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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563003
    작성자 : 익명amdva
    추천 : 6
    조회수 : 111
    IP : amdva (변조아이피)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1/26 01:23:46
    http://todayhumor.com/?gomin_563003 모바일
    어머니의 삶이 무너지셨다네요.

    안녕하세요. 전 재수생입니다.

     

    제가 어릴 때 이혼하시고 홀몸으로 절 13년간 키워 오셨습니다.

     

    혼자서,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힘든 노동을 해가며 어린 자식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런 어머니께선 항상 말씀하셨어요. 제가 어머니 삶에 전부라구요. 저만 보고 살아오셨다고...

     

    하지만 작년에 전 어머니께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수능을 망쳤죠. 그래서 재수를 했어요. 독학으로..

     

    어머니께선 제가 못 믿어우셨는지 학원을 가라고.. 가난한 살림에 학원비가 너무 아깝기도 했고, 12년 동안 계속 독학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고집을 부려서 한번만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과정은 좋았어요. 평가원 때도 올1에 표점합이 540을 넘겼고, 평소 모의고사를 봐도 원점수 400점 만점에 380은 넘겼으니까요.

     

    작년엔 그랬지 못했지만 드디어 노력에 대한 보답이 오는가보다.. 기복이 없어져서 자신감도 올랐구요. 그렇지만 자만은 안했어요.

     

    공부 페이스는 오히려 더욱 더 가속이 붙었으니까요.

     

    주말마다 학원에 가서 고 1,2학년들 수학 가르치는 알바를 하긴 했지만 평일 날에는 정말 제 공부 열심히 했어요. 정말루요...

     

    하지만 결과는 그 간의 과정과 노력을 반영해주지 않았어요.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전 수능이 끝난 후 지금 몇분 전까지 행복했어요. 다시 한번 결과가 제 기대치를 만족 시켜주지 못했지만

     

    재수생의 신분으로 남을 가르쳐보는 경험도 했고, 그 과정에서 정말 좋은 친구들도 사귀고... 무엇보다 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앞으로의 삶을 대략적으로 계획해 보면서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구요.

     

    오늘 경북대 합격 발표가 났어요. 수의예과 후보 3번이 떴습니다. 불안하지만 될거에요 ^^

     

    그런데 어머니는 제게.. '그 대학도 못들어 가고, 남들 버리는 자리를 기다려야 되냐' '그딴 대학이나 가려고 그 동안 지랄했냐'

     

     

    이런 글을 공개 하는것 자체가 저희 어머니 욕 먹이는 거....겟죠?

     

    저희 어머니 무지하십니다. 뉴스도 많이 보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 하지만 입시에 대해선 전혀 모릅니다.

     

    어머니는 대학이 인생을 결정 짓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릴 때 부터 sky 간판을 다는 절 꿈꾸셨기 때문에, 두 번이나 좌절됬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 왜 내가 어머니와 똑같이 고독과 싸우며 공부했던 내 지난 4년간의 노력은 싸그리 지워버리셨는지..

     

    어머니, 사랑하고 제가 꼭 호강 시켜드릴거지만 이번 일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에 붙을지 모르지만 sky가 아니더라도 잘 사는 모습을

     

    당당히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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