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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살인
김영하
그녀는 곱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스물한 살의 여자였다. 아무 것도 안 발라도 늘 촉촉하고 생기있는 얼굴이었다. 바로 그 이유로 그녀는 피부과 병원의 접수 담당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일은 단순했다. 환자들의 이름을 받아 적고 상냥한 목소리로 "잠깐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라고 말하고는 차트를 찾아 간호사들에게 건네주면 되는 것이었다. 그녀의 화사하고 투명한 피부는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병원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심어주었다. 갑자기 늘어난 환자로 병원은 늘 북적거렸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녀의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작은 뾰루지로 시작된 트러블은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얼굴 전체로 번져갔다. 아무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은행에서 빚을 내 개업한 젊은 원장은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중에는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그럴수록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붉은 반점이 울긋불긋 얼굴 전체를 뒤덮어 멀리서 보면 잘못 구워낸 피자처럼 보였다. 원장은 절망하며 제 머리를 쥐어뜯었고 간호사들은 그녀를 미워했다. 어느 봄날, 그녀는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남기고 자살했다. 병원은 새로운 직원을 뽑았다. 그녀의 피부가 눈부셔 모두 눈을 감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소설(掌篇小說)입니다.
장편소설이라고 손바닥 만한 소설이다~ 해서 단편 소설보다 짧은 소설을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요
대회에서 꽁트 분량이라고 할때의 분량이 장편소설의 분량입니다.
꽁트=장편
해서 A4용지 2매 정도로 늘어난 부분은 좋다고 생각하지만서도...
다들 내용이 어느 수준쯤 될까 하는 걱정도 앞서네요 ㅎ
걍 대회 기다리면서,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려드리고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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