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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57140
    작성자 : 블루워커
    추천 : 23
    조회수 : 4344
    IP : 211.208.***.195
    댓글 : 44개
    등록시간 : 2013/09/06 22:14:54
    http://todayhumor.com/?panic_57140 모바일
    공게에 심심하면 나오는 이놈의 장기 납치 괴담의 허구성.
     
    장문입니다. 나름 진지글입니다. 하지만 궁서체는 눈이 아파서 그냥 굴림체 씁니다.
     
     
     
    >의학적 오류
     
    1. 헌혈 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헌혈할 때 각종 건강 검진을 시작하고 혹시 자기도 있을지 모를 잠복된 질병, 바이러스를 체크한다. 그 다음에도 헌혈한 피는 곧바로 수혈에 쓰이는 게 아니라 샘플을 돌려 다시 검사하여 모든 것이 완벽할 경우에만 비로서 수혈용 혈액으로 된다.
     
    또한 혈액은 최소 4가지 패턴(A,B,O,AB)으로 나뉜다. 이건 일본과 일본 꺼라면 방사능도 약이라도 친양하는 울 나라에서만 통용되는 혈액형 점 때문에 나온 게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기에 그러하다. 서로 다른 혈액형을 수혈할 경우 수혈자는 사망할 수도 있다. 피가 이럴 진데 사람의 장기는 어떨까?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A의 장기를 꺼내 아무렇지도 않게 B에게 막 넣을 수는 없다. 왜냐면 나 역시 문외한이기에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타인의 장기가 자신과 맞기 위해서는 유전, 생리학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장기 적합율을 따진다. 그런데 보통 직계 가족이라도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라면 이 적합율은 절반 이하다. 그게 아니라면 장기 매매라는 게 존재하지 않겠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가족들이 알아서 제공할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하물며 이런 장기 적합율이 전혀 타인과 맞을 가능성은? 가히 희박한 확율이다. 또한 다시 말히지만 장기 적합율을 알기 위해서는 혈압, 심전도, 간수치 정도나 나오는 정기검진 같은 통상적인 의료 정보 수준이 아니라 당사자조차도 모를, 유전자 검사 수준에 이를 정도로 정밀하고 완벽에 가까운 의료 정보가 필요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무차별 납치 형식 패턴을 띄는 장기 매매 괴담은 이것과 정면 배치된다. 
     
    그렇다고 무차별 납치가 아니라면 더 말이 안되는 사실 성립하는데 바로 장기 밀매 조직은 대체 무슨 수인지 몰라도 장기 이식을 원하는 사람과 일치하는 장기 적합율을 가진 사람을 알아내는 정보력, 즉 요즘 댓글 놀이하느라 막장되었다지만 국정권 같은 국가기관조차도 파악 못하는 절대 다수의 정밀 의료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고 인간의 장기는 부품이 아니다. 인간의 장기는 채내에서 척출되는 그 순간부터 조직괴사가 일어나며 그러기에 온갖 의학, 의공학 지식이 총동원된 특수 용기에 담고 그것도 모자라 최대한 빨리 이식시키기 위해 헬기에 태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이식 의료 스템프가 장기 이식 수술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꼽는 것은 장기 제공자와 장기 이식자가 한 수술실에 나란히 누워서 적출 즉시 이식하는 것이다.
     
    즉 장기는 아이스박스 따위에 넣을 만한 하찮고 조잡한 물건이 아니고 대형마트의 제품처럼 적출 뒤 어디 킵해뒀다가 구매자 나타나면 (여기 있습니다. 고갱님~) 할 것이 아니라는 것다. 
     
    그게 아니면 범죄이기에 공개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하고 그러기에 거래 라인이 매우 비밀리에 진행되어 극히 한정적인 판국에 사람을 납치해서 언제 적합한 장기 이식 요구자가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어디 감금해두는 거냐? 게다가 언제 나타날지 모를 장기 이식 요구자와 맞을 확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납치 피해자가 한 둘은 말이 안되고 최소 수 십에서 수 백 단위여야 할텐데 수 백명을 감금해둘 극도의 보안시설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 밖에 안된다. 
     
