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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561529
    작성자 : 익명YWhnY
    추천 : 1
    조회수 : 111
    IP : YWhnY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1/25 00:55:10
    http://todayhumor.com/?gomin_561529 모바일
    미안한 ㅈㅇㅈ에게, 그리고 왕따..음... 질문...?

    이야기가 매우 길어요. 긴 글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힘드시면 그냥 제일 밑에 문단만이라도 읽어주세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을 하게 된 ㅈㅇㅈ.

    넌 걸을때 마다 뒤뚱 뒤뚱 걸어야 했던 뚱뚱이였고, 하얀 피부에 굉장히 커다랗고 똘망한 누을 가지고 있었지.

    굉장히 하이톤의 목소리에 여기저기 시끄럽게 나서고 관심 받기를 좋아했어.

    뚱뚱한 아이가 자꾸 소리 지르며 방방 뛰어서일까, 넌 어느새 왕따가 되있었고

    난 그 사실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것 같아.

     

    넌 남자고 난 여자였지만, 평소 선머슴 같던 나는 너를 참 많이 때렸던 것 같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툭툭 치기도 하고 발로 찻던 기억도 나.

    총무 부장이었던 나는 친구들이 교칙을 어겼을 때 각 종 벌금을 걷었고

    너의 벌금 칸에 벌금이 쌓여갈때마다 벌금을 내라는 나와 친구들의 독촉에, " 왜 나만 이렇게 많이 내야 되는데!" 하며 꽥 소리를 질렀지.

    그럴 때 마다 나는 그 야무딱지고 또박또박한 입술로, "니가 잘못했으니깐 벌금이 쌓인거지, 오늘도 너 지각했잖아."

    라고 말했고, 그 말이 끝나면 남자애들은 너보고 나서지 말라며 널 발길질 했어.

    물론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마음속 깊숙히에서 사실 ㅇㅈ이는 이렇게 벌금이 많이 쌓일만큼 큰 잘못을 하지 않았어라는 말이 들려왔던걸 기억해.

     

    그러던 어느날 너와 나 그리고 반친구 한명이 같은 조가 됐고 함께 조활동을 해야 됐지.

    어디서 조 활동을 할까 고민하던 나는 너네 집을 물어봤고 넌 흔쾌히 허락했어.

    난 분명 널 괴롭혔고 모질게 대했는데, 우리가 간다는 이야기에 넌 애법 들떠 보였어.

    학교에서 10분 떨어진 너네 집에 도착하자 너희 어머니, 동생을 보았지.

    네 동생은 너무 귀여웠고, 너희 어머니도 정말 좋으신 분이였어.

    차분하고 나긋나긋하고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주셨고 굉장히 잘해주셨지.

    그렇게 너희 어머니는 나를 알게 됐고, 네가 학교에서 또 두들겨 맞은 날, 너희 어머니는 어떻게 아셨는지 우리집으로 전화를 하셨지.

    난 너희 어머니의 전화에 지레 겁먹어 버렸어.

    그 날 널 때린건 내가 아니었고, 친절하고 따뜻한 너희 어머니는 내게 그런 책임을 물으시려는 의도가 아니셨지.

    단지 내게 "우리 ㅇㅈ이가 무엇이 문제라 학교에 이렇게 적응 못하는 것 같니.." 라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어셨어.

    하지만 혼자 마음이 흠칫했던 나는 너희 어머니께 죄송하단 말만 반복했지.

    그걸 듣고 계시던 우리 어머니는 대체 내 딸이 어떤 아줌마에게 왜 자꾸 죄송하다라고 하나 하는 욱하는 마음에 내 전화를 뺏어 드셨고

    그렇게 우리 어머니는 너의 존재를, 그리고 니가 우리 반에서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지 알게 되셨어.

    그날 우리 어머니는 날 앉히고 한참 너에 대해 물으셨고 나에게서 네 이야기를 들었단다.

    종업식이 가까워 오던 때였기 때문에 우리 엄마는 내게 ㅇㅈ에게 편지를 쓰는게 어떻냐고 말하셨지.

    어머니랑 대화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장난으로 했던 행동이 네게 어떤 의미였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네게 편지를 썻어.

