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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68058
    작성자 : 못된여자
    추천 : 100
    조회수 : 9337
    IP : 223.62.***.175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20 18:54:58
    원글작성시간 : 2012/11/20 18:11:40
    http://todayhumor.com/?humorbest_568058 모바일
    그래도 내가 너같은 놈을 택했다.
    그래.
    너 잘생긴것도 아니고 나보다 키도 작고
    가진거라곤 쥐뿔도 없고
    직장이 변변찮은 것도 아니다.

    너의 아버지는 두번의 결혼실패를 하셨다 했다.
    두명의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다는 슬픔과
    어릴때 받지못한 부족한 사랑으로 불안한 정신세계를 가진것도 안다.



    그리하여 넌 내가 떠날까봐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도 나에게 불만한번 말하지 았았고
    그에 오기가 생긴 난 
    나에게 화라도... 한탄이라도 하길 바라며 더더욱 어긋났다.

    일부러 니 앞에서 내게 관심있는 남자에게 연락을 해도 
    넌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고
    호빠에 가겠다고 선포하자 넌 내게 재밌게 놀라며
    니 카드를 쥐어주었다.

    막말하며 욕하는 나에게 묵묵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들어만 주었고
    연락도 안 받고 며칠이나 잠수를 타고 나타나도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를 안아주었다.



    난 그걸 니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했다.
    몇번이고 너의 그런 모습에 질려 이별을 말했던 날

    넌 날 붙잡지 않았고
    난 그런 너의 모습에 화가나서 그대로 널 떠났다.



    며칠이 지나도록 화가 풀리지 않았다.
    도대체 너는 나를 왜 만난것인지...
    너는 날 사랑하긴 한건지...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화가 났고
    결국 술을 한잔 먹고 전화를 걸어 너에게 따졌다.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왜 내가 그렇게 못되게 해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별을 말해도 붙잡지 않고 수긍하는 것이냐고....
    도대체 나를 사랑하긴 했느냐
    나를 좋아하긴 했느냐.
    좋아하지도 않는다면 나를 왜 만난것이냐.






    묵묵히 듣고 있던 너는 그제서야 숨소리를 토해냈다.

    그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너의 목소리가 떨렸다.

    결국 너는 말 몇마디 잇지도 못하고 전화기에 대고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너까짓게 나를 어떻게 잡느냐며
    자신보다 잘해주고 자신보다 더 나은사람 만날수 있는 사람
    자신이 잡으면 염치가 없다 생각했다 했다.

    후회하고 후회할거 알면서도 그렇게 보내야하는게 맞다 생각했다 말했다.
    지금도 붙잡고 싶고 가지 말라 하고 싶지만
    너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했다.

    항상 나는 너에게 나의 이상을 말하고
    그 이상을 따라줄수 없는 자신이 너무 싫고 원망스러웠고
    가진게 없는 자신곁에 두면 둘 수록
    나에게 상처가 되고 너는 내가 상처받는것을 볼수록
    니 자신이 너무나 싫고 죽고 싶다 말했다.



    그렇게 한시간여를 너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울었다.

    그렇게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나도 소리없이 울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그 길로 너의 집을 찾아갔다.
    수없이 쌓인 술병이 그 동안의 너의 슬픔을 말해주었고
    이미 벌겋게 충혈되어 부어버린 니 눈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말해주었다.



    그 상황에서도 찬 바람 맞고 온 내가 걱정돼 보일러 온도를 높여주곤
    전기장판에 날 앉혀 이불을 덮어주는 니가 바보같았다.
    밥 안먹었다는 내 말에 서둘러 배달책자를 뒤져보는 니가 미련스러웠다.

    그런 바보같은 너를 미련스러운 너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너와 길을 가다가도 연락처를 물어보는 남자도 있었다.
    니가 나의 애인인걸 알면서도 내게 연락하는 너의 지인도 있었고
    회사에서도 내가 좋다며 쫓아다니는 남자도 있다.



    하지만 내가 너를 택했다.
    미련스럽고 바보같은 너를 택했다.

    잘난것도 하나없는...
    단지 누구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마음만은 더 큰 너를 택했다.



    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내가 너같은 놈을 만나 아무리 답답하고 속이 터질것 같아도
    그건 나의 선택이었고 니가 잘못한것이 아니다.

    나를 포기하지 말아라.
    니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곁에 두고 평생 지켜라.

    사랑해서 놔준다는
    너무 사랑하지 미안해서 잡지 못한다는
    그런 삼류드라마 같은 말은 하지 말아라.

    누구보다 니가 날 사랑해줄 것이고
    누구보다 니가 내게 더 잘해줄 것이고
    누구보다 니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너 같은 놈을 택했다.
    다른것 하나 보지 않고 너의 진심때문에
    내가 너 같은 놈을 택했다.

    내가 너같은 놈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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