드시 무도회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일단은 네 문제이기 때문에, 스파이크는 원하지 않는다면 오지 않아도 된단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원한다면 와도 되지만, 혹시 몰라서 초대장에 적힌 이름은 '더스크 샤인과 꼬마 용 스파이크'에서 '더스크 샤인과 데이트 상대 하나"로 바꾸어 두었단다.

     

    사랑을 담아,

    이퀘스트리아의 셀레스티아 공주.

     

    ----------

     

    "나랑 누구???" 더스크 샤인이 소리쳤다. "그거 오타난 거 아니야? 살면서 한 번도 데이트 같은 건 해 본 적 없는데!"

    "깜짝 놀랄 만한 일이네." 스파이크가 중얼거렸다. "어쨌든 넌 참 안됐다. 난 그 잠만 오는 지루한 데 가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거든. 네 데이트 상대 해 줄 생각은 더 없고 말이야." 그는 마지막 대목을 말하며 소리내 웃었다.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은 아닌데, 더스크. 스파이크 형님은 그런 거 안 한다구."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잖아, 스파이크!" 더스크 샤인이 소리쳤다. "내가 아무리 그 나풀나풀이 무도회에 가기 싫다고 해도, 데이트 상대는 꼭 구해야 돼. 공주님 말씀 못 들었어? 필수 참석이라잖아!"

     

    "내가 데이트 상대 해 줄 수도 있는데." 애플잭이 말을 건넸다. 침묵이 어찌나 먹먹했던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만 같았다. 마침내 더스크는 말할 정신을 되찾았다.

    "뭐어라고오오오오오????!!!!!"

     

    ----------

     

    무도회에서 - 애플잭의 시점

     

    어떤 포니든지간에 어떤 포니든지 모든 포니들이 그랜드 갤로핑 무도회에 간다는 걸 알고 있지! 100% 초대로만 이루어지는 행사라고 해도, 무도회에는 대략 잡아도 1,800 마리 이상의 손님들이 온다구. 그리고 그 손님들은 모두 비츠가 꽉 들어찬 주머니에 꼬르륵거리는 배를 하고 있겠지!

     

    바로 그 때 내가 등장하는 거야.

    내가 노점 딱 한 군데만 열어도 그 초조한 천만장자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우리 애플 가족의 사랑이 담긴 수제 음식을 먹으려고 줄을 서겠지. 그러면 우리 가족은 그 부자들이 낸 비츠에 말 그대로 파묻혀 헤엄치게 될 거야. 어쩌면 우리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정식으로 계약서를 써 달라고 할지도 몰라. 부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말이야!

     

    와, 그 돈만 있으면 우리 농장도 다 고칠 수 있을 거야. 헛간에 다 무너져가는 오래된 지붕도 바꾸고, 낡아빠진 쟁기도 바꾸고, 심지어는 할머니 엉덩이 수술비도 마련할 수 있을지 몰라! 생각해 봐, 더스크! 할머니가 젊었을 때처럼 밤새도록 다시 춤도 출 수 있을 거라구! 네가 원한다면 기부도 좀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면 학교랑 도서관에 멋진 교재들도 더 갖출 수 있을 거고!

     

    ----------

     

    "어, 그렇게 얘기하고 보니까 사실 꽤 좋아 보이는-- 으윽!" 더스크의 말은 레인보우 대시가 갑자기 쾅 하고 그와 애플잭 사이에 끼어드는 바람에 중간에 끊기고 말았다.

     

    "미안!" 대시가 사과했다. "완전 쩔어주게 멋진 새 묘기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랜드 갤로핑 무도회 이야기를 하길래 안 엿들을 수가 없었지 뭐야!"

    "... 너 우리 위에 있는 저 나무에서 낮잠 자고 있었지?" 애플잭이 의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 아마도?"

    "야, 레인보우!" 애플잭이 실망스럽게 말했다. 너 내가 사과 따는 거 도와 달라고 했을 때는 너무 바쁘다고 했잖아! 그러고는, 우리 사유지에서 낮잠 자다가 들켜?!!"

    "야!" 레인보우 대시가 딱딱거렸다. 세상에서 제일 과격한 생물로 살아간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 줄 알아?"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다시 말했다. "아니, 사실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이긴 해. 그래도 그것보다 조금 더 멋진 일을 한 다음에는(예를 들면 이퀘스트리아를 구하거나 번쩍사과 사이다 한 통을 앉은 자리에서 원샷해 버리는 것 같은 일들) 나도 좀 휴식이 필요하다고."

     

    애플잭은 대답 삼아 눈을 굴렸다. "그래도 내가 했던 말 취소 안 해."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너희 엄마는 다른 포니들 말 엿듣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거 안 가르쳐 주셨니?"

    "조용히 해, 애플잭." 레인보우 대시는 쉿 하는 소리를 냈다. "쿨한 포니들이 얘기중이거든?" 그녀는 더스크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래서, 캔틀롯 가는 티켓이 있다고?"

