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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셔리랑 처음 만나게되었어요.
같이 일하는 동생의 차 밑에 끼어있었죠.
그때쯤 2~3개월 쯤 되었었나봐요.
길냥이었는데
따뜻한 곳 찾다가 차밑에 끼인것 같아요.
119신고해서 겨우 꺼내어
잔디밭에 놓아주는거 보고
알아서 잘 살겠거니 했는데
걱정되서 내려와보니까
걷지도 못하더라구요..
병원 데려가니까
척추를 다쳤다네요..........
어쩌겠어요..
주사 맞추고..
약 타와서
럭셔리라는 가게 이름을 따서 셔리라고 이름을 짓고
보살펴 주기 시작했죠.
폰을 판매하는 매장이다보니까
현관문이나 뒤에 창문이나
열려있어서
거의 외출냥이 식으로 키우게 되었어요.
솔직히 키운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나을때 까지 보살펴 준다는 느낌이었는데
어느날은 하루종일 안들어오기도 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면 바로 뛰쳐나와서 무릎위에서 잠을 청하는 하기도 했구요..
매장에 저녁에 혼자 두다보니
심심해 하는거 같아서
아버님 지인분이 키우시던 냥이가 한달간 가출했다가 새끼를 베어 왔다고 ..
낳은 새끼들이 처치 곤란이라길래
한마리 업어 왔는데
한달도 안되어서 벼리는 집을 나가게 되었고..
셔리도 집을 나가서 이틀간 들어오지 않았죠...
이리저리 찾아보기도 했는데
때 마침 가게도 접을때도 되었고.....
애들이 알아서 나가서 잘사려나보다 했는데
셔리가 다시 돌아왔더라구요.
그래서 11월달에 집에 데려오게 되었고
이제 완전 집냥이가 되었으니
이제 정말 제대로 키워볼까 하는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집에 데려와서 중성화도 시켰구요.
매장에서 키울때는
전 잠은 집에서 자고 일할때만 셔리를 만나니까 몰랐는데
셔리랑 같이 밤을 보내니까
밤에 아주 난리더라구요.
근데 피곤한걸 몰랐어요.
새벽에 한두시간 단위로 셔리 때문에 잠에서 깨고 그래도
마냥 귀엽기만 하더라구요
그때쯔음 생각 난건데
동생이 그전에 샴 고양이를 키운적이있는데
털날리고 그런거 왜 키우냐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진짜 키워보니까 ..
이게 또 귀여움과 애교가.. 장난아니라
고양이도 이렇게 귀여운데
나중에 내 자식 낳으면 진짜 눈에 넣어도 안아프겠다.....
딸바보 아들바보 라는게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나 싶었어요.
그런데 역시나 혼자여서 그럴까..
제가 출근할때마다 냐옹냐옹 하는걸 보고
둘째를 다시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포항에도 유기견 센터가 있다는걸 알고
노을이를 데려왔는데
잘 놀던 노을이가
둘쨋날 부터 먹은걸 토해내길래
사료가 잘못 되었나 하고
우유랑 애기용 사료랑 다시 사왔는데
안먹고
그날 저녁부터 침같은 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병원 데려갔더니
오늘 안에 죽을거라고.....
범백이라고 ...
사람으로 치면 백혈병 같은건데....
고양이 치사율 90 프로가 넘는 위험한 전염병이죠.....
그렇게 집에 데려왔는데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노을이가 떠나게되고.......
둘째랑은 인연이 없나 부다...
셔리한테나 잘해줘야겠다 생각했고
이게 전염병이라서
셔리한테 안 옮길려고 노을이랑 같이 쓴 식기 사료 화장실
죄다 소독하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설겆이하고
저는 일하는 중이라 직접 못하고
조금 여유가있는 동생이 그일을 도와 주었는데
그날 저녁에 퇴근하고 나서 보니
셔리가 누런 토를 해놨더군요.......
........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셔리만은 절대 보낼 수 없다고...
근데 그날 새벽 내내 토를 하더라구요.....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날이 밝자 마자 바로 병원에 데려갔는데
범백은 아닌데 병원에서도 제대로 된 원인을 찾지못하고..
일단 먹지를 못하니 탈수증세를 막기 위해서
수액을 넣고 입원을 시켜놨지요....
시간날때마다 일하면서 전화로 차도가 있느냐 물었는데
처음에는 괜찮다 그랬다가
침을 질질 흘린다 그랬다가
구내염이 의심된다고 그랬다가
결국 3일째되는날에는 더이상 자기 병원에선 할수 있는게 없다고
포기하는게 어떠냐는 식으로 이야길 하더군요.....
