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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에루(金射武殪漏)는 출생지가 확실치 않은 자이다. 생김새로 본다면 필시 발래은우도(拔萊銀宇都) 대륙의 자로 보이나 밝히지 아니
하였다. 제국 사마시에 합격을 하였으나 오르지 아니하고 수가이림(水加以林)을 돌아다니는 것을 즐기었다.
하루는 그가 로리구수타도(老里九水他都) 남쪽 30리 바깥에서 길을 잃었다. 해는 저물고 바람이 세고 장대비가 내려 급히 몸을 피할 곳을
찾다가 보수원(補水原)들이 머물러있는 잊혀져버린 계곡 보루를 발견하였다. 보수원(補水原)에게 하루 밤을 묵을 것을 청하려 다가갔으나
듣지 아니하고 활을 쏘며 쫓아내기에 어쩔 수 없이 척살하고 묵을 곳을 찾아 보루의 위로 향하였다. 보루 위에 용언으로 써진 석판이 있기에
기록을 하였다.
보루에서 북쪽을 바라보면서 서쪽으로 향하니 까마득한 폭포수가 있었다. 폭포 밑의 경치를 보기 위해 다리에 가까이 가서 바라보다 실족
하여 폭포수가 모이는 호수에 떨어졌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어 간신히 물 바깥으로 나가보니 유랑시인의 유령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
다. 사무에루가 매우 놀라하자 유령이 말하였다.
“이곳에서 떨어진 자는 매우 오랜만이오. 하물며 살아남은 자는 더 오랜만이지.”
사무에루가 말하였다.
“당신은 누구신데 구천을 떠돌고 있소?”
유령이 답하였다.
“내 이름은 아자달(亞資達)이라 하는데, 지난 날 나의 운을 시험하기 위해 저 보루 위에서 삼라만상의 시를 낭독하였다오. 낭독 후에는 직접
폭포수로 뛰어내렸으나 결과는 보시는 대로요. 이후 나와 같은 시도를 하는 자에게 내가 쓴 시를 전하고 싶었으나 퍽 시도하는 자가 없어 계
속 기다리던 중이었소. 이제 바라던 바가 이루어졌으니 여한은 없소.”
그리고는 사무에루에게 풍월을 들려주고는 사라지니 다음과 같았다.
*1)山水無非舊眼靑 산도 물도 그대로 있고
樓臺亦是少年情 소년시절 놀던 다락 변함이 없네
可憐故國遺風在 아직도 그전 풍속 그대로 남아
收拾絃歌慰我情 아름다운 노래로 이마음 달래네
도해(渡海)는 말한다.
살펴보건대 자신의 운을 시험함에 있어서 폭포수에 뛰어드는 기색이 사내답기 그지없도다. 비록 하늘의 운이 다하지 못하여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였으나, 그가 남긴 시적은 영원히 계속되리라.
*1) 題福州映湖樓 - 金方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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