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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75447
    작성자 : 시다의꿈
    추천 : 11/3
    조회수 : 486
    IP : 115.143.***.4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5/02/10 10:01:51
    http://todayhumor.com/?sisa_575447 모바일
    문재인의 강력한 권력의지가 승부를 갈랐다
    정당의 최고 목적은 집권이다. 정치인도 그렇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성자였다. 2012년 12월20일 아침, 대선결과에 승복하고 그가 보여준 그 홀가분한 표정은 세속의 패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승패에 초연한 무림고수의 경지도 아니었다. 그것은 안도감에 가까웠다. 노무현이 건넨 ‘운명’이란 독배를 들고 쩔쩔매다가 피할 수 있게 되어 안도하는 죽림현자의 유적함에 다름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이후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당 내외의 집요한 공세에도 그리고 이후 터져 나온 총체적 부정선거 의혹에도 지지자들의 정서와는 거리를 둔 소극적 대응의 이유도 무소유에 필적할 권력의지의 부재가 아니었을까? 만일 그런 자세가 지속된다면 그것은 문재인 자신은 물론 그 지지자와 대한민국에도 커다란 재앙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보니 확실히 내 판단이 틀렸더라. 없던 게 생겼는지 숨겨진 게 폭발적으로 드러난 건지는 불명하지만 문재인의 권력의지는 강렬하고 뜨거웠다. 그 사례다.
     
    그 첫째가 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규칙(RULE)을 합의해 가는 과정에서다. 대중적 지지도가 취약한 비노 진영의 박지원에 적절한 유인을 과감히 제시한 거다. 측근들의 우려를 마다하고 국민여론조사 반영비율을 15%로 대폭 하향한 거다. 자신감의 발로라 하기에는 상당히 무리한 룰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뿐인가 그 과정에서 밝혀진 모바일 선거인단 명부의 증발이라는 초대형 사고도 그대로 수용한 거다. 전당대회를 연기해서라도 다시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자는 다수의 진언도 거절했다.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 선거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원천봉쇄하고 결과적으로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의 구조를 강화했다. 그러한 과감한 양보가 있었기에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지지없음’ 항목의 무효결정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했고 역설적으로 문재인 본인의 강력한 승리에 대한 의지를 표출했던 것이다.
     
    둘째는 당 외곽에 포진하여 유사시-문재인 당 대표 당선이라는-에 분당과 신당합류라는 정동영과 천정배의 공포 그리고 이를 최대로 활용한 박지원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맞서 총선과 정권교체의 최적합 후보론의 제기와 유사시 정계은퇴를 암시하는 성명도 나왔다. 분열책과 분당론으로 당원들을 호도하지 말라는 정면승부였다. 오죽하면 이건 순수한 문재인이 아니다. 그런 놈들(친노진영)이 문재인을 변질시켰다는 박지원의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아무튼 문재인의 유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무섭게 승리에 집착하는 승부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셋째, 2.8 전당대회의 현장에서 보여준 문재인의 사자후 같은 열변과 투표종료 내내 펜싱경기장을 누비며 마지막 까지 대의원들과 눈을 마주보며 악수하러 다니는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것이다. 박지원은 물론 최고위원에 도전한 그 누구도 그렇게 열성적인 행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당초 뒤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현장투표에 참여한 1만여 대의원의 45%를 득표하여 박지원을 3% 이기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특히 15분에 걸친 문재인의 유세는 마치 노무현이 살아 돌아온 듯 뜨거운 수사와 절절한 내용의 웅변이었다.  
     
    “누가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입니까? 누가 정권교체를 가져올 최고의 적임자입니까? 여야를 통틀어 최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저 문재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친노라서 경상도라서 안 된다는 겁니까? 제가 목숨을 바쳐서 반드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가져와서 이명박근혜 집권을 끝장내겠습니다. 우리 당을 완전히 혁신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파탄 난 민주주의와 서민의 민생경제를 소득주도의 생활경제로 부활시키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당원동지 여러분 반드시 저 문재인이 해내겠습니다.”  
     
    박지원의 특정계파 독주를 막기 위해 당 대표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연설에 비해 그 절박성과 처절한 호소력이 월등했다는 게 나의 진솔한 소감이다. 최소한 현장 대의원의 10% 이상은 그 자리에서 마음을 정했으리라 본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에 문재인은 충실했다. 그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권력의지를 유감없이 표출했다. 더 이상 문재인의 언사가 어눌하다는 평도 사라질 것이다. 노무현 집권초기 격무로 다 빠져버린 앞니를 대체한 임플란트의 샛소리도 더는 문제가 안 되었다. 
    문재인의 이러한 강렬한 변신은 분명히 강력한 권력의지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그 권력의지의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열성 지지자의 격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충원의 두 전임 독재자 이승만과 박정희를 참배한 것이 그렇다. 더 이상의 국민적 갈등과 논란을 종식시키고 과거의 공과를 분명히 인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속내는 어떠할까? 역시 권력의지 집권의지의 산물이라고 보여 진다. 한 표라도 더 끌어 모아서 반드시 집권하여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충정일거라고 희망한다.  
     
    이렇게 문재인은 변해있었다. 무엇이 그를 변화하게 했을까?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은 그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고 평생을 그에 헌신했다. 김대중이 도전했던 60년대 이후 40여년의 성상과 노무현이 응전했던 80년대 이후 30여년의 그 풍파의 세월 동안 간난신고 끝에 일구어낸 대한민국이 지금 쥐&닭으로 인해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 참혹한 위기는 민초의 극심한 고통을 키워서 더 이상의 하루가 지옥 같은 세상이 되었다. 가진 자들에 영합하는 교활하고 파렴치한 지배세력의 폭정은 그 뻔뻔하기가 개와 돼지와 같다. 이런 짐승 같은 세상에 민심은 폭발적으로 끓어오르는 데 그 누가 앞장에 나서서 희망의 총대와 깃발을 들것인가?  
     
    문재인이 그 천심을 받들어 나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가 사분오열 갈라진 야권의 민주진보진영을 한 데로 묶어 세우고 그 힘을 모아서 다시금 총선승리로 의회권력을 바꾸고 대선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는데 앞장선 것이라고 희망한다. 그리하여 누가 그 권력의 대표가 되든 국민의 위임권력에 충실한 민주정부가 새로이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진군하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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