    "어, 그러니까..." 더스크가 안절부절 못하며 말했다. "애플잭이 무도회에 노점을 열고 싶다고 해서 지금 같이 가자고 하던 중이었--"

    "쟤랑?" 레인보우 대시가 말을 끊었다. "나 같은 완전 멋진 슈퍼스타를 놔두고 왜 저렇게 멋지지도 않은 통나무랑 가려는 거야?"

    "뭐라고?" 애플잭이 초록빛 눈을 분노로 불태우며 끼어들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더스크는 나랑 같이 가자고 했어. 그리고 대체 네가 무도회에 가서 뭘 하려고 그러는데? 네 그 원더볼트 팀이 바보같은 묘기나 부리는 거 보려고?"

    "첫 번째, 한 번만 더 원더볼트한테 '바보같다'고 하면 밤중에 너희 헛간에 숨어들어가서 네가 자는 동안 죽여 버리겠어." 레인보우 대시가 농부 포니의 목을 졸라 버리고 싶은 충동을 힘껏 억누르며 말했다. "두 번째," 그녀의 목소리가 한껏 올라갔다. "난 원더볼트를 그냥 보러 가는 게 아니야. 팀에 가입할 거라고!"

     

    ----------

     

    무도회에서 - 대시의 시점 (고전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언제나처럼 원더볼트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겠지. 모든 포니의 시선이 원더볼트에 집중될 때, 관중들은 얼마나 다양한 멋짐의 폭풍우가 몰아칠지 전혀 예상도 못하고 있을 거야. 그 때 갑자기 원더볼트의 공연을 깨는 단 하나의 무지개빛 섬광. 저게 누구지? 대체 뭐지?

    바로 나야. 레인보우 대시! 내가 직접 만든 비행 기술들을 선보이면 온 관중이 폭발하듯 환호하겠지. 전부 다 보여 줄 거야! 슈퍼 스피드 스트럿에서 뷰캐니어 블리츠까지. 관객들은 기술 하나하나마다 미친 듯 열광할 거야. 나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드라이아이스 기계랑 레이저 쇼까지 동원해서 날 더 멋져 보이게 해 주겠지! 그렇게 정신이 날아갈 정도로 내 공연을 본 다음에는 원더볼츠가 두 발굽 벌려 날 멤버로 환영해 줄 거야.

     

    "와, 레인보우 대시!" 우리 책벌레는 이렇게 말하겠지. "넌 정말 세상에서 제일 쿨한 존재인 것 같아. 나랑 같이 있기에는 네가 너무 아까울 정도야!"

    그러면 난 아주 태연하게 말할 거야. "고마워. 그래도 네 말은 틀렸어, 더스크. 사실 말이지, 이번 한 번만 내 눈높이를 낮춰 보려고. 너랑 같이 좀 놀고 싶어서 말이야."

    "저, 저, 저, 저, 정말?" 그애는 좀 귀엽게 이런 식으로 더듬거릴 거야.

    "당연하지. 왜 싫겠어?" 난 이렇게 대답할 거야. "그래도 빨리 해야 돼. 방금 원더볼트에 입단했으니까 나머지 멤버들을 너무 기다리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

    "세상에나! 고마워, 대시!" 그애는 말 그대로 황홀경을 느끼면서 이렇게 내뱉을 거야.

    "별 것도 아닌데 뭘."

    그런 다음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머릿속이 새하얘질 만큼 멋진 관계를 가질 거야. 그러면 걔는 영원히 내 첫 번째 사생팬이 되겠지.

     

    이제 배경음악을 꺼도 좋아. 방금 읽은 게 너무 화끈해서 뇌가 녹아 버리지 않았다면 말이야.

     

    ----------

     

    "레인보우, 방금 그건 내가 살면서 들어 본 것 중에 제일 바보같은 이야기다." 애플잭이 대시를 상상의 세계에서 끌어내면서 말했다. "원더볼트는 무도회에서 공연하지도 않는다고. 게다가 더스크는 나한테 먼저 가자고 했어. 맞지, 더스크?"

    "정확히 말하자면 애플잭 네가 먼저 가자고 했지." 더스크가 애플잭의 말을 고쳐 주었다. "그리고 커플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면서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

    "그래! 그러니까 티켓은 내 거라고!" 레인보우 대시가 끼어들었다. 

    "어, 그러세요?" 애플잭이 차오르는 분노를 느끼며 말했다. "그러면 발굽씨름으로 승부다!"

    "덤벼라, 짚색 머리!"

     

    그런 다음 두 암말은 근처 나무옹이를 경기장 삼아 피도 눈물도 없는 싸움에 돌입했다. 셀레스티아의 강력한 햇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두 포니는 각자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정말 세기의 발굽씨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더스크가 둘을 떨어뜨려 놓는 바람에 승부는 결국 나지 못했다.

