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홍사덕의원의 말이 인터넷에 많이 나오네요..
노대통령이 말을 막 한다고 욕하시는 분들이 정작 자신들의 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책임 안지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조만간 홍사덕의원을 국회가 아닌 이라크로 보내는 운동을 벌어야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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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입으로만 개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행동에 옮기기 위해 내가 앞장서겠다. 앞으로 한나라당을 행동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경선에 뛰어든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17일 이렇게 '언행일치(言行一致)'를 강조했다.
언행일치라…. 순간 기자는 코웃음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한달 동안 홍 총무가 선보인 무수한 변신의 모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카피가 있긴 하지만, 홍 총무의 변신은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특히나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급급한 변신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는 지난 한달여 동안 '세 가지 변신 혹은 거짓말'을 선보였다.
먼저 홍 총무는 지난 2월 12일 총무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30여일 동안 적절한 설명도 없이 총무직을 유지하다 17일에서야 총무직을 내놓았다.
홍 총무는 2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청원 전 대표의 석방요구결의안 통과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무산 등에 대해 원내총무로서 책임을 지고 오는 16일 FTA 비준안이 처리되는 대로 총무직을 사퇴하겠다"고 총무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그리고 2월 13일과 16일 잇달아 이라크 파병안과 한·칠레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홍 총무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참 뒤인 3월 17일 대표경선에 뛰어든 직후에야 총무직을 내놓았다. 홍 총무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 총무직을 끝맺게 됐다"며 "이 시간 이후 정의화 수석 부총무를 총무대행으로 맞아 달라"고 당부했다.
총무직 사퇴를 선언한 지 35일 만에 약속을 지킨 셈이다. 홍 총무 자신이 제시했던 사퇴기한 2월 16일(한·칠레 FTA 비준안 국회 통과일)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31일씩이나 원내사령탑의 권좌에 앉아 있었던 셈이다.
그동안 홍 총무는 탄핵정국을 주도하면서 사그러가던 '최병렬 대표-홍사덕 총무 체제'를 완벽하게 부활시켰다. 심지어 그는 '포스트 최병렬체제'의 유력주자로 부상하기까지 했다. 결국 총무직 유지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한 데 성공한 것이다.
사실 지난 2월 홍 총무의 사퇴선언은 당시 한나라당이 서청원 전 대표 석방동의안 통과를 주도하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자 이를 피하기 위한 임기웅변책이었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치쇼'였다는 얘기다.
문득 김정숙 의원의 '호통'이 떠오른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13일 상임운영위에서 홍 총무와 박진 대변인이 잇달아 당직 사퇴를 선언하자 이렇게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카메라 앞에서 쇼하는 정치 좀 그만하라. 해먹을 건 다 해먹고 인기가 떨어지니까 이제 와서 이게 뭐냐. 이렇게 무책임하게 정치하는 남성들 처음 본다."
또한 홍 총무는 탄핵안 발의를 놓고 언론 앞에서 오락가락 하는 행보를 선보였는데 그것은 고도로 의도된 위장전술이었다. 홍 총무는 지난 8일까지만 해도 탄핵안 발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8일 상임운영위 회의에 참석해 "탄핵발의안에 서명하겠다는 의원이 120명을 넘었다"면서 "두 번 물러서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홍 총무는 부랴부랴 당사 3층 기자실을 방문했다. 일부 언론에서 한나라당이 다음날(9일) 탄핵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자 해명을 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홍 총무는 이날 "혼선이 있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탄핵안의 국회표결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상황에서 탄핵안을 발의할 수 없다"고 한발 빼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회가 난장판이 되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모든 걸 기다리고 있다"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만든 올무 속에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밝혀 탄핵안 발의를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다음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 159명이 발의한 탄핵안이 전격 발의됨으로써 홍 총무의 전날 오락가락 행보가 일종의 '페인트 모션'(faint motion), 즉 위장전술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의도적으로 연출해 열린우리당의 원내대책을 교란시키는 교묘함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홍 총무는 시민사회로부터 최병렬·조순형 대표와 유용태 총무, 박관용 국회의장 등과 함께 '갑신 탄핵정변 5적'으로 찍히기에 이르렀다.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탄핵안을 무리하게 밀어부친 결과다.
박관용 의장은 지난 12일 탄핵안 가결을 위해 경호권을 발동시키면서 본회의장을 검거 농성하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향해 "자업자득이야"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것은 탄핵안 가결을 주도하다 '갑신 탄핵정변 5적'으로 찍힌 홍 총무의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까.
"탄핵정국 마무리하고 지역구 전념하겠다"고 하더니 막판에 대표경선 뛰어들어
17일 오전 10시20분께 홍 총무는 기자들 앞에서 "총무직에 있으면서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화법을 썼던 점에 대해 미안하다"며 "변명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의외의 사과였는데, 이는 대표경선 불출마 선언을 뒤집고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자신을 좀 이해해 달라는 요청으로 읽힌다.
홍 총무는 3월초까지만 해도 대표경선 출마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서청원 전 대표와 김덕룡 의원을 만나 지지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탄핵정국이 도래하면서 한-민 공조의 선봉대 역할을 자임한 홍 총무는 10일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을 통해 "나는 탄핵문제에만 전념한 뒤 조용히 지역구를 챙길 작정"이라며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불출마 의사를 살짝 내비쳤다.
물론 당내 일각에서는 최병렬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결국 대표경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게다가 편법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선관리위가 나서 후보등록일을 12일로 연기하는 등 홍 총무를 적극 배려하자 막판 등록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총무는 지난 12일 거듭 "탄핵정국을 마무리한 후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불출마에 대한 나의 입장은) 확실하다"고 사실상 불출마의사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불출마 의사를 뒤집고 어제(16일) 자신의 측근을 통해 후보등록을 마쳤다. 홍 총무는 다음날(17일) 기자회견에서 '왜 대표경선 불출마를 번복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어려운 난국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내가 대표로 전면에 나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봐도 홍 총무의 답변은 궁색해 보인다. 오히려 자신의 대표경선을 예감이라도 한 듯한 다음의 발언이 그에게 더 어울리는 답변이 아닐까.
"나는 운이 센 사람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는 운이 센 사람이 앞장서는 것이 좋다."
'1개월간 이라크 사병근무' 약속은 지킬까?
이렇게 '세가지 거짓말'을 한 홍 총무이지만, 아직 그에게는 한가지 약속이 더 남아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18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이 결정될 경우 제1진과 함께 현지로 떠나 한달간 사병으로 근무하겠다"고 참전을 전격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홍 총무는 "나는 해병대 출신"이라며 "지금도 도봉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1시간에 올라갈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막 지역에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라크 파병부대인 자이툰부대는 4월초 키르루크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선거운동이 한창일 때 혹 대표가 돼있을지도 모르는 홍 총무가 '1개월간 이라크 사병근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불현듯 언행일치 정치인이 그리운 건 기자뿐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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