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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5663
    작성자 : ㅇㅋ?
    추천 : 13
    조회수 : 1301
    IP : 122.202.***.192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09/18 15:55:54
    http://todayhumor.com/?history_5663 모바일
    유자광 다시보기

    서자 출신으로  아무런 배경도 없이 배짱과 지략으로 세조의 총애를 받고,

    예종 때는 남이의 역모사건을 처리하여 공신이 되고,

    성종 때는 인수대비와 한명회의 탄압으로 고생하면서도 폐비윤씨의 지킴이 노릇을 하며 성종을 보좌하고,

    연산군 때는 폐비윤씨를  죽인 세력들을 쓸어버리며 연산군의 충신노릇을 하다가,

    나중에는 연산군의 폭정으로 밀려나 있으면서 반정세력에 가담하여 중종반정을 성공시켜 공신이 되었지만,

    집단으로 달려드는 반대세력들에게 시라소니처럼 홀로 뛰는 유자광은 결국 꺾여서 귀양살이하다가 죽었지만 칠십이 넘어서 죽었으니,

    다섯 왕에게 유력한 신하노릇을 하며 버틸 만큼 버텼다고 볼 수 있다.

    훈구파나 사림 모두에게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로서 서자라고 멸시당하는 입장이라 왕의 신임만을 얻어서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수 노릇만 하며 살았던 나름대로 아주 치열하게 살다간 사람이다.

     

    그럼 유자광이 주도한 사건이 남이사건, 무오사화, 갑자사화가 있는데 고정관념을 깨고 다른 관점에서 한 번 살펴 본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자광에 대한 시각은 나쁜 것 일색인데 그 원인은 '남곤'이란 사람이 쓴 '유자광전기'의 영향이 크다.

    남곤은 남이의 친척으로 영남의 사림인데, 남이가 모함당해서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해서 유자광에 한이 맺혀 일방적인 비난을 하고,

    그 이후에 영남사림들이 주도권을 가졌기 때문에 그 시각이 지속되고 민간에서는 남이를 영웅시하는 풍조까지도 나타나며 유자광을 매도하였다.

    그런데 야사에서는 남이가 모함당했다고 하지만 정사에서는 남이는 역모를 기도한 것에 반론이 없고,

    유자광도 살아있을 때 이 일로 공격 받지는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남이를 체포하려 갔을 때 남이는 담을 넘어 도망치면서 저항하다가  잡혀서 들어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떳떳했으면 도망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남이는 무인으로 성격이 거칠고 거만한데다 당시 정세에서 반역을 할 개연성도 충분히 있었다.

    남이는 나중에 일족의 고위층에 의해 복권된다.

    무오사화는 사림파들을 제거한 사건인데 경위는 이렇다.

    유자광이 경상도 관찰사로 있을 때 부하직원인 현감 김종직이  상사가 쓴 시현판을 불태워버리면서 시작한다.

    김종직은 유자광이 직속 상사이지만 서자이며 말단 향리의 사위이며 무관출신이 시를 써서 걸어놨다고 비웃으며 멸시하여 불태워 버리니,

    김종직이 먼저 원인제공을 한 것이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감정이 안 생기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마침 '조의제문'시가 문제가 되는데 항우가 죽인 초나라의 의제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단종을 죽인 세조를 겨냥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는 김종직은 세조 때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을 하다가 나중에는 부정축재를 한다고 탄핵을 받기도 한다.

    유자광은 이걸 자신이 사림들에게 당한 모욕을 복수할 기회로 삼고 김종직을 부관참시하며 사림들을 숙청해버린다.

    또 한편으로는 세조가 자신을 발탁하여 총애를 받았으니 세조와 대한 충성심도 약간은 작용했을 수도 있다.

    왕조시대에는 왕에 대한 이런 비판은 누구라도 대역죄에 해당하는 중죄로 다스려지는 풍토이다.

    갑자사화는 폐비윤씨의 지킴이 노릇을 했기 때문에 연산군이 실상을 알면서 앞장서서 폐비윤씨를 죽인 세력을 숙청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고.