전 일하고 있는 중이라
동생한테 부탁해서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는데
동생이 말하기를
상태가 말이 아니라고...
노을이때도 동생이 병원데려가주고 데려오고 했었는데
그때랑 비슷하다고....
오늘 못넘길거 같다고.....
병원에서는 3~4일 이내 죽을거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계속 눈물이 나더라구요..
길어야 3~4일인데
일단 병원 다른데 가봐야겠다고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괜찮은 병원알아보는 사이에
동생은 일이있어서 일을 하러갔었고
일 마치고 집에와서 셔리를 봤는데
셔리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다더군요.......
......... 그렇게 퇴근하고 집에 가는길에
계속 눈물이 나는데 참고
동생앞에서 울면 안되겠다 쪽팔리니까 생각하고
집에 갔는데
셔리가 차갑게 굳어 있더라구요.....
눈도 감지 못한체로...
아무렇지 않게 옷 갈아입고
동생하고 같이 묻으러 가자고
그러고 차를 타고 가는데
눈물을 참을수가 없더라구요..
계속 눈물이 나고
셔리랑 지금까지 5개월간 있었던 일들이 생각나고
셔리 귀엽다고 사진찍고 동영상 찍고 여기저기 올리고
손님들 오면 셔리 안물어요? 네 셔리 엄청 순해요~
영화볼때 무릎위에 앉아서 같이 영화보고
셔리 자는거 깨워서 장난치고
셔리한테 팔이며 무릎이며 긁히고
발톱 깍기다가 손 물리고
처음 집에와서 쫄아서 구석에 막 움츠리고 ..
익숙해지니까 막 뛰어다니고
벼리 첨왔을때 괴롭하고 ..
노을이 처음 왔을때 질투하고...
진짜.. 그간의 일들이 다 생각 나면서 계속 눈물이 나는데
참을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쉽게 죽어버리나...
그동안 병원에선 뭘한건가...
나는 최선을 다한건가..
그렇게 친구 만나서 같이 묻어주고 .....
집에가서 쏘주나 먹고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같이 한잔하자고 그래서
겨우 마음 추스리고 술집에 들어왔는데
노을이 데려왔던 유기견 센터 동물 테마파크 원장님이
전화가 왔더라구요..
셔리 상태가 안좋다고 글을 올렸었는데
그거 보시고 도움주시려고 전화 하셨는데....
셔리 이미 떠났다고....
굉장히 안타까워하시면서 위로해주시는데
또 눈물이 나서 목이 메어서 제대로 말도 못했네요.....
친구들이 그만울라고 셔리 그동안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잘지내다 갔으니까
걱정말라는데
그말이 더 슬퍼서
한참을 울었네요......
집에와서 지금 걱정해주신분들한테 고맙다고.. 말하려고 글적는데도
계속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아.. 진짜
안그래도 요즘 사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집에오면 셔리가 반겨주고 그래서
셔리가 너무 힘이되고 귀엽고 고맙고 그랬는데
셔리한테 주려고 목걸이도 사고 방석도 사고 했는데
결국 셔리는 한번도 못 써보고 떠났네요....
주변에 누군가를 떠나보내는게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서투네요......
전 셔리랑 15년은 같이 살줄 알았거든요..
결혼 할수 있을진 모르지만
만약에 결혼하게된다면
반려자가 셔리를 싫어하면 어쩌나
그런 고민도 하면서
애초에 여자를 만날때 고양이를 싫어하면 안만나야지.
임신한다고 키우던 반려동물을 분양하다니?
절대 있을 순 없는일이야. 충분히 같이 잘 클 수 있다는걸 증명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냈는데
갑자기 이런일이 닥치니까 이거 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왜 하필 우리 셔리가.. 이런 생각도 들고...
다 제가 자초한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서
죄책감도 느껴지고 ......
앞으로 내가 또 반려동물을 키울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조금 더 성장한 느낌이지만
이 슬픔은 좀 오래 갈거 같네요....
징그럽게 다큰놈이 왜이렇게 눈물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이 나이 먹도록 이별이라는건 참..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무튼.. 다들 걱정해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셔리는 좋은 곳에 갔을거같아요.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셔리 정말 못생긴 고양이었는데
진짜 멍청하면서 착한애였거든요..
다들 지금 주변에 있는 ...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동물.....
잘해주세요....
행복하세요.....
굿 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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