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김연아 선수의 멋진 경기모습을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대단하다.. 멋지다..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론 동갑인 난 지금 무얼하고 있나.. 그럼과 동시에 제 어릴적 생각이 나더군요ㅎㅎ
저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쇼트트랙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얼음 위를 부드럽게 나아가는 느낌이 좋아서시작한거였는데.. 어느샌가 제 꿈과 목표가 되어있더군요ㅎ 정말 열심히 한것같아요.. 그어린나이에.. 지상훈련을 시작으로, 기본훈련인 웨이트, 밸런스 트레이닝과 줄넘기 스케이팅 점프, 스케이트 인터벌.. 나열하자면 끝도없는 훈련들.. 그리고 엄청난 훈련량.. 훈련하나 끝날때마다 쏟아지는 땀들.. 딱붙는 스케이팅 복이 내몸과 하나가 되는듯한 기분.. 한시간 빡시게 훈련하고 20분간은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숨만쉬어도 힘든.. 노력하지 않아도 생기는 근육들..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허벅지 근육들.. 하루 연습이 끝나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동반한 피곤함.. 더 무서운건 자고난 이후에 몰려오는 근육통들..
그래도 재능이 있었는지.. 아니면 열심히 한것에 대한 보답이었는지.. 중학교땐 대회에서 상도 타고 했었어요ㅎㅎ 처음 등수에 들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그날 릴렉싱 프로그램 할때는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질 않더군요ㅎ 그렇게 열심히.. 죽도록 연습하고 달렸는데 하늘은 제편이 아니였어요..ㅎ
중학교 3학년때 훈련도중 갑자기 엄청난 고통과 함께 다리의 힘이 풀리면서 주저 앉았어요.. 거의 6년간 이런적이 없었는데... 아무리 빡시게 훈련해도 안그랬는데.. 갑자기 대회 앞두고 훈련량을 늘려서 그런가 했어요.. 근데 근육통과는 다른 느낌의 통증이 가시질 않더군요.. 처음으로 훈련도중에 나와 병원에 갔어요.. CT를 찍었는데 별이상 없다더군요.. 통증도 사라졌고 해서 그다음날 훈련에 참가했어요 다 소화하고 뻗어서 자고 일어났는데 다리가 안움직여요.. 뭔가 심각하구나.. 직감적으로 느껴지더군요.. 거의 업혀서 종합병원에 가서 MRI부터 조형제검사까지 다 해본결과 강직성 척수염 판정을 받았어요.. 척수가 굳는 병이래요ㅎㅎ 격렬한 운동금지, 꾸준한 투약, 정기적 병원방문.. 아직 초기라서 자주 통증이 오진 않겠지만.. 격렬한 운동을 한후에는 그런 통증이 올 확률이 높다.. 이런..ㅋㅋ 정말 까마득했어요.. 6년간의 모든것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죠.. 어떻게 보면 짧지만.. 16살 소년에겐... 가혹한 말이었어요..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어떻하냐고.. 왜 하필 너냐고.. 이게 뭐냐고.. 많이 울었는데.. 감독님이 안아주시니 또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끝이구나..
그렇게 전 얼음위를 떠났어요..ㅎ 정말 더 하고 싶었는데.. 더 큰대회, 나아가 국가대표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허탈하게 제 꿈과 목표는 사라졌어요..
저랑 같이 훈련하며 마주쳤던 선수들 중에 몇몇은 TV에서 봤어요.. 그때, 내게 이런 병이 생기지 않았다면.. 나도 저기서 뛰고있지 않았을까 하면서요ㅎㅎ 그렇게 아쉬움의 순간들은 셀수 없이 많았던거 같아요..
방황도 하고, 정말 꿈없이 꽤 오랜기간을 산후에.. 21살이 되어서야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되었어요.. 스포츠 경영쪽으로 나아가고 싶어 공부한지도 2년이 넘었네요ㅎ 딱히 공부를 잘하는건 아니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ㅎ 제 새로운 꿈을 위해요ㅎㅎ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연기 뒤엔 뼈를 깎는듯한 고통을 동반하는 훈련들과.. 노력이 있습니다ㅎ 잠깐이지만 동계스포츠에 몸담았었던 사람으로써,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요ㅎㅎ 힘내시고, 다치지 마시고ㅎㅎ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