    연산군 때는 초기에 신임을 얻고 잘 나갔지만 말기에 폭정으로 밀려나 있으면서 때를 기다리다가,

    반정주도 세력과 연결되면서 반정세력 측에서도 유자광 같은 유력자가 동조하니 큰 힘이 되어 또 공신이 되었다.

    이런 사건들 속에서 유자광은 절대적인 악인으로 행동한 것도 없고, 없는 사실로 무고한 한 것도 없다.

    당대의 지배세력들 간에 투쟁은 있기 마련이고, 다들 자신의 사리사욕과 당파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싸우고 있으면서

    유독 유자광에게만 돌을 던지는 것은 불공평하다.

    유자광전기를 쓰면서 유자광을 간신이라고 비난한 남곤도 기묘사화의 원흉으로,

    '주초위왕'이라는 거짓 모함을 하여 더 악질적인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김성일도 일본에 정세를 파악하는 부사로 갔다가 당파의 입장에 서서 일본이 침략 안할 것이라고 거짓 보고를 하여

    임진왜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영남사림에서는 존경받는 인물로 받들여 모셔지고 있다.

    그러나 유자광은 국방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좋은 일도 많이 했고 인품도 괜찮다.

    원래 무인 출신이라 국방에 신경을 많이 써서 진주성 남원산성 행주산성 의주성 등을 신축하고 보수하며 왜적에 대비하고 명나라도 견제했다.

    왜군의 배를 연구하고 동래에 귀양가서는 부산의 물길을 연구하여 후에 이순신장군이 이를 참고하여 승리를 거두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다.

    예술에도 조예가 있어서 악학궤범을 성현 등과 함께 편찬하였는데, 성현이 작업 도중에 외직으로 나가게 되자 왕에게 진언하여 발령을 취소하고 책편찬에 전념케 하였으며 악학궤범 원본표지에는 유자광이 대표편찬자로 나오는데 유자광은 쏙 빼고 성현 저작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연산군 시절에는 사옹원의 제조로 있으면서 부하직원들이 왕의 밥상을 너무 많이 차려서 무거우니 가볍게 하라고 했다가  연산군한테 혼나기도 하고  도공들을 아끼도록 건의하는 등  당시 양반들이 하인들을 사람취급도 안하던 시절에 애민정신이 있었던 사람이다.

    한글을 보급 장려하도록 상소도 올리고 귀양가서는 지역민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최초의 한글시 정읍사를 발굴하여 악학궤범에 실은 공도 있다.

    유자광이 위세가 있었을 때는 한글이 사용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힘이 없을 때는 사대주의자들에게 공격 당하며 한글이 배척된다.

    도예에 관심이 많아서 고향 남원에 도요지집단을 만들어서 우리나라의 도자기 실력을 높이고 이 출신인 심수관이  일본에 끌려가서 지금 일본의 도자기 명가가 된다. 

    귀양가서도  탐관오리의 부정부패를 지적하며 상소를 올리기도 하고 한명회를 탄핵하다가 한명회에게 도리어 모함 당해서 곤욕도 치룬다.

    훈구파나 사림파나 서로 온갖 권모술수를 부리며 파벌싸움을 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혈안이 된 당시의 정치판에 유자광만 비난하며 악인으로 인식된 것은,  서자출신에 배경도 없고 파벌도 없어서 옹호해주는 세력이 없었을 뿐이다.

    남이는 집안도 좋고 배경도 좋아서 그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대장부로 인식되고 있는데...

    유자광에게 크게 당한 영남사림들이 그후로 정권을 계속 잡으면서 유자광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민중들은 뭘 잘 모르니 그렇게 믿으면서 유자광을 희대의 간신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오히려 고리타분한 주자학이나 하면서 당파싸움만 하다가 족벌정치를 하며 결국은 조선을 말아먹는 사림들보단 훨씬 나은 인물이다.

    소설 '혼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식을 낳으려면 유자광 같은 사람을 낳으라고"

    작가 최명희도 유자광의 진면목을 알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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