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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일요일, 오랜만에 친구랑 오션스파에 가서 찜질방 끊어놓고 둘이서 얘기하며 목욕하고
본격적으로 하루종일 찜질방에 있자는 계획으로 소금찜질, 가마솥찜질에 들어가고 마지막으로 허브찜질에 들어갔습니다.
친구는 못참겠다면서 밖에서 좀 쉬다 들어가겠다고 해서 혼자 들어갔습니다.
그윽한 허브향과 다른 방과는 달리 3~40도를 유지하여 잠이 솔솔오게 만드는 그 방에서
유리관에 설치된 tv를 보다 잠에 들었는데 누가 저를 톡톡치더군요.
왠 분홍색옷을 입은 가슴 큰 여자가 절 깨우더니
"왜 자면서 제 가슴 만진거에요?"
"???"
갑자기 저한테 가슴을 만졌다느니 성희롱을 했다느니 하면서 역정을 내더군요. 처음엔 어리버리 하다
'내가 그랬나?'
라고 생각해서 급격하게 죄송한 마음에 사과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 여자가
"고소 당하고 싶어? 어? 너 콩밥먹고 싶어? 요새 성희롱이 급격하게 는다더니 니가 그 변태네. 감옥 가면 사회생활 편히 할줄 알아?"
"......"
"그런데 이번엔 내가 참는다, 합의하자. 그러면 내가 경찰 안부를테니까."
"??????...!!!!"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외치니 사람들 시선은 집중되고 얼굴이 붉어진 나는 잠자코 듣고 있었는데, 문득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랄까, 꽃뱀이라거나 말로만 듣던 신종사기에 내가 걸렸다거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이 다음에 어느 아주머니께서 나서지 않으셨다면
전 꼼짝없이 걸렸을 겁니다.
"이봐, 아가씨. 그러는거 아니지. 내가 옆에 앉아 있었는데 청년은 조용히 잠만 잤어."
"(울컥)"
와아, 속았습니다. 아주머니의 말을 필두로 아주머니와 같이 오셨던 다른 아주머니들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주머니의 증언덕에 성희롱을 하지 않았음이 밝혀지자 주위의 시선은 저에게서 여자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여자는 아주머니의 말에 말문이 막혀서 [참나, 기가막혀서]를 연발하다 말하더군요.
"아주머니들이 못본거에요. 이 사람이 제 가슴 만졌다니까요? "
"글쎄 청년은 잠만 잤다니까 그러네. 아가씨한테서 몸돌리고 자고 있었는데 어떻게 청년이 가슴을 만져? 만졌으면 가까이 있던 나도 봤을꺼 아니냐고?"
얼떨결에 아주머니와 그 여자의 말다툼이 일어나고, 나중에 밀린 여자가 욕설까지 퍼붓더군요. 어이없어 하는 아주머니의 친구분들도 나중에 가세하여 여자는 완전히 수세에 몰렸습니다. 때마침 누군가 전화를 했는지 경찰들과 찜질방 관계자분들도 오셨더군요.
"신고받고 왔습니다."
경찰복을 입한 경찰느님의 한마디에 사건 종료. 아주머니들이 경찰에게 몰려들어 사건을 얘기했고, 여자는 갑자기 울먹이다 통곡하더군요.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왠지 주위사람들이 나쁜놈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한테 돈을 때먹힐 뻔한 저는 열이 황당함과 함께 뻗치더군요. 그래서 통곡하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억울해요? 나는? 당신한테 속을뻔한 나는?"
"이 xx새끼야, 니가 내 가슴 만졌다고오오!!!"
아이들까지 있는 상황에서 여자는 끝끝내 고함까지 쳤습니다. 경찰은 혹시나 제가 어떤 폭력을 행할까 저를 말리면서 차근차근 얘기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아주머니들은 그대로 계셨고, 몇몇분들은 나가시면서 [젊은이가 그러면 쓰나?] [와하하 꽃뱀이다 , 꽃뱀] [왜? 무슨일인데?] [찰칵 찰칵] 등등을 하더군요. 덕분에 의기양양해진 나는 근처에 온 내 친구에게 괜찮다고 하면서 여자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내가 만졌다면 당신 가슴에 지문 남아있겠네? 그럼 검사해볼래요? 만약 안나오면 내가 당신 고소할테니까?"
