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랑 같이 놀고 차를타고 운전하며 오후 네시쯤 집으로 걸어가는길이였습니다.
집으로 가는길에 한 초등학교가 있는데 다른때같으면
운동하는사람들 제외하곤 사람이 없을 일요일 오후였죠.
그런데 그날따라 학교 담넘어서 보이는 운동장 구석에서 많아봐야 고등학생정도 되보이는애들이
웅성대며 모여있더군요. 뭔가 이상해서 잠시 차를 세우고 차문을 내려서 지켜봤습니다.
처음에는 '뭐지 애들이 왜이렇게 모여있지?'해서 걸어가면서 계속 주시했는데0
모여있는 애들 사이로 애 둘이 정말 만화에서 나올법한 자세로
서로 견제하면서 노려보더니 발로 차고 주먹치고 아주 별 쌩쇼를 하더군요 ㅋㅋㅋㅋㅋ
싸우는애들 주위에서 좀 쌈좀 하게 생긴 애들이
"오~ 야 씨발 존나 좀 때려봐!ㅋㅋㅋ 아 존나 xxx 아 존나 못싸우네 .....(생략)"
침 찍찍 뱉으면서 싸움을 붙이더군요.
처음에는 호기심에 싸움났나 싶어서 재밌겠다 해서 차에서 내려
계속 학교 바깥쪽 담 너머 인도에서 왔다가 갔다가 걷는사람인척하면서 지켜봤어요.
지켜보니 일진애들이 자기 아래애들 서열정해준다면서 두명씩 싸움붙이는 그런것같더라구요.
거기서 가관인건 그 대빵처럼보이는 벤치에 앉은 4명이 담배를 꼬나물더라구요.
그래도 초등학교이고 벌건 대낮에 그렇게 대놓고 침뱉고 담배찍찍물어싸는데 참 보기안좋더군요.
친구랑 저랑 둘다 건장한 청년이고 운동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30~40명 되는 애들을 보니 선뜻 나서진 못했습니다.
예전에 싸움말리다가 저까지 된통 씌인적이 있어서 그런것도 있구요.
그래서 제가 친구에게 말했죠.
"야 신고할까? 저놈들 털리는거 보면 재밌겠는데?"
"엌ㅋㅋㅋ 야 신고해 신고해 재밌겠닼ㅋㅋ"
이렇게 되서 폰으로 112에 전화했습니다.
112 - 네 무슨일로 전화하셨죠?
저 - 아 여기 xx동 xx초등학교앞인데요. 여기 지금 지나가다보니 중고등학생정도 되보이는애들 한 30명정도 모여있는데, 싸움나고 난리가났네요.
112 - 아 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애들 패싸움이 났다는 말씀이신가요?
저 - 네. 여기 뭐 많아봐야 고등학생정도되보이는데 빨리 와서 어떻게 하셔야될것같아요.
112 - 네 알겠습니다 출동하겠습니다.
간단한 전화를 하고나서 좀 있다보니 제 동네 관할지역 경찰서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경찰 - 네 xx지구대 입니다. xx초등학교에서 패싸움으로 신고하신분 맞습니까?
저 - 아 네 맞습니다.
경찰 - 네 저희가 몇분이내로 곧 출동하겠습니다.
저 - 아!! 그리고 얘내들 꼭!!! 잡고나서 소지품검사 필히 꼭 해주세요. 담배도 피고있네요. (ㅋㅋㅋㅋ)
경찰 - 알겠습니다 ㅋㅋㅋ (진짜 웃으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전화 후에 혹시나해서 걷는사람인척 하면서 동영상을 찍기시작했습니다.
이때쯤 되니깐 그 애들 무리중 몇명이 저희 둘을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더군요.
그러다 어떤놈 한명이
"안찍는척 하면서 찍지마 병신아!!! ㅋㅋㅋ" 이럽디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색히들 진짴ㅋㅋㅋㅋㅋㅋ 안되겠다 진짜 한방먹여야겠다 하는 마음에
아까 곧 출동하신다던 xx지구대 경찰분이 전화주신 핸드폰번호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찰관님의 깨알같은 오타 ㅋㅋㅋ 그리고 다시 "다" 라고 보내주시는 친절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경찰차가 사이렌 끄고 ㅋㅋㅋㅋㅋ 오는게 보이자 친구랑 저는 쾌재를 외치며 싱글벙글 웃었죠.
제가 말씀드린대로 정문에 한분 내리셔서 몰래 대기하고 다른 한분이 차를 끌고 후문으로 가시더군요.
애들은 그것도 모르고 계속 싸움붙이고 웃으면서 욕하고 놀기 바뻤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 야씨발 좆됐다 토껴!!!!" 이러더니 애들이 진짜 동서남북 다 도망가더군요.
하지만 그학교 담이 높습니다 ㅋㅋㅋ 매우 ㅋㅋㅋㅋㅋㅋ
후문으로 경찰차가 들어오자 애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아니나 다를까 정문으로 도망가더군요.
그런데 이게 왠일ㅋㅋㅋㅋ 정문에도 한명 대기중인뎈ㅋㅋㅋㅋ
그런데도 몇명은 어떻게 담을넘었는지 도망가고 한 20명정도만 잡혔습니다.
처음엔 무슨일인지 조사를 하시더군요 앉혀놓고.
저희도 계속 담넘어 그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애들은 아니나 다를까 그냥 논거다 하고 둘러대기 시작했고
하필 잠시 싸움을 멈췄던때라 경찰도 딱히 신고받고왔다 말빼곤 할말이 없었나봅니다.
그러다 훈훈하신 경찰관님 말씀.
"너네 주머니에 들은것들 다 꺼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때 그 애들 머뭇거리며 어쩔줄몰라하는모습을 찍어뒀어야하는데 ㅋㅋㅋㅋㅋㅋ
경찰관님이 친절하게 제가 소지품검사 하라고했던말씀을 잊지않고 해주시더군요 ㅋㅋㅋ
결국 담배도 걸렸고 애들은 다 죄송하다고 싹싹 빌더군요.
그때 제가 멀리서 지켜보면서 그 경찰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경찰 - 네 여보세요?
저 - 아 네, 아까 신고자입니다. 어떻게 애들은 잡으셨나요?
경찰 - 네 싸움은 정리됐구요, 말씀주셨던대로 검사해보니 담배를 폈네요
저 - 네 그렇군요. 제가 나이어린 동생이 그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요즘 그런애들때문에 무서워서 동생이 놀질못합니다. 반드시 그 학생들 학교랑 부모님들에게 연락해서 다시는 이른일 없게 조치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경찰 - 네 알겠습니다. 일단 학교측에는 다 연락이 갈 예정입니다.
저 - 네 항상 수고하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구 속시원해라 ㅋㅋㅋㅋ
치안유지에 정의실현을 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친구와 저는 차로 돌아가려는데
아까 어떻게 담넘어서 빠져나온 열댓명이 학교 반대편에서 그 잡힌아이들을 몰래 지켜보며
"아 씨발 어쩌지, 이러다 우리 좆되는거 아냐?" 이러고 있더군요.
그리고 마침 그 애들중에 한놈이 저희에게 "안찍는척하면서 찍는거 다알아 병신아"라고 한놈이더군요.
우릴 못알아보길래 차로 돌아가서 시동을 걸고 그 아이들 앞으로 지나가면서 창문너머 한마디했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란다 이 좃만이들아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