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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64476
    작성자 : 껄껄껄
    추천 : 66
    조회수 : 12125
    IP : 59.23.***.238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14 17:32:41
    원글작성시간 : 2012/11/14 16:00:47
    http://todayhumor.com/?humorbest_564476 모바일
    외출을 못 받아, 면회 온 아가씨와 산으로 간 후...

     

    이 낚시 같은 제목은 군대에 가서 군의관에게 들었던 얘기의 한대목이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산으로 간 남녀는 포근해 보이는 잔디밭에 누웠고

    그 일이 있은지 얼마후 남자는 아무이상이 없었지만 여자는 유행성출혈열에 걸렸다는

    이야기이다.

     

    이 얘기를 해주면서 군의관은 등줄쥐의 배설물에 의해 감염되는 유행성출혈열은

    그 바이러스가 높은곳까지 올라오지 않고 지상근처에 머문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잔디밭에 누운여자는 걸렸고 남자는 무사했다고..

    이 얘기가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유행성 출혈열(한탄강 바이러스.한타바이러스)은 참무서운 병이다

    그 병에 대해 내가 군대에서 겪은 이야기를 해본다

     

    얼마전 베오베에서 한장의 사진을 봤다.



    [총알도 못빼는 군병원]


    이 사진을 보고 생각이 난 사건이다.

     

     

    내가 근무한 부대는 전쟁시 한탄강을 건너 윤형철조망 8개줄을 몇백미터치고

    대전차지뢰를 매설하고

    강 넘어와 그 뭐시냐 이름이(전차 못지나가게 길 양옆에 터뜨려서 길 막는거) 그거

    터뜨리고 진지로 올라가 적 전차를 방어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진지공사나 훈련시 등줄쥐는 자주 보는 부대였다.

     

    때는 가을 진지공사 얼마 후 내가 상병정기휴가 마치고 휴가복귀를 할 때 였다

    통닭 몇 마리랑 사재담배 몇 보루 사서 양손에 들고 털래털래 들어서는데

    위병소에 왠 민간인들이 여러 명 보였다

    위병조장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고

    민간인들은 잠시 나를 노려 본 후

    다시 위병조장과 위병소 근무자들에게 뭔가를 따져 묻는 듯 했다.

     

    나는 위병조장에게 복귀자라 말했는데

    위병조장은 신경도 안 쓰는듯 했다

    (나보다 늦게 온 하사였는데 평소 같으면 통닭 좀 달라니 어쩌니 하며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할 놈이었는데 말이다)

     

     

    뭐 그러려니 하며

    한참 길을 걸어 오르막길을 다 올라 연병장근처에 다다랐을 쯤..

    저 멀리 본부 중대 쪽에서 누군가 전력질주를 해서 연병장을 가로질러 뛰어오는 것 이었다

    다다다다닥~~

    뚱뚱한 몸집에 어떻게 그런 속도를 낼수있는지 의아해할만큼 빠른 속도로 구막사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누구지? 하며 눈을 찌푸리며 시력을 집중했고..

    달려올수록 점점 커지는 그의 정체가

    비록 귀신을 본 것처럼 놀란 얼굴과 땀범벅을 하고는 있었지만 ..

    우리중대 인사계란걸 깨달았다...

     

    멀리 달려오는 그를 보며 난 조금 놀라..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통닭과 담배를 왼손으로 몰아 쥐며 “ 도.돌격” 경례를 하는데

     

    그는 경례를 받을 상황이 아닌것 같았다

    왜냐면 그는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뒤에 그를 쫒는 추격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추격자 중엔 아주머니도 있었고, 심지어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도 계셨다.

     

    난 경례를 안받아주니 경례한 손을 내리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인사계는 나를 본체만체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 나를 지나쳐 갔고

     

    추격자들 역시 인사계 추격에 박차를 가하며

    위병소 쪽으로 달려내려 갔다

     

    이후 얼마안가 추격자중 아주머니 한분이 숨이 차셨는지 추격을 포기하셨고

    신고 있던 신발을 냅다 집어 던지며 신발로라도 추격하고싶은 마음을  표현하며 주저 앉으셨다.

    그리곤 가쁜 숨을 쉬는지 흐느끼시는지 .. 어깨를 들썩거리셨다.

     

     

    나는 어안이 벙벙한채 10초정도 서있다

    그 아주머니를 뒤로 한 채

    중대본부로 가서 복귀신고를 했고

    소대에 들어선 이후 앞뒤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휴가 떠난후 며칠 안있어

    진지공사 다녀온 옆 소대의 이등병중 하나가 감기인것 같다며 분대장에게 의무대를 좀

    보내달라고 했다..

     

    이에 분대장은 대대 의무대로 데리고 가서 약을 타줬지만 감기는 호전되지 않았고

     

    마침 그 주에 이등병의 부모님이 면회를 와서

    (이등병이 전화를 해서 면회좀 와달라고 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부대 내에 공중전화는 없었다. 분대장이 대신 전화해줬다는 말도 있는데 확인 된 건 아니다.)

     

    암튼 애를 데리고 외박을 나가서 동네 의원에게 진찰을 하니

    유행성출혈열 같다고 하면서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이에 이등병 아버지는 결심하고 이수지역을 벗어나 포천 큰병원으로 갔고 유행성출혈열을

    확진 받았다

    그리곤 입원을 시키고 다음날 아침

    부대에 전화를 걸어 이러이러 해서 병원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하며 물었는데........................

     

     

    일직사령이란 놈이 이수지역을 이탈했으니 탈영이며

    외박복귀는 무조건 하라고 했다

     

    전화로 한참 실갱이 한후

    군에는 군의 절차가 있으니 믿고 복귀시키라고 해서

    가족들은 병원에서 부대로 복귀 했다.

     

    이후의 행적이 골때린다

     

    부대로 복귀한 그 이등병은

     

    대대의무실로 일단 갔고

    어쩌고 하면서 바로 연대 의무실로 다시 갔고

     

    연대의무실에서 어쩌고 저쩌고 좀있다

    사단 의무실로 갔다

     

    사단 의무실에선 헬기로 실어날라야 되는데

    아직 준비가 어쩌고 절차가 어쩌고해서

    사단 군의관의 판단하에

    일단 민간병원이라도 가자고 해서

    간곳이 가족들이 처음 출발한 포천의 큰병원이었다.

     

     

    그렇게 아까운 시간만 낭비당한 그 이등병은 결국 죽었다

     

    유가족들은 당시 일직 사령 중대장에게 따지기 위해 부대로 며칠간 찾아왔고

    그와중에 말실수를 한 우리중대 인사계 역시 유가족에게 곤욕을 치루었던 사건이었다

     

    부대는 몇주간 정상화 되지 않았고

    병사들은 자신에게도 닥칠수 있었던 사건에 가슴아파했다.

     

     

    사람목숨이 참 어이없구나 싶은 사건이기도 했다.

     

    저 베오베 게시글을 보면서

    나 제대후 몇십년이 흐른 지금도 군은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것 같아 안따깝다.


    이제 조만간 내 새끼들도 군대에 가야하는 상황이 온다.


    그리고 만약

    내 새끼들이 만약 저 이등병 같은 상황이면 난 돌려보내지 않을것이다.


    이후 영창을 가던 군기교육대를 가던 말이다.



    모든 군장병들이 건강하게 전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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