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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공부를 잘해요.
어렸을때부터 쭉 잘했어요.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 친척들도, 학교선생님도, 심지어 동네이웃들도 저보고 잘한데요.
뭐 딱히 잘생기지도 않고 공부말고는 뭐하나 특출난 것 없지만 어른들이 칭찬해주는게 너무 좋았어요.
학교에서 1등해서 집에가면 부모님 좋아하는게 너무 좋고 조금이라도 성적 떨어지면 실망하는 부모님 얼굴을 보기가 너무 끔찍했거든요.
아버지는 대학을 못나오셨어요. 그래서 특히나 저한테 그렇게 기대를 많이 하셨어요.
우리집의 생활의 중심은 저였어요. 아버지는 제 학원시간 맞춰서 데려다주려고 회사에서 일보다가도 급하게 나오고, 한 때 토플대란이 일었
을때 두시간동안 컴퓨터 붙잡고 마우스 클릭만 하신적도 있어요.
엄마는 아들 대학 잘가라고 매일 아침마다 기도하셨어요. 이런 부모님의 태도 때문에 하나 있던 여동생이 상처를 받았을 정도로 우리가족의
중심은 저였어요.
이런 관심이 안좋은건 아니예요. 좋지만 가끔은 너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아버지가 비장한 태도로 어깨를 짚어주실때면 사실 조금 많이 부담스러워요.
여튼 대학교 갈 때까지 저는 부모님이 바라는 인생을 살았어요.
술담배는 입에도 댄 적 없고 흔한 학원 땡땡이 한번 친적도 없죠.
그래서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한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저는 대학에 가면 이제 나도 독립하고 부모님은 부모님의 생활을 찾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였어요. 몸은 멀어져있어도 우리집의 중심은 저예요.
대학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께서 고시공부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 갑자기 답답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나는 결국 아버지가 쳐놓은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는것인가 하구요.
한번도 의심없이 공부하는게 나의 길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던게 지금와서 조금 흔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반발심에 하기 싫다는듯 말씀드렸는데 그럼 하고싶은게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전 대답을 못했죠. 난 그냥 말잘듣는 아이였을 뿐이니까.
그래서 요새 많이 고민이 되네요. 이게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인지도 모르겠고, 부모님이 나를 너무 가두시려는게 눈에 보이고.
그렇다고 부모님을 거역하자니 지금까지 보여주신 사랑을 내가 배신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고민입니다. 참 흔하죠...읽어주신분들 감사해요. 새벽 되니 감성충만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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