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남부,
인형주술사 태연의 비밀아지트.
"웁....우으으읍...!"
오유운영자는 온 몸이 밧줄에 꽁꽁 묶여 꼼짝도 못한채
신음을 토하고 있다.
어두워...........무서워.
도대체 여기가 어딜까...........
끼이이익.
갑자기 어두운 창고의 문이 열렸다.
그러면서 사악한 미소를 머금은 태연이 다가왔다.
"용하군... 사흘이나 굶었는데도 꼼짝않다니."
사흘.........어느새 그런 시간이 흐른건가..........
"배고프지 않니...?"
무서우리만치의 친절한 말투로 묻는 태연의 태도에 오유운영자는 기분이 오싹해졌다.
씨발..........지가 며칠이나 굶겨놓고.
저 더러운 면상에 퉤 침이라도 내뱉고싶었다.
"자, 이거 먹으렴."
태연은 보자기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 오유운영자에게 건네주었다.
"............"
이 안에 독이 들어있을 지도 몰라. 씨발...........누굴 속이려고.
"굶어죽는 것 보단 나을 걸."
"...배.....고파요...."
젠장할..........그러기엔 지금 오유운영자는 너무도 허기에 지쳐있었다.
덥석 태연의 손에서 빵과 우유를 낚아채 입 속에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우걱우걱......... 걸신들린 듯이 먹어치우는 오유운영자를 바라보며 태연은 알듯 모를듯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욱...!!!!!!!!!"
한참 음식물을 식도로 넘기던 오유운영자. 갑자기 목을 부여잡고 괴로운 듯 숨을 할딱거린다.
"훗. 역시 효과가 있는거군."
"하악.. 씨.......발........개 자식........나쁜 인간.......커헉...쿠..쿨럭..!! 쿨럭...!!"
오유운영자의 입에서 붉은 피가 쏟아져나왔다.
"어째서......어...ㅉ....ㅅ...ㅓ...."
오유운영자의 분홍빛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잘 가거라.......나를 너무 원망은 마라."
털석.
오유운영자는 죽어버렸다.
며칠 후.
아메리카 대륙.
"사랑스러운 꼬마인형 하나 입양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금발의 아름다운 태연.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의 미모때문에라도 눈길을 사로잡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머나, 정말 귀여운 인형이네."
"꼭 사람같아요.... 왠지 좀 기분나빠."
"하지만 정말 사랑스럽지 않아요...?!"
태연은 그 인형을 아주 사랑스러운 친자식을 대하듯이 어루만지며 말했다.
"와, 정말 이쁜 인형이다."
태연의 눈길이 유난히 하얀 얼굴을 가진 소년에게 돌아갔다.
"너무 귀여워요. 엄마 이것봐요..."
하얀얼굴에 대조될만큼 파란 눈을 가진 소년, 예의아니냐가 엄마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잘생긴 꼬마도련님. 이 인형이 마음에 들었군요."
"네! 정말 마음에 들어요. 엄마, 나 인형 사주세요. 네?!"
"알았다. 예의아니냐..."
"잘 선택하셨습니다. 분명 아주 마음에 드실거예요."
그렇게 하여 예의아니냐는 그 인형을 사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뉴욕의 변두리에 위치한 대저택-
"안녕......오늘부터 넌 나의 새로운 친구야."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부드러운 허니블론드에 크고 깊은 호수같은 눈.......
약간은 안쓰러울 정도의 하얀 얼굴이 .......
세상에 이런 눈부신 사람이 다 있구나, 신기할 정도였다.
오유운영자는 왠지 슬퍼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를 죽어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인형이 되어서 만나야하다니.
감정이 있어도 그 감정을 표현 할 수 없는, 슬픈 인형이 되어서.
오유운영자는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은 뒤, 태연에 의해서 인형이 되어버렸다.
태연은 매우 악독한 인간이었다. 아름다운 남자의 가면을 쓴 저승사자.
아니, 악마.......
이상한 주문을 외워 오유운영자의 불쌍한 영혼을 인형 안으로 불어넣었다.
그리고 배에 태워 머나먼 대륙의 대부호에게 팔아넘겼다.
그것이 예의아니냐와 만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예의아니냐와 함께이게 되면서 오유운영자는 매우 행복했다.
예의아니냐는 가족처럼 오유운영자를 아껴주었고 언제나 평온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오유운영자는 예의아니냐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행복의 시간도 잠시.
예의아니냐는 갑자기 고열로 쓰러져 앓아누웠다.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되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오유운영자는 너무 슬펐지만 어찌할 바가 없었다.
자신은 감정이 있어도 그걸 표현할 수 없는 나약한 인형일 뿐이니까........
예의아니냐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싶어도 닦아줄 수가 없으니까.
'예의아니냐.......제발 죽지 말아줘.'
그러나 예의아니냐의 병은 갈수록 심해졌다......
결국 새벽녘이 되어서야 예의아니냐는 숨이 끊겼다.
오유운영자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죽는다는거,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운 건지 너무도 잘
알고있는 그였기에..........
오유운영자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예의아니냐를 바라보며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또로록...
"...!... "
오유운영자는 믿기지 않았다.
양쪽 뺨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무언가.........
이게....... 눈물..........?!
내가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건가...........
?
하지만 난 인형이잖아.............
하염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져 그의 옷을 축축하게 적셔왔다.
'사랑했는데....... 왜...........'
.............
......
..
je T`aime.
"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더는 저 목소리가 소름이 끼치지 않는다.
태연은 지저분해진 인형을 안아들고 배에 올랐다.
"돌아가자, 프랑스로...."
나는 어디로 가는걸까.... 또 다시 누군가의 인형이 되겠지.........
그 곳에서 또 다른 슬픈 이별을 맞이해야 하겠지.........
그래.... 나는 그저 '인형'일 뿐이니까.
감정이 있어도 감정을 표현 할 수가 없는.......
또 다시 버림받더라도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없는........
그저 남 모르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그런 가엾은 인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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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재밌어..근데..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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