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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hil_5695
    작성자 : 에티카의정신
    추천 : 3
    조회수 : 537
    IP : 115.22.***.157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3/05/29 00:59:20
    http://todayhumor.com/?phil_5695 모바일
    기독교에 관하여

    1) 현상의 배후에 숨겨져 있는 어떤 본질이 '영적인 실체'(-다만 그것은 기에너지의 변형이라 본다) 일수는 있다. 하지만 난 선과 악의 분리는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본디 우주에는 선함과 악함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선과 악은 단지 인간사에만 적용할 수 있는 도덕적, 정치적 관념에 불과하다. 한데 기독교 철학은 사탄이라는 악의 원리를 대표하는 또다른 영적 실체를 내세워서, 악의 원리를 신에게서 완전히 분리한다.

    2) 신의 세계에는 오직 선만이 있을 뿐이고, 악은 철저하게 사탄이라는 영적 실체와 그것과 결합한 인간의 책임일 뿐이라는 것이다. 신에게는 악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천지만물을 창조한 신에게서 대적자라는 사탄이 생겨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기독교 신학자들은 완전히 침묵한다.

    3) 창조와 파괴가 모두 만물의 운행 원리라면 그 모든 능력은 '신에게 기원'하는게 틀림없다.선과 악은 인간적인 관념일 뿐이니, 신에게는 그런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오직 우주에는 창조와 파괴라는 '생성'의 원리 하나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인간사에 '파괴'로 적용될 때 우리는 그것을악으로 보고, '창조'로 적용될 때는 선이라고 인식할 뿐이다. 그러므로 만약 선과 악이라는 개념으로 신의 사고를 엿볼려고 한다면, 우리는 결국 선과 악또한 모두 신에게서 기원하는 것이며 신이 가진 능력의 두 가지 변형으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4)그래서 힌두교는 세상사와 시공간을 주관하는 '비슈뉴'와 우주의 창조와 파괴에만 관여하는 '시바'라는 두 가지 신에게 모두 신적인 권위를 줬고, '파괴'의 관념에 뒤따르는 죽음, 소멸, 멸망이라는 '숙명'을 전혀 부정하지 않는다. 그 두가지는 모두가 신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괴상하게도 신의 '절대적 선'을 강조하기 위해, 신에게 발현하는 '악'의 모든 원인을 절대적 악마인 '사탄'이란존재에게 떠넘겨 버린다.

    5) 기독교라는 종교만이 가진 어떤 독특한 매력이 있다면, 철저하게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구조로만이해되는 우주와 신의 관념에 인격적인 면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른 종교와는 확연히 다른 기독교만의 특징이고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인격적인 면이 '예수'라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과감히 대변 된다는 점도 높이 살 수 있다. 자연이 가진 숙명의 한 축인 '파괴'의 원리에 따르는'죽음'이란 사실을 분명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사람이 죽음이 이겨내고 부활할 수 있단신념을 예수라는 인물로 대변한다. 또한 예수라는 한 인물을 통해서 인간과 신이 연결될 수 있단 신념도 기독교의 철학의 매력적인 점이다.

    6) 그러나 이런 지독한 내세관은 결국 인간의 지성에 대한 철저한 모독으로 귀결될 뿐이다. 구원이 모두신과 신의 인격화된 측면인 한 인간을 통해서만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우리들 개개인에게는 도덕의 책임이 전부 없어질 위험에 처해져 버린다. 물론 예수 자신은 '황금률'에 가까운 도덕을 설파한 성인임이 틀림없지만, 그러한 도덕률은 오직 예수와 같은 성인 몇몇만이 지킬 수 있을 도덕적 극단주의에 불과하다. 사실상 인간은 그러한 도덕을 실현할 수가 없다. 결국 예수에 대한 믿음만이 기독교 철학의모든 것으로 귀결되고, 내세 구복만이 신앙이 전부가 되는 싸구려 종교의 특성이 기독교의 전부가 되는것이다.

    7) 이러한 종교는 말세론과 구원론이라는 저질스런 개념으로 나약한 인간의 정신을 현혹시킴으로써 자기 의식과 자기 이해, 자립성과 자발성이라는 인간성의 자유로운 측면을 송두리째 부정한다. 인간이 자연에서 독립된 자유로운 존재라는 가정을 세울 수 있다면, 그것은 결국 인간이 지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가능한 것이다. 인간은 의식과 지성을 가진 우주의 유일한 지성체로써, 아무런 의식도 지성도 없는 '대자존재'로써의 자연과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생의 '본질적 의미'를 캐묻는 질문을 하는모든 이유는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유감스럽게도 자유를 욕망하지 않는다. 자유보다는 '안락한 구속'과 '생각하지 않는 노예'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안타깝게도 인간의 본래적 욕망인 것이다. 인간은'텅 빈 자유'라는 숙명을 인내하면서 받아들이기 보단, 그저 '자연 세계에서 본래적으로만 존재하는 생각없는 사물'이되고 싶어한다. 기독교는 인간성의 그런 비겁한 측면을 파고들어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기독교의 성공은결국 '사유하는 지성'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인간들에게 '천국'과 '구원'을 팔아서 이룩한 것이다. 이런 허상에 가장 잘 매혹되는 인간 부류들은 유감스럽게도 역시 '대중'이란 존재들 밖에 없다. 그래서 기독교는 철저한 민중 종교인 것이다.

    8)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는 죽음을 극복했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인간들의 정신을 꽁꽁 싸매어 시간의 흐름에 전혀 침범받지 않는 미이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에티카의정신의 꼬릿말입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써 기독교의 한 단면만을 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기독교 내에도 제가 이해한 측면 이외의 이성적이고 철학적인 면이 있단 사실을 저에게 누군가가 일깨워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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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9 15:17:11  110.70.***.70  API  178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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