    "그만 해!" 더스크가 소리쳤다. "누구를 데려갈지는 내가 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나 내 티켓은 내기하는 상품이 아니라고!"

    "아니야. 상품이야." 애플잭이 반대했다.

    "아닌데, 상품 맞아." 레인보우 대시도 동시에 말했다.

    "아니야, 둘 다 틀렸어!" 더스크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그러고는 그를 완전히 무시하고 서로를 닳도록 쏘아보며 규칙 없는 무제한 진흙탕 싸움(그리고 높은 확률로 자기도 말려들 것 같은)을 시작하기 일보직전인 두 암말을 보며 방금 한 말을 후회했다. 3분이 지났지만 아무도 말 한마디 꺼내지 않았다. 긴장감이 어찌나 팽팽했던지 칼로 핑 잘라 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마침내 스파이크가 에헴 하고 헛기침을 했다.

     

    "일단 점심밥 먹고 다시 얘기하면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 안 들어?" 스파이크는 순진하게 말했다.

    덕분에 살았다, 스파이크. 더스크 샤인은 조용히 감사를 표했다. "좋은 생각이야, 스파이크. 얘들아, 일단 밥 먹고 와서 무도회 티켓 얘기 다시 하자. 약속할게." 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애플잭은 대시를 쳐다보았다. 대시는 애플잭을 쳐다보았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지금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두 선수들은 다시 한 번 발굽을 맞대고 내가 쟤보다 더 낫다는 걸 증명해 보이기 위한 운명의 엄청난 비공식 발굽씨름(줄여서 '내쟤더낫증보위운엄비발')을 재개했다. 

     

    ----------

     

    더스크 샤인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을 향해 종종걸음쳤다. 스파이크는 그동안 먹을 걸 달라고 조르는 강아지처럼 더스크를 귀찮게 굴었다.

    "그래서 넌 데이트 상대로 누굴 고를 건데?" 스파이크는 계속 놀려댔다. 그리고 더스크는 끝까지 대답을 거부했다.

    "나도 몰라!" 더스크는 마침내 스파이크의 연속 104번째 질문을 듣고 꽥 소리쳤다. "하나를 고르면 다른 하나는 아마 날 아침 식사로 잡아먹을 거라고! 난 망했어! 어떻게 발굽쓸 방도가 없다고!" 그는 불평했다.

    "진정해, 더스크!" 스파이크가 말했다.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잖아."

    "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스파이크." 더스크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그냥 암말 두 마리뿐이잖아. 상황이 설마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겠어?"

     

    그 때 갑자기 더스크는 머리 뒤쪽에서 엄청난 힘으로 나는 콰직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온 세상이 깜깜해졌다.

     

    ----------

     

    더스크 샤인이 정신을 차리자 나무 썩는 냄새와 녹슨 못 냄새가 났다. 너무 어두워서 눈이 아플 정도였다. 그는 움직이려고 했지만, 곧 자신이 시멘트 벽 같은 곳에 묶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법 쓰려고 하지 마. 진정제를 충분히 놨으니까 아마 소용 없을 거야."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목소리가 말했다. 기쁨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였다.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어떤 장치가 포니를 잡아다가 행복을 쪽쪽 빨아 바닥까지 말려 버린 다음, 그 자리를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순수한 증오와 적의로 꽉 채워 놓은 것만 같았다.

     

    "돈 때문에 이러는 거야?" 더스크는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공포에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가족은 돈이 꽤 있거든. 아마 내 몸값으로 많이 지불할 수 있을 거야. 셀레스티아 공주님도 나랑 친하셔. 아마 공주님이--"

    "네 빌어먹을 돈 따위 필요 없어, 이 멍청한 말똥같은 놈아!" 그 목소리가 참을성 없이 더스크의 말을 끊었다. 더스크 샤인은 울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이루지 못한 희망과 꿈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데!

     

    "누... 누구세요?" 그는 간신히 말했다.

    "내 목소리 모르겠어? 실망이네. 이러면 좀 알아들을까 몰라." 목소리는 갑자기 음조를 확 높여 신난 척 했다. "안녕! 난 파티하는 게 좋아! 불안한 게 없어지고 진짜 친구들이 있는 척 할 수 있거든! 남는 시간에는 온갖 불량식품들을 퍼먹으니까 언젠가 11종류 비만에 걸리게 되겠지!"

     

    "... 핑키 파이?" 더스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 때 갑자기 전구가 하나 켜지면서 더스크의 눈을 눈부신 빛으로 가렸다. 그의 앞에는 빛 바랜 분홍 털가죽을 한 핑키 파이가 서 있었다. 곧게 뻗은 생머리가 무릎까지 흘러내려왔다.

     

    "핑키는 이제 없어, 더스크."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핑카미나라고 불러."

     

     

     

    루이비스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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