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유학가겠다는 남편따라 미국 깡시골 동네에 와서 벌써 7년째 살고있는 유부징어입니다.
만 25세에 결혼했지만 어쩌다보니 33세에 첫아이를 낳았네요 ㅎㅎ
임신까지의 과정도 상세히 적고싶지만 유축하는 잠깐동안 쓰고 자야해서 (애기가 잘때 자야한다는거 잊지마시오!!) 간단하게 줄여서 쓸게요
글재주가 없어서 재미가 없을것 같..암튼 이제 좀 시간은 생겼지만 손목이 고장나서 게임을 못하므로 음습체
임신 시도한지 약 2년째에도 자연임신이 안되서 의사를 만나 나와 남편 둘다 검사를 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함
의사말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을 해볼수 있지만 미국에서의 비용은 상상초월이고 한국이 비용도 저렴하고 성공률도 높은걸 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할것을 추천. 대신 그전에 한국에서 주로 먹는 '클로미펜' 대신 부작용이 없지만 가격은 비싼 '페마라' 라는 호르몬제를 먹어볼 것을 권유함
보험이 안되는 약이라 한국에선 상당히 비싸다고 하던데 우리보험은 매기간 보험으로 일정금액까지는 약값을 커버해주기 때문에 무료였음
처음 3개월간은 일 2알을 먹었으나 별다른 부작용도 없고 임신도 되지않아 3알로 늘렸고 마지막 3개월째에 임신성공함
임신기간 내내 별다른 입덧도 증상도 없이 잘 지내다가 어느덧 37주가 됨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37주부터는 조산이 아닌 자연분만임.
12시가 땡치고 '아 이제 조산이 아니군' 이라고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새벽2시경 화장실에 갔는데 소변이 몇분동안 계속 나오는거임??
방광은 분명 다 비워졌는데 액체가 계속 나오니 문득 자기전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분홍빛 분비물 생각이 나면서 '아 그게 이슬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듬. 수건을 대고 방에 들어가 남편을 깨우며 "여보 나 양수터졌나봐.." 남편 경악해서 벌떡 일어남 ㅋ
병원에 전화를 하니 담당 의사 번호를 알려줬고 자다가 전화를 받은듯한 의사는 (동네가 시골이라 하루에 출산이 몇건 없어 자다가 받는 모양) 병원으로 가서 응급실 통해서 산부인과 병동을 가라고 알려줌. 병원에 가니 양수 터진게 맞고 당장 입원해야 한다며 바로 분만실로 들여보냄.
(참고용 분만실 사진, 뒤쪽엔 샤워부스 있는 화장실이 있고 커튼쪽엔 분만에 필요한 기구와 도구들 수납공간 등등이 있음)
새벽 3시 반쯤 도착해서 내진을 하니 아직 거의 안열렸다면서 촉진제를 줌. 간호사가 와서 얼마나 촉진제 확인및 열린 상태를 봐주는데 5센치정도 열렸다는데 통증이 거의 없어 무통 안맞아도 되겠다고 좋아했는데 6센치가 넘어가니 슬슬 지옥이옴. 에피듀럴을 맞음. 다시 천국이옴 ㅋ
분만 과정은 다 비슷할거같은데 남편이 옆에서 한쪽 다리를 잡아주고 RN이라 부르는 정식 간호사가 분만을 지휘하며 모니터의 진통 그래프를 보면서"push!! push!!" 를 외쳐대고 아직 정식이 아닌 학생이거나 인턴급의 간호사 둘이 옆에서 도와줌. 몇번 해보면 무통을 맞아 통증은 없는데 자궁 수축은 느껴져서 대충 언제 힘줘야하는지는 대충 알게됨. 대략 애가 나오겠다 싶으면 의사를 부르고 의사는 와서 절개와 봉합을 해줌. 결국 한시간 반만에 나름 순산 ^^
아기가 나오니 최고참으로 보이는 대략 수간호사같은 분이 아기 배꼽을 묶고 대충 씻기고 널서리(..는 뭐라해야하지) 로 데려감
산모는 한두시간 분만실에 있다가 간호사가 와서 샤워하겠냐고 물어봄. 예상보다 일찍 나온덕에 아직 한국에서 친정엄마가 오시기 전이었기때문에 말리는 사람이 없는덕에 샤워를 했음. 좀 어지럽기때문에 샤워부스 밖에선 간호사들이 도와줌.
샤워후에는 개인병실로 이동함. 모든 병실은 개인병실이고 아래와 같은 구조에 (파란색옷은 내 담당간호사 언니) 왼쪽에는 샤워부스가 있는 화장실이 있고 침대 아래쪽엔 침대로 변신되는 쇼파와 원형테이블 의자 두어개가 더 있음. 오른쪽 붉은색 봉지가 매달린 카트같은게 아기가 담겨있는 이동식 배시넷임. 애기는 여기에 담긴 상태로 있으며 원하면 아무때나 데려와도 되고 널서리에 맡겨놔도 됨. 나는 낮에는 데리고 있고 밤엔 맡겨놓고 잤음 ㅎㅎ
병원내에는 냉장고(아이스크림, 요거트, 각종 우유, 탄산음료 등등), 전자렌지, 커피포트, 시리얼 등이 있어서 자유롭게 먹을수 있고, 매일밤 간호사가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신생아 다루는 법과 목욕 방법등을 설명해줌(물론 영어로..) 간호사는 12시간 단위로 바뀌는데 바뀔때마다 와서 인사하고 칠판에 이름과 근무시간을 바꿔 적어줌.
