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盧타운' 짓다니, 盧는 염치도 없어"
나경원의 '4년전 발언' 도마위 올라, 내곡동 MB사저는 침묵
2011-10-10 12:01:35 기사프린트
이명박 대통령 아들 시형씨와 청와대 대통령실이 극비리에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사저 신축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직장인 3년차인 이시형씨가 은행과 친인척에게서 10억원대를 차입해 땅을 구입한 데 대한 의혹과, 이 대통령의 고향도 아닌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개발지'인 내곡동'에 40억원의 국고를 투입하는 데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 신축때 경호시설 부지매입비가 2억5천900만원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봉하마을을 "아방궁"이라고 비난했던 한나라당을 곤혹케 하고 있다. 불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튀고 있다.
지금 트위터 등에서는 당시 나경원 대변인의 '독설'이 도마위에 오르며,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압박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당시 나경원 후보는 뭐라고 했기에 이런 비판이 쇄도하는 걸까.
세칭 '아방궁' 논란의 발단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 마지막해인 2007년 9월, <조선일보>가 불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조선일보> 자매지인 <위클리조선>은 그해 9월8일 봉하마을 취재를 통해 "노 대통령의 사저 부지가 역대 대통령 중 최대로, DJ 동교동 집의 7배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보도 다음날인 9월9일 논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후 살 집이 대단한 규모라고 언론이 보도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신축중인 노 대통령 사저와 경호용 건물 외에 형 노건평씨와 노 대통령 주변인사들이 소유한 땅까지 합치면 1만1028평에 이른다고 한다"며 <조선> 보도내용을 인용한 뒤, "‘노무현 마을’ 내지는 ‘노무현 타운’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며 '노무현 타운'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나 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에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아냥댄 뒤, "후보 시절부터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한 노 대통령이 퇴임후 살 집 치고는 규모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고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가방 2개만 달랑 들고 대통령궁을 떠난 인도의 칼람 대통령이 떠오른다"며 "우리 국민도 빈손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빈손으로 청와대를 나오는 그런 대통령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는 "봉하마을 건물은 올초 착공됐으며 공사비는 9억5천만원, 설계비는 6천500만원으로 부지매입비를 포함해 총 12억원 가량"이라며 "현재 노 대통령 내외가 가진 돈은 6억원 정도로 나머지 6억원은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나 대변인은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퇴임 후 대지 1천297평에 연건평 137평사저를 준비하고 있고 건축비는 총 12억에 이른다고 한다"며 "원래 임야 자리라서 돈이 좀 든다고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부족한 돈 6억 원은 은행대출로 충당한다고 하는데 부동산값 잡는다고 집 없는 서민들의 은행대출을 막아 놓고 정작 대통령은 6억이나 대출을 받겠다니 과연 가능한 것인지 지켜보고 싶다"며 거듭 노 대통령을 비아냥댔다.
2007년 12월17일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도, 나 대변인은 거듭 봉하마을을 문제 삼았다.
특히 2008년 1월11일 숭례문이 전소되자 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께서 봉하마을에 쓰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문화재 방재에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비아냥대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진중권 교수는 "나경원 대변인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 퇴임 직전인 1월 28일에도 또다시 청와대를 떠나가는 노 대통령을 원색비난했다.
그는 '최소한의 도덕도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요즘 경남 김해 진영 봉화마을이 요란스럽다고 한다"며 "당초 서민 대통령을 자임했던 노 대통령이 퇴임 후에 소박한 집 한 채로 돌아갔다면 존경받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사저 주변에 특별교부세를 쏟아 부어 수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문화센터를 짓고 공설운동장 담벼락까지 개보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 생가 복원에도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사저 뒷산은 웰빙숲으로, 인근 개천은 생태하천으로 꾸며진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가 살 집 주변을 노 대통령처럼 세금을 들여 시끄럽고 떠들썩하게 꾸몄을까 싶다. 세금을 주머니 돈처럼 쓰겠다고 하는 발상이 매우 경이롭다"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최소한의 도덕과 염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재임기간 내내 온갖 자리를 만들어 국민혈세를 낭비하더니 이제 퇴임 후를 위해서 국민혈세를 물쓰듯 하고 있다"며 거듭 노 대통령을 원색비난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을 맹비난했던 나경원 후보가 노 전 대통령 때보다 15배나 많은 국민세금을 사저 건축에 투입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는 게 지금 네티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나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혀야 할 상황인듯 싶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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