     
    3.  통상 장기 이식 수술은 내외과적 수술 중에서는 그 난이도가 매우 높다. 간 이식 수술을 기준을 할 때 국내 정상급 대학의 최첨단 수술실에서 집도의 중심으로 보조의, 마취 전문의, 수술 전문 간호사 등 20명 이상의 전문 의학 스태프가 동원되며 그 시간은 무려 40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무슨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어디 지하실 골방에 허름한 침대 위에서 의사 면허 취소된 돌팔이 한 둘이 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조직학적 오류
     
    -조직을 이루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것은 크게 3가지를 본다. 조직이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하는데 있어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정보력)
    -조직은 단수가 아닌 다수이기에 다수의 조직원을 구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조직력)
    -그렇게 구성된 조직원들과 그런 조직원들이 활동하는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하고 그런 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기에 (자본력)
    -그리고 원래는 부가적이었지만 요즘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직 외의 세력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성) 
     
    >앞선 의학적인 오류가 뻔히 존재함에도 그래! 억지 써서 이 모든 걸 한다고 치자. 그럴 경우 참으로 우스운 결과가 나온다.
    -국가조차 파악 못하는 절대 다수의 시민의 정밀 의료 정보를 가질 정도로 높은 정보력.
    -납치는 동네 양아치들이 한다고 해도 수술에 필요한 수 십명에 달하는 전문 의료 스태프를 포섭할 정도로 강력한 조직력 
    -앞서 그런 조직력을 지탱하는 동시에 수 백명의 납치 피해자들을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장소를 가질 정도로 상당한 자금력 
    -그런 방대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극도의 보안성
     
    ......까지 지닌 조직이 기껏한다는 것이 납치해서 장기 밀매냐? 국가 전복이라든가 한 나라를 막후에서 지배한다든가 하는 무슨 만화나 영화적 상상에서나 나올 법한 비밀 조직이 기껏한다는 게 장기밀매냐? 여기 조직장은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인가? 단순 셈도 못하나?
     
    게다가 100번 양보해서 범죄 조직으로서의 한계가 있다면 차라리 같은 범죄라도 마약 밀매나 제조를 해라. 장기 그까짓 것 수십명이 달려들어 봤자 몇 억 수준이지만 헤로인이나 코카인, 크리스터 메스는 더 적은 조직원들이 요구되며 사람보다야 더 다루기도 쉬울 뿐더러 수익 면에서도 장기 밀매보다 훨씬 높다.
     
     
     
    >장기 매매의 현실.
    -개개인 간의 장기 밀매는 대다수 문명 국가에서는 당연히 불법이다. 그럼에도 사사롭게 행해진다. 어떤 식인 줄 아나? 영화나 드라마하고는 전혀 다르다.
     
    거기에는 험상궂은 깡패 납치범도 술과 약에 쩔은 의사 면허 취소된 돌팔이 의사도 음습한 비밀 수술실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다.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은 국가가 관장하는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도 하지만 알다시피 낮은 장기 기부 등록율 때문에 거기서 때를 맞춰 알맞는 도우너가 나타날 확율은 10% 이하다.
     
    그래서 장기 제공 필요자인 환자 측은 동시에 주변에 수소문도 한다. 가장 처음은 혈연적으로 가까운 만큼 장기 적합율도 높은 가족이다. 하지만 그런 가족이 없다면 일단 아무나 걸리라는 식으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한다. 이 사이에는 브로커가 끼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은 그저 자기 장기라도 팔길 원할 만큼 몰릴 사람들의 신상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정보상이다. 무언가 절라 살벌하고 비밀스러운 범죄 조직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렇게 브로커 소개든 자체 수소문 끝이든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다. 어디서? 우리가 흔히 다니는 대형 병원이다.
     
