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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567142
    작성자 : 불편한공책
    추천 : 16
    조회수 : 2263
    IP : 1.227.***.182
    댓글 : 60개
    등록시간 : 2014/12/23 15:52:24
    http://todayhumor.com/?sisa_567142 모바일
    개포고 대자보 당사자 후기글
    안녕하세요.
    작년 개포고 안녕들 대자보를 붙이고

    이번에 12월 22일에 진행한 개포고 대자보 레이드를 기획한 박종하입니다...

    사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시류에 편승해 꽤 이슈가 됐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청소년 인권과 강하게 결부시킬만한 이슈가 없고 사실상 작년 '안녕들'의연장선상에 있는 대자보라
    '신선하지 못하다', '아직도 이거냐', '왜 쓴거냐'이런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하지 않고 대자보 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만.....

    .......재학생들 반응도 그렇고 온라인 반응도그렇고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습니다.....
    친구에게 다른 유저가 제 대자보 레이드를 시사게에 올려 베오베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어서
    가입만 해놓고 들여다 보지도 않다가 부랴부랴 후기글을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ㅋㅋㅋ


    이번 개포고 대자보 레이드는 일단 저의 해결되지 않은 징계문제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3854)
    (아직 징계위가 보류중이고 최종판결이 안나왔습니다...이건뭐 대법원도 아니고....)
    대구사투리를 사용해서 선생님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학생을 혼내거나(이에 반발한 당사자 학생은 교사에 대한 폭력으로 중징계를...)
    교칙을 이유로 학생의 표현의 자유, 정치적 권리를탄압하는 등 학생을 존중하지 않고 비인권적 처사를 자행하고 있는 
    개포고의 참담한 학생인권 실태를 지적하고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즉흥적으로 욱해서 혼자 대자보를 붙였던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3학년, 2학년 재학생 친구들과 인권활동가와 같이 기획해서 진행했습니다.
    재학생 6명이 7개의글을 각자 써와(제가 두 장) 하굣길 건물 외벽, 담벼락에 붙였고
    그 글들 중 꽤 중요하거나 잘 쓴 글은 따로 뽑아서 A4에인쇄해 학생들과 지역 주민에게 나눠줬습니다.

    다음 사진은 대자보 전체 모습과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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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대자보뿐만아니라 기획한 것이 더 있었는데 비용과 역량문제로 엎어진 것도 많고
    중간중간 기획 모임이 순탄치 않았던 날도 있어서 다들 맥빠지는 분위기여서 많이 불안했어요;;;
    또 제가 개복치 멘탈에 자신감이라고는 박근혜 인권감수성만큼 밖에 없어서.....
    어제 개포고 대자보 레이드를 진행하기 전까지도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진행해보니까 학생들 반응이 매우 좋아서 힘이 되었습니다!!
    교사 눈에 보이지 않게 구석진 곳에서 A4 전단지를돌렸는데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와 전단지를 달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청소년 인권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본인 연락처도 알려주고간 학생도 있었어요.
    또 대자보 앞에서 작년에 있었던 일들을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친구들도 많았고 제 이름을 정확히알고있던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무려 1년이나 지난 사건인데;;;

    대자보 레이드 내용이 너무 보편적이거나 포괄적이지 않고 개포고에서 일어났던 일을 담았던 덕인지
    아니면 작년의 기자회견이 너무나도 큰 사건이였던 덕인지 많은 학생들의 공감과 관심을 얻었습니다.

    자보에 침을 뱉거나 발로 차는 몇몇 친구들도 있었긴 했지만 자보를 찢으려는 시도도 없었고 육탄전도없었고
    전체적으로 개포고 대자보 레이드에 호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지역 주민분들도 가던 길 멈추고 글들을 끝까지 읽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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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레이드 중 경찰 한 분이 등장하셔서 대자보와 a4전단지를배포하는 우리를 주시하기는 했으나 자보를 철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경찰분도 우리 글을 끝까지 읽어보셨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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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오.....개포고 3년 다니면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신입생 때는 해병대 캠프로 신입생 교육을 보내고
    2학년 때는 수련회가서 단체기합을 시키고 안녕들 대자보사건도 있었고
    3학년 때는 작년 안녕들관련 징계로 내내 신경쓰고.....

    이번 대자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학교의 보복이 무서워 이 작은 목소리 조차 내지 못하는 학생들도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학교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와 의회정치에만 손 벌릴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지역의 학교를 감시하고
    이 지옥같은 현실 속에 살아가는 학생들의 행동과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대자보 몇 장 붙인다고 개포고가 눈에 띄게 좋아지진 않겠지만
    이런 작은 목소리가 끊임 없이 나와야 나중에 큰 변화의 바람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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