    종업식을 한 날 오후, 난 교실에서 항상 젤 마지막에 나가는 널 기다렸다가 조그만 편지 한장을 줬다.

    그때 약간은 당황하며 내 편지를 받아드는 모습, 먼저 교실을 나가는 나를 끝까지 쳐다보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

    그리고 너에 대한 내 기억은 여기까지야. 초등학교 5학년 종업식 날까지.

     

    인제 우린 20살이 됐고, 오늘 초등학교 동창 친구와 맥주한잔하며 니 이야기가 나왔어.

    근데 그 애한테 들은 놀라운 이야기는, 내가 너와 6학년때도 같은 반이었단거야.

    난 그럴리가 없다고, ㅇㅈ에 대한 내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 편지를 내밀던 그때, 그때가 끝이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친구는 그럴리가 없다고 했지.

    6학년때는 너의 급식에 자기들끼리 여러 반찬을 섞어 버렸다고 그러더라.

    그리고 그걸 주도했던 애가 그걸 다 먹는 벌을 받았고.

    놀란 나는 집에 오자 마자 초등학교 앨범을 뒤졌고, 6학년 4반. 똑똑히 니 이름과 함게 어색하게 웃고있던 니가 있더라.

    하지만 내 머리속엔 아무런 기억이 없어.

     

    그때부터 너한테 미친듯이 미안해지더라.

    초등학교 5학년때, 난 너에게 그 편지를 내밀면서, 내 그 죄의식을, 죄책감을 모두 털어버렸던 거야,

    니가 어떤 반응이었는지, 니가 어떻게 느꼇는지, 용서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니가 받아들였는지 그것조차 확인안하고

    내 괴로운 죄책감 하나 내려놓을려고, 넌 그것보다 더 괴로웠을텐데, 난 니 고통에 쨉도 안되는 그 죄책감 내려 놓을려고 편지 한장 네게 떨렁 주고

    그렇게 죄책감과 함께 너에 대한 기억과 부담을 내려 놓아버렸던 거야.

     

    정말 미안하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가 갈라진 후, 간간히 네 소식을 들었어.

    여전히 왕따 당하고, 필통이 창밖으로 던져지는 네 이야기.

    그럴때 마다 남이야기 듣듯 했지. 내가 저지른 일이면서.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할때 소식조차 끊겼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난 정말 죄스럽게도 그 기억을 잊고, 잘..아주 잘 살고 있었어.

    변명을 하자면 니 고통이란걸 알기엔 내가 너무 어렸나봐.

    근데 그 고통을 감내할 너는 뭐 어른이었겠니, 너도 똑같은데,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여릴텐데

    넌 착했어. 밝았고.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어떻게 뭐라고 표현할수도 없을 만큼 미안해.

    술도 좀 들어가고 밤도 되서 그런지 눈물이 난다. 정말 미안해.

     

     

     

     

    감성적이게 되서 이렇게 장문을 쓰게 됐네요.

    사실 ㅈㅇㅈ과 같이 집단적인 왕따를 오랜 기간 당해보지 않아서, 어떤 괴로움인지 어떤 아픔이었을지 트라우마였을지

    사실 이제 와서 제가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아니 이제 와서 무얼한다는 자체가 너무 뻔뻔한가요

    그래도 정말 미안하단 말 전하고싶어요.

    이제와서, 7,8년이 지난 이제 와서 수소문해 연락하게 되서 사과한다면 그친구가... 하...

    용서 받으려고 하는 것 조차 뻔뻔한 것 같네요

    저 좀 혼내주세요. 그 친구 잊고 전 너무 잘 살았어요.

    고등학교 와서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학급 친구들 골고루 다챙기는 착한 반장역할까지 다 했어요.

    모두 그런 줄 알아요. 배려심 깊고 어른스러운 반장.

    근데 아니에요, 초등학교때 저런 못된짓 해놓고 용서한번 제대로 빌지 못한 나쁜 애에요. 좀 혼내주세요

    내일부터라도 연락처 찾아서.... 용서를... 빌어야겠죠?  그게 제 할 수 있는 최선이겠죠 그래도 제가 할 수있는...

    혹시나 제가 할 수 있는 또다른 최선의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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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5 00:59:46  180.64.***.4  고자shakeit  35947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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