"봤죠, 봤죠? 방금 이사람이 저에게 성희롱한거 들었죠? 경찰 아저씨, 이 사람 변태라니까요? 제 가슴도 막 만지고!"
경찰의 얘기는 귓등으로도 안들으면서 자기얘기는 정말 잘 말하더군요. 경찰도 어이없고, 아주머니들도 어이없고, 나도 어이없고.. 여자가 그렇게까지 나가니 저도 슬슬 화가 폭발직전까지 갔습니다.
"아, 그럼 감식반 불러. 감식반. 시x, (경찰 : 욕하시면 안됩니다) 아 지금, 내가 당하게 생겼었는데 욕안나오게 생겼어요? 감식반 불러요, 저 옷에 내 지문 없으면 내가 저여자 고소한다. 어디서 함부로 사기를 치려고 들어? "
여자는 내 말에 더더욱 서럽게 울덥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아무도 그 여자 딱하다고 보는 사람 없었습니다. 전부 가관이다, 아니면 무표정.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다른 경찰이 하지말라고 주의를 주는등 한동안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나선것이 찜질방 관계자 이신데, 만약 여기서 계속해서 피해를 끼친다면 당신을 앞으로 저희 찜질방에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여자가 일어나서 울던거 멈추더군요.
놀라운 것은 여자가 우는것을 멈추니 경찰이 다가가서 "그럼 서에 가시죠." 하니까, 저에게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하면서 절까지 하더군요.
어이없다 못해 기가 막혔습니다. 아주머니들에게도 똑같이 절을 한 여자는 아주머니들이 저에게 "그만 용서해주라, 불쌍하잖아." 라는 등으로 풀어주라고 말했고, 다시 저에게 절하고 고개를 들지 않는 여성에게 확 발로 차버릴까 생각했지만 그랬다간 저만 피의자가 되는지라
경찰느님들에게
"그냥 풀어줘도 되는거에요?"
"일단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아서 민,형 범죄라 처리하긴 어렵지만,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경량죄이구요, 일단 본인도 반성을 하고 있는것 같으니 서에가서 가볍게 조사하고 주의를 줍니다. 만약 다음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거나 하면 그땐 유치장 신세입니다."
"그래요? 이봐요, 일어나요. 일단 서에가서 얘기하시라구요."
여자는 절을 한 자세를 풀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제 힘으로 자세를 풀수 없는 것에 경찰 두분이 달려들어서야 간신히 자세를 풀고 일어나는데, 우와. 예뻣던 얼굴이 콧물과 눈물로 덕지덕지 더군요.
"한번만 봐주세요, 경찰 아저씨? 예? 제가 진짜 이번 한번만 실수한거에요, 다신 안그럴께요."
"아, 일단 서에가서 얘기하자니까요?"
"놓고 얘기하십시오, 놓고!"
여자는 아예 경찰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애원했습니다. 지금 경찰가면 저 죽어요, 부모님에게 알리지 말아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등등 애걸복걸하던 여자는 끝끝내 경찰들에게 끌려가다 시피 하여 찜질방을 나갔습니다. 찜질방 관계자분들은 저에게 괜찮냐면서 물어봤고, 다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경찰을 따라갔습니다. 아주머니들은 [세상에 세상에] [딱한 아가씨야.] [그러게 행실이 고와야지] 등등으로 얘기를 나누셨고, 제 친구는 웃으며 다가와 휴대폰에 저장하면 좋았을 껄이라고 하는것에 저도 웃었습니다.
그렇게 끝
-생각해보니 내가 인실좆한거 아니잖아?
그래서 그냥 고소당할뻔 했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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