    그리고 운이 나빠 검사 결과 일치가 안된다면 다른 사람들을 수소문 한다.
    그러나 운이 좋아 검사 결과가 좋으면 바로 딜 시작이다. 딜이 잘되서 거래가 되면 이제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을 한다. 이걸 어디서 하냐고? 지하 비밀 수술실? 의학적 오류 3번째 항목을 다시 읽어라.
     
    바로 우리가 다니는 그 대형병원에서 아주 합법적인 장기 이식 수술을 당당하게 한다!
     
    잠깐! 불법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맞다. 불법인데 문제는 이와 관련된 법의 빈틈이 있다. 분명 장기를 '매매'하는 건 불법이다. 그러나 자기 장기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거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왜냐면 법은 인간을 위한 것이고 법은 인간의 지녀야 할 미덕을 제한할 수 없기에 환자의 가족이 자기 장기라도 줘서 환자를 살리고픈 그 애뜻한 심정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우리의 법은 허술할지언정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삭막하지는 않다.)
     
    그럼 가족이 아닌 타인의 경우에는? 이거 역시 장기 제공자가 동정과 인류애, 종교적인 이유 등을 들고 나오면 할 말이 없어진다. 내가 저 분을 불쌍하게 여겨 내 장기를 주겠다. 타인에 대한 동정심은 인류가 가질 미덕이기에 국가가 제제할 수가 없다. 그래서 통상 이런 타인은 수술 전에 장기 이식 요구자와 같은 종교(같은 성당, 교회, 사찰 등)에 등록하여 묶는다. 
     
    그러면 국가에서 이걸 일일히 조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밝힐 수 있는 방법도 불가능에 가깝다.(동정과 인류애로서 장기를 제공하는 것일 뿐 매매는 절대 아니라고 서로 아니라고 잡아 떼고 돈 거래는 차명계좌든 뭐든 다른 방법으로 준다면 이걸 증명할 방법은 있나? 바른말 나올 때가지 고문이라도 할텐데가? 그리고 그 전에 누가 신고라도 하지 않는 이상 그 무거운 엉덩이를 의자에서 뗄 국가기관은 없다.) 병원은 더 심해서 법 집행 기관이 아니기에 이런 일에 의구심을 가질 의무는 없고 따라서 서류적으로 완벽하면 최상의 의료스태프와 최상의 의료환경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해준다.
     
     
     
    자! 의학적, 조직학적인 것 다 무시해도 현실적으로 이런 안전하고 합법(을 가장하였지만 불법으로 증명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적으로 장기 매매가 가능한데 대체 납치, 살인, 시체훼손 등 모조리 열거되면 사형까지 언도될 강력범죄인 장기 납치 밀매라는 위험한 다리를 건널 얼간이가 어디있겠나? 왜 그 숱한 괴담에도 불구하고 장기 밀매 납치는 실체가 드러난 적이 한 번도 없냐고? 바로 그럴 필요가 없다는 지극히 단순한 현실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현실의 장기 매매에는 봉고차도 납치범도 돌팔이 의사도 아이스 박스도 비밀 수술실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몇 장의 서류와 사전에 맞춘 말 몇 마디면 합법으로 가장하여 우리 나라 최고의 의료시설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의료 스테프들이 수술해준다. 
     
     
    참고로 이런 장기 밀매 괴담은 70년대 미국에서 어느날 밤 술집에서 이쁜 여자가 준 술을 마시고 깨어보니 웬 모텔 욕실에 누워 있고 옆구리에 꿰멘 자국과 함께 신장이 없어졌다카더라 식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참고로 그런 식으로 척출한 신장은 표본으로나 쓸 수 있겠다. 대체 이게 누구한테 맞는 줄 알고 이식할 것이며 모텔 같은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적출한 지 한참된 신장이 장기로서 재기능을 할 수 있을지....)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재생산, 재가공되면서 현재에 이른 것으로 당시 미국의 유명한 도시괴담인 하수도의 거대 악어, UFO의 납치와 같은 레벨이다. 한국으로 치면 홍콩할매랑 비슷한 레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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