자연분만의 경우 2박3일, 제왕절개는 3박4일이 기본 입원 기간인데 (더 있어도 되지만 보험처리가 안됨) 입원 기간에는 아침, 점심, 저녁에 뭘 먹고싶은지 리스트가 있고 체크해서 보내면 시간맞춰서 가져다줌. 피자, 햄버거, 스테이크 등등이 포함된 한국 어른들이 보기엔 말되안되는 식단이지만 엄청 다양하게 줘서 매우 그런대로 만족스러웠음. 아 둘째날 저녁엔 남편하고 좋은시간 보내라고 무알콜 샴페인 같은것과 달달한 후식이 포함된 레스토랑 분위기의 정찬도 줌. 근데 병원밥은 원래 맛이 없는건 세계공통인거 같음 ㅋㅋ
아 그리고 애기는 퇴원전까지 이름을 정해서 출생신고를 해야함. 남편이 서류를 작성했기에 나는 못봤지만 병원에 제출하면 알아서 출생신고를 해주는것 같았고 나중에 집으로 출생증명서가 배달되어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려면 미국 출생증명서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고함.
퇴원 당일은 아무때나 나가도 상관이 없다고 해서 점심까지 먹고 나갔음. 나가겠다고 간호사에게 말하면 남편에게 카싯을 가져오라고 하고 애기를 카싯에 태워 산모가 안고 휠체어에 태운채로 병원 입구까지 데려다줌. 입구에서 카싯을 차에 싣는것까지 확인하고야 보내줌. 아 나올때 병실안에 있던 물건은 직물(수건, 이불 등)을 제외하고는 다 가지고 가도됨.
맨 위에도 얘기했지만 내가 사는곳은 시골이라 하루에 출산이 둘셋 정도밖에 없는것 같았음 ㅋㅋ 그러므로 같은 미국이라도 도시는 다를 가능성이 아주큼. (얼마나 시골인지 증명하기위해 병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여드림..저 잔디밭 같은곳엔 소와 말이 돌아다니면서 풀뜯어먹음 ㅋㅋㅋ)
퇴원 후엔 아기는 정기검진 (2주, 일개월, 이개월, 사개월, 육개월, 일년 등) 때마다 소아과 예약을 해서 가야하고 엄마는 6주후에 출산을 담당했던 의사를 한번 만나서 회복이 잘되었는지 확인하고 추가 자녀계획 및 피임등에 대한 조언을 들어야함
사실 한국에선 출산은 커녕 산부인과 병동조차 가본 기억이 없어서 과정이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음. 비용은 나중에보니 대충 한국돈으로 천삼사백? 정도 청구됐고 보험처리 된것을 제외하고 순수 비용은 120만원 정도였던것 같음. 근데 이건 보험마다 천차만별이라 딱 이정도다 라고 하긴 힘들듯(참고로 우리 보험은 그닥 좋은게 아니라고함)
벌써 4개월이 지났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몇가지 경험으로 안것들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1. 유축만해도 모유량은 늘음. 아가가 일찍 나와 힘이없어 젖을 못빨아서 50일동안 유축만으로 혼합했는데 (하루에 7~9번) 직수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거의 완모중임. 애기가 물어야 빨리 늘지는 모르지만 유축으로도 고생스러워도 늘긴 느니까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2. 애들은 매일이 다름. 어느날은 잘자고 어느날은 죙일 보채고 정말 매일이 다름. 물론 처음엔 작은 변화에도 신경이 곤두서겠지만 그냥 그러려니 받아들이려고 마음을 편히 가지면 가끔 천국도 보여줌 ㅋㅋ
3. 대부분 시간이 약임. 응가하느라 힘주는거, 잘때 끙끙대며 몸부림치는거, 먹고나서 토하는거, 달랠수도 없을만큼 우는거 등등 여러가지 멘붕하는 상황들을 한번씩은 다 겪음. 우리애만 이런가 왜이런가 걱정하지말고 뭔가 이상이 있는거같으면 체온부터 재보시고 체온이 정상이면 크느라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다보면 좋아지는 날이옴. 대충 3주부터 6주까지 미취게 힘들고 8주되면 서서히 나아지다가 백일전후 살만해짐 ㅎㅎ
4. 애들마다 기질차이가 심함. 많이 우는애, 많이 자는애, 죽어라 안자는애, 많이 먹는애와 안먹는애..애들 차이가 엄청남. 평균에 연연해서 우리애는 왜 안하지 하며 과잉걱정할 필요가 없음.
암튼 더 기억이 나는것도 없고 (빠지는 머리카락만큼 정신도 빠져나간듯) 손목도 아파 여까지..질문을 하시면 댓글로 